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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층에서 시작한 비상계단 쪽 수직균열은 지하층까지 이어져 있다.
 6층에서 시작한 비상계단 쪽 수직균열은 지하층까지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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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마다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지상 8층에 지하 3층인 건물.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세종시에 자리잡은 한 복합상가(세종시 종촌동 M쇼핑상가) 건물이다.

6층에서 내렸다. 오른쪽으로 돌아서자 문이 닫힌 빈 가게가 눈에 띄었다. '임대'라고 쓴 문구가 선명하다. 이 건물은 준공된 지 2년 정도된 새 건물이다.

언뜻 보았는데도 콘크리트 바닥 곳곳에 심하게 균열이 가 있다. 비어 있는 점포마다 바닥이 갈라져 있다. 아래 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비상 계단 문을 열자마자 시선은 오른쪽 벽면으로 쏠렸다. 여기에는 수직으로 균열이 가 있다. 6층에서 시작한 비상계단 쪽 수직균열은 지하층까지 이어져 있었다.

게다가 층마다 드러나 있는 빈 점포의 바닥은 어김없이 심하게 균열이 가 있었다. 1층 빈 점포의 금 간 바닥은 오가는 사람이 많은 탓에 시선을 끌었다.

층마다 금 간 바닥 "괜찮은 건가요?"

각 층마다 비어 있는 점포마다 드러난 바닥이 균열이 가 있다.
 각 층마다 비어 있는 점포마다 드러난 바닥이 균열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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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계단 쪽 균열.
 비상계단 쪽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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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고생이 놀란 듯 휴대폰을 꺼내 균열이 간 바닥을 촬영했다. 이 학생은 기자에게 "지은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바닥이 금이 가도 괜찮은 거냐"고 물으며 불안해 했다.

지하로 내려섰다. 지하 1층은 상가 겸 주차장이다. 주차장 벽면과 바닥도 수직 또는 수평으로 균열이 보였다. 주차공간인 지하 2층과 3층은 상태가 더 나빠 보였다. 천장 곳곳에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다.

천장에 수평으로 수십 미터가 일직선으로 갈라진 곳도 있었다. 특히 주차장 기둥까지도 수직 균열이 가 있다. 한 지하층 벽면은 균열로 물이 새 보수를 위해 벽체를 뜯어 놓은 곳도 있었다.

한 건축 전문가는 "균열만으로는 위험 여부를 파악할 수 없지만, 균열이 상대적으로 심한 것은 사실"이라며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균열이 기둥을 관통했다면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가는 조심스럽게 고층에 들어선 대형 사우나 시설(적재 하중 약 1000여 톤 추정,물과 시설물)을 주목했다. 건물 위층에서부터 물 무게의 하중이 그대로 아래로 쏠리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정확한 원인은 안전진단을 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건물 관리사무소 측은 "균열이 내력벽이 아니라 조적벽(벽돌로 쌓은 벽)과 바닥에 생긴 것으로 건물 안전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해 말 받은 건축물 안전진단에서도  전혀 하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포항 지진때는 건물 안에서 지진을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튼튼하다"고 말했다.

바닥이 아니다.  지하 주차장 천장이 거미줄 처럼 곳곳이 균열이 가 있다.
 바닥이 아니다. 지하 주차장 천장이 거미줄 처럼 곳곳이 균열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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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 천장 곳곳이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다. 천장에 수평으로 수 십 미터가 일직선으로 갈라진 곳도 있었다.
 지하 주차장 천장 곳곳이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다. 천장에 수평으로 수 십 미터가 일직선으로 갈라진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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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이 가 있는 지하주차장. 관리사무소 측은 내력벽이 아닌 벽돌로 쌓은 조적벽에 생긴 균열로 안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균열이 가 있는 지하주차장. 관리사무소 측은 내력벽이 아닌 벽돌로 쌓은 조적벽에 생긴 균열로 안전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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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3층.  건물을 떠받치는 주차장 기둥까지도 수직 균열이 가 있다.
 지하 3층. 건물을 떠받치는 주차장 기둥까지도 수직 균열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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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 천장은 거미줄 균열... 기둥까지

세종시에 사는 유동훈(53,시사칼럼니스트)씨는 지난 달 초, 건물 균열 상태를 꼼꼼히 살펴본 후 국민권익위원회에 이를 신고했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지난 주 권익위로부터 민원 서류가 도착해 급히 현장 점검을 했다"며 "건축 구조적으로 기둥과 보를 중요하게 보는 데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7월 받은 안전 진단 보고서에도 '일부 균열이 있지만 경미한 것으로 구조적으로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돼 있고, 이 달에도 안전진단이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씨는 "누가 봐도 곳곳이 균열이 생겨 부실 구조 설계 또는 부실 시공을 의심하게 한다"며 "정밀구조 안전진단과 주민 대피 등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건물은 지난 2015년 말 복합상가(지상 8층, 지하 3층)로 준공, 대지면적 4000여㎡에 연면적 3만㎡로 100여 개 상가가 입주해 있다.


태그:#세종특별시, #북합상가, #균열, #부실, #안전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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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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