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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인 최한성(63) 대덕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2018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인 최한성(63) 대덕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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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전교육감 선거에서 대전지역 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대덕대학 최한성(63) 교수는 '대전교육 성공시대'라는 설동호 현 교육감의 교육목표는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진단한다.

'성공'이라는 말 자체가 미래교육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교육의 목표를 원래의 방향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행복한 삶', '더불어사는 공동체', '그에 기여하는 구성원'을 길러내는 것이다. '성적으로 줄 세우는 것'을 교육이라 할 수 없으며, '경쟁'을 '성공'이라고 포장한 교육은 '실패'한 교육이라는 것이 최 교수의 말이다.

그는 대덕대에서 '해직'된 이후 법정투쟁을 통해 10년 만에 복직한 교수다. 교육자로서의 양심에 따라 행동한 것이 '해직의 이유'라고 말하는 그는 해직기간 10년이 오히려 자신의 교육철학을 확립한 시기였고, 교육감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 10년 동안 최 교수는 노르웨이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한국어 강사를 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보조교사도 했다. 그러면서 북유럽 선진국의 교육시스템을 배우고 이해하게 됐고, 한국의 교육도 이와 같이 변화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됐다는 것. 배려와 협동, 모든 아이에게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육·복지 시스템을 우리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강변한다.

그는 또 자신이 교육감이 되면, 특목고를 폐지하고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말한다. 노르웨이에서는 등록금은 물론, 급식, 교재와 노트, 학용품까지 전부 국가가 무상으로 책임지는데, 아이들이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그것이 당연하다는 게 최 교수의 소신이다.

최 교수는 1954년 논산에서 태어나 대전 삼성초등학교와 대전중, 대전고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덕대학에서 해직된 이후 노르웨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보조교사를 했다. 법정투쟁 끝에 10년만에 대덕대학에 복직해 현재는 호텔외식조리과 교수와 대덕대 교수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다.

민교협과 전국교수노조, 대전교육희망네트워크, 대전민중의힘, 민족문제연구소 등 다양한 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전교육감 후보로 출마, 낙선한 바 있다.

다음은 지난 24일 대덕대 연구실에서 나눈 최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사람의 현재는 과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동안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소개해 달라.
"태어나기는 충남 논산시 연산면에서 태어났다. 아주 어렸을 적 대전으로 이사해 삼성동과 선화동 등에서 살았다. 삼성초등학교와 대전중, 대전고를 졸업했으니 제 고향은 대전이라 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부모님이 다 선생님이시니 선생을 하면 좋겠다고 해서 사범대에 가게 됐다. 처음엔 교육학과에 가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교육학과는 특정 교과목이 없으니 지리과에 가라고 하셔서 서울대 사범대에서 지리를 전공하게 됐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교수님이 공부를 좀 더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그 뒤에는 학교에서 조교도 6년 정도 했다. 그런데 저를 지도해 주시던 교수님이 정년퇴직을 하게 되셔서 저의 박사학위를 지도해 주실 상황이 안 되었다. 그때 저는 지리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교수님이 계시는 독일 뷔르츠브르크(Würzburg) 대학에 가게 됐다. 그런데 제가 그 해 9월에 그 대학에 들어갔는데, 그 교수님은 8월에 돌아가셨다. 아무튼 그 대학에서 12년 동안 공부하면서 학위 논문을 썼다. 지리 중에서도 '지형학'을 전공했다. 그 뒤에는 귀국해서 서울대 교육종합연구원 등에서 특별연구원으로 근무했었고, 시간강사도 6년 정도 했다."

- 그렇다면 대덕대학에는 언제 들어오게 됐나?
"2001년에 왔다. 연구원과 시간강사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당시 각 대학에 GIS(지리정보체계 :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s)와 관련된 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던 때이다. 대덕대에서 세계지리와 관광을 연계한 과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어서 오게 됐다. 처음 2년 동안에는 전임강사를 했다. 당시에는 교수임용을 할 때 '전임강사' 제도가 있었다. 그런데 2년 만에 해직이 되어서 2003년 2월 학교를 떠나게 됐다."

