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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의 한 고등학교 임시계약직 교사(시간 강사)가 같은 학교 보직 교사로부터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폭언을 듣는 등 교권을 침해 받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반면 보직 교사는 "폭언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학교 측은 양측 주장이 서로 다르다며 사건이 일어난 지 20여 일이 넘게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진실공방으로 번진 사건의 내막을 들여다 보았다.

지난달 17일. 보령에 있는 모 고등학교 일본어 수업시간. 지난 10월부터 10주간 수업을 맡은 A 여교사(시간 강사)는 여느 때와 같이 일본어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7~8명의 학생이 우르르 교실 밖으로 몰려 나갔다. 아이들이 술렁였고, 수업 분위기도 덩달아 어수선해졌다. A 교사는 자리를 뜨는 학생을 붙잡고 영문을 물었다.

학생들은 '다른 선생님이 호출해 간다'고 답했다. 이미 학생들이 대거 자리를 비워 수업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교권은 물론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일이기도 했다.

A 교사가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학생들을 호출한 B 교사를 찾아갔다. 3학년 담임이자 OO 부장인 B 교사는 "방과 후 교실에 빠진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호출했고, 미리 담임교사에게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A 교사는 B 교사에게 '되도록 수업시간에 아이들을 호출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부득이하게 부를 일이 있으면 수업 교사에게도 사전 양해를 구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여기까지는 양측의 주장이 대부분 일치한다. 주장이 엇갈리는 건 지금부터다.

A 교사 말에 따르면, 자신의 얘기를 듣던 B 교사가 정색을 하며 다가와 "너 뭐야?", "뭔데 이렇게 건방져?!", "내가 누군지 알아?"라며 언성을 높이며 다그쳤다. 여러 명의 학생과 C 교사가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C 교사는 황급히 학생들을 내 보냈다.

B 교사는 계속 "너 참 똑똑하다. 뭐 이런 게 다 있어!"라고 말한 후 밖으로 나갔다. 모욕감을 느낀 A 교사는 해당 수업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교감을 찾아가 B 교사의 언행을 전달했다.

A 교사는 "교사에게 '야!"라고 소리치며 호통치는 모습을 본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B 교사의 얘기는 다르다. B 교사는 이후 교장과 A 교사와 함께 만난 자리에서 "A 교사에게 학교방침만 설명했고 폭언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A 교사가 왜 없는 말을 꾸며내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화 도중 서로 언성이 높아져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라는 말은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도 "교장 선생님 앞에서 했던 얘기와 같다"며 "논란이 될만한 폭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현장을 목격한 C 교사에게 확인해 보라"는 말로 억울함을 나타냈다. C 교사는 "B 교사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그 외의 말은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A 교사는 B 교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서로 언성을 높인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폭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A 교사는 C 교사 또한 관계상 어쩔 수 없이 B 교사를 편들고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A 교사는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을 불러 사실 여부를 밝혀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이 교육적 이유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사태를 관망해 왔다. 해당 학교 교감은 "서로 화해를 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양측 주장이 달라 조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학교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권침해 신고를 해올 경우 우선 피해를 호소하는 교사에 대한 정신적 안정 등 보호 조치를 취한 뒤 사실 조사 등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하는데도 학교 측이 주장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관했다는 것이다.

A 교사는 "모욕을 당하고도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는 공격을 받아 더는 교단에 설 수 없게 됐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B 교사가 사실을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받아들이려 했다"며 "하지만 오히려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학교 관리자들까지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 교사는 최근 도 교육청에 보낸 진정서를 통해 "단기간 수업을 맡은 임시계약직 강사라는 이유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냐"며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다른 교사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꼭 진위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B 교사는 거듭 "다른 일에 대해 사과하라면 열 번이라도 하겠지만 하지도 않은 말에까지 사과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억울하다는 태도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실 여부와 함께 사건 처리 과정에 불합리한 점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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