- 해직의 이유는 무엇이었나?
"딱 뭐다 이렇게 말하기 어렵다. 사실은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저는 이 대학에 와서 사립학교든 공립학교든 대학은 대학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교육자적 양심에 따라서 행동했다. 그런데 아마도 그런 것이 사립대 경영자나 설립자의 뜻과 잘 안 맞았던 것 같다. 미운털이 박혔던 것 같다. 쉽게 말해 저는 관행에 대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일종의 '패거리'라고 할 수 있는 그룹도 있었을 텐데,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또 학교에 싫은 소리도 하고...

예를 들어 교수회 모임에 갈 때 거기에 출석부를 놓고 사인을 하라고 했다. 그것을 평가에 반영했다. 그런데 저는 참석은 해도 사인을 하지 않았다. 대학에서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저는 대학교수의 활동에 학교가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예로는 당시 연구비를 받으면 일부를 떼서 어떤 사람을 주는 그런 관행도 있었다고 최근에 들었다. 그때 저는 그런 관행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했고, 그런 일은 하지도 않있다. 그러니 당연히 저를 싫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8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인 최한성(63) 대덕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2018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인 최한성(63) 대덕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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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직 이후, 재판에서 이겨 학교로 돌아올 때까지 10년이 걸렸다. 그동안은 어떻게 생활했나?
"해직 초기에는 다른 대학에 지원서를 많이 냈다. 그때만 해도 지리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독일에서 학위를 했으니 전 당연히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독이었는지, 오라는 곳이 없었다. 자리도 있었고, 충분히 경쟁력도 있다고 판단해서 지원하면 결과는 안 됐다. 그러다가 국내에서 자리를 찾는 것을 포기했다. 아내가 간호사인데, 마침 노르웨이 간호사를 뽑는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유럽 생활을 결심하게 됐다."

- 노르웨이 생활은 어땠나?
"여러 가지 많은 경험을 했다. 노르웨이의 학교를 제가 직접 다녀 보기도 하고, 가르쳐 보기도 했다. 노르웨이는 모든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에 제가 비록 한국 사람이지만 저희 가족의 모든 교육 받을 권리를 보장해 줬다. 심지어 우리 아이들이 한국인이니까 한국어를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되어 있었는데, 한국어 선생님을 구할 수가 없었다. 마침 제가 사범대를 나온 사람이니까 저를 강사로 초빙해서 제가 가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국가에서 그 사람의 취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도 배웠다. 노르웨이의 선진 교육시스템, 사회복지시스템을 체험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게 7년을 노르웨이에 있었다."

- 노르웨이에서의 경험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그곳에 살면서 저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사회제도를 경험했고, 우리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말 그들은 모두를 배려하고, 모든 아이를 존중하면서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단 한 사람도 낙오되지 않도록 학교는 물론, 사회복지 시스템 안에서 상담도 하고, 기회를 제공하고, 배려했다. 그런 모습 속에서 저는 우리와는 다른 선진교육철학을 경험하게 됐다. 제가 교육자로서 가져야 할 교육의 가치를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저도 사범대학을 나왔기에 교과서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노르웨이에서는 그러한 교육학 원리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이론과 실제가 차이나지 않았다. 저도 한국에 가면 그렇게 해야지 하는 결심을 하게 됐다.

제 경험 하나를 예로 들어 보면, 제가 노르웨이에서 고등학교를 다시 다녔다. 저도 취직을 해야 해서 자동차학과를 다녔다. 그런데 졸업해서 취직을 하려고 하니까 나이가 많아서 갈만한 곳이 없었다. 그러니까 사회복지 담당자가 저에게 사범대학도 나오고 했으니까 자동차 관련 직장보다는 학교 보조교사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학교 보조교사를 하게 됐다. 유치원 보조교사도 하고, 초등학교 보조교사도 했다. 국가가 각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주어 각 사람마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해주고 있었다. 우리도 이런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 그럼 대덕대학에는 언제 다시 돌아오게 됐나?
"10년 만에 법정투쟁 끝에 2012년에 복직하게 됐다. 그 10년 사이 제가 있던 과가 호텔관광과와 호텔조리과로 분리되어 있었다. 저는 제가 원래 있던 과로 가겠다고 해서 처음엔 호텔관광과로 갔는데, 그 과에는 교수님이 6명이 계시고 조리과에는 3명만 있어서 지금의 호텔조리과로 옮기게 됐다."

- 내년 6월 치러지는 대전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실 예정인데, 교육감이 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르웨이의 경험이 곧 교육감 출마의 계기이고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아, 교육은 이래야 하는 거구나'하는 생각.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교육을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으로 교육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노르웨이에서는 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교사,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까지 모두 나서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자살하는 청소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교육을 바꾸고자 한다."

- 현재 대전교육에 대해 진단한다면?
"대전교육은 지금 교육목표나 정책이 방향이 잘못 된 것 같다. 현 교육감의 교육목표가 성공시대다. 성공시대라는 말 자체가 미래의 교육 목표는 될 수 없다. 원래 교육의 목표였던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행복한 삶이 교육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나만 행복하면 안 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고 거기에 기여하는 교육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학교가 입시학원처럼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초등·중등·고등 모든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관심갖는 것. 그것이 교육이다. 그런데 지금은 오직 성적으로 줄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것을 '성공'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목표부터 잘못됐으니 그 교육이 잘 될 리 없지 않겠는가."

- 그렇다면 최 교수님이 꿈꾸는 대전교육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배려와 협동이 최우선이 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교과목 위주, 성적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인지적·정서적·육체적 발달 등 인간발달에 필요한 여러 측면이 모두 조화롭게 발달하도록 하는 교육,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도록 돕는 교육,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각각의 역할을 하고, 서로 배려하는 교육, 그런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영수 등 교과목이 중점이 아니라,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음악이나 미술, 공작, 체육활동 등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중점적으로 수업해서 정서적인 발달과 함께 협동심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없도록 해야 한다. 학교에 가면 즐겁고, 학교 가기가 기다려지도록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일단 시험을 없애야 한다. 어느 정도의 학력 수준만 되면 점수를 매길 필요가 없다. 가능하다면 지금의 교과과정을 더 쉽게, 더 낮추는 게 필요하다.

노르웨이에서 보조교사를 하면서 느낀 것이 교사만 가르치는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교과과정이 쉽고, 성적으로 경쟁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서로 서로 알려준다. 서로 배우고 같이 성장한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올라가면 친구가 떨어지는 경쟁이 아니라, 모두가 같이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2018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인 최한성(63) 대덕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2018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인 최한성(63) 대덕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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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한 대전교육으로 변화되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정책은 무엇이 있는가?
"그런 구체적인 정책에 있어서는 노르웨이와 한국의 사정이 다르니까 좀 더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저는 대전교육자문기구를 만들어서 우리 현실에 맞는 정책을 찾아낼 계획이다.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없다. 또 개혁에 있어서는 저항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밀한 연구와 시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저는 개인적으로 특목고는 다 없애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귀족학교라고 비판받고 있는 특목고는 필요 없다. 보통학교면 충분하다. 꼭 필요하다면 보통학교에서 특성 있는 과정을 만들어 진행하면 된다. 학교를 따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것은 교육을 더 어렵게 만들고 파행으로 만드는 것이다."

- 대전은 내년부터 중학교 전면무상급식이 시행된다. 타 지역에 비해 많이 늦었다. 급식문제나 학생복지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
"교육은 공개념이기 때문에 국가가 당연히 다 책임져야 한다. 대학 등록금도 없애야 한다. 고등학교도 당연히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등록금은 물론, 급식, 교재와 노트, 학용품까지 전부 국가가 무상으로 책임진다. 그게 당연한 것이다. 그 아이들의 교육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기사 이어집니다 : "설동호 교육감은 출세지향적인 사람, '롤모델' 될 수 없다")


태그:#최한성, #대전교육감, #대전교육감선거, #진보교육감, #대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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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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