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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권성동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야기 나누는 정우택-권성동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권성동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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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학생들처럼 다 빠져 죽을 수 있으니 새누리당이 살려면 탄핵대신 개헌을 해야 한다." (2016년 11월 25일 새누리당 의원 총회에 참석한 이철우 의원)

인면수심. 국정 농단 사태를 맞닥뜨린 새누리당 의원들은 너도나도 자기 당을 '세월호'와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빗댔다. 위기에 처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신들의 처지를 세월호 참사에 빗댄 이러한 비유를 일삼은 자들의 몰지각한 행태야말로 패륜이자 인면수심의 패악질이라 할 수 있다. 어디 '친박'만 그랬을까.

"새누리당은 세월호라고 생각합니다. 맹골수도 급물살에 좌초해서 이미 기울고 있습니다. 선장이랑 지도부, 기관사들이 '구명조끼 입고 선실에 기다리고 있어' 이러고 있는 겁니다. 매몰된 채 큰 파도가 밀려오면 '꼴까닥' 세월호가 빠지듯이 전부다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보복'으로 매도하고 있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대표적인 'MB맨'인 그도 지난 2016년 12월 1일 SBS <3시 뉴스브리핑>에 출연, '친박'을 비판하며 이러한 망언을 이어나갔다. 마치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듯 만면에 미소를 띤 채로. 대한민국 보수란 자들의 '멘탈'이 이 수준이다.

이철우 의원의 망언과 관련 4.16 연대는 2016년 11월 비판 성명을 낸 바 있다. 1년이 지났어도 4.16 연대와 세월호 가족들의 "이철우는 사퇴하고 새누리당은 즉각 해산하라"는 절규는 토씨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의원 이름과 자유한국당이란 당명만 바꾼다면 2017년 11월의 그것이라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다. 그런 이들이 지금 자유한국당이란 이름으로 제1야당을 자처하고 있다.

"박근혜-새누리당은 7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국민 304명을 죽음으로 내몬 자들이다. 더군다나 이철우는 국가정보원 출신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국정원은 세월호참사와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이런 자가 아직도 국회의원이라고 패륜적인 막말을 서슴지 않고, 304명의 죽음을 빗대어 새누리당 살길을 거들먹거린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적 행위다.

100만 촛불에 대한 망언을 한 김진태, 세월호 왜곡 비하를 주도해온 청와대와 새누리당 모두 진작에 처벌받고 해체해야 할 집단들이다. 또한 세월호참사 진상조사 특별법 개정을 가로막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해산시킨 무리가 바로 새누리당이다. 이런 자들이 아직도 국회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국가의 주권을 무너뜨린 박근혜 일당의 부역자 집단인 새누리당은 즉각 해체되어야 할 자들이다."

그들이 '살려내려'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럴 가치가 있는 인물이었나.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사 이틀 후와 5월 내내 성형 시술에 매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과 23일에 걸친 SBS의 단독보도였다. 국민들을 다시금 절망에 빠드리기에 충분한 '확인사살'이었다. 그런 박근혜를 살리자고, 세월호 참사를 빗댄 이들에게 자비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인면수심'을 자랑하는 자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문재인 단식' 때도 막말 퍼붓더니 

 자유한국당 백승주, 전희경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수정안’ 처리에 반발해 투표를 거부한 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사회적 참사 특별법 처리 반발해 투표 거부한 백승주-전희경 자유한국당 백승주, 전희경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수정안’ 처리에 반발해 투표를 거부한 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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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김정훈·김종태·김진태·김태흠·심재철·안효대·원유철·이완영·조원진·주호영·하태경·황진하 의원.

참 많기도 많다. 지난 3월 말 <참여연대>가 꼽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유족에게 막말한 의원 13명'의 명단이다. 앞서 언급한 이철우 의원은 빠졌다. 2014년 4월 이후 2016년 3월까지 2년간의 막말이었으니 그럴 만하다. 이들의 막말을 다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이들은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막말을 자행하고도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시, 도 단체장이나 공무원들, 자칭 보수인사들의 망언까지 포함하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으로 간판만 바꿔단 이들의 막말 릴레이는 계속됐다. 그리고, 2017년 11월 그 명단에 추가해야 할 이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유해 은폐 사건을 두고 정부를 맹폭하는 이들의 막말 역시 이러한 리스트게 추가해야 할 듯 싶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무엇 때문에 수습된 유골을 은폐했는가? (중략) 인간의 도리도 다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에 할 말을 잃었다." (11월 22일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논평 중)

"세월호 의혹 7시간을 확대 재생산해서 집권했는데 유골 은폐 5일이면 그 얼마나 중차대한 범죄입니까? 그들 주장대로라면 정권을 내어 놓아야 할 범죄지요." (11월 2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중)

"이번 은폐사건은 세월호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계속 이용해 온 문재인 정부의 업보다." (11월 23일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장제원 의원은 '인간의 도리'를 들먹였다. 홍준표 대표는 '범죄' 운운했다. '포항 지진' 관련 '천벌' 발언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류여해 최고 위원은 '업보' 참 좋아한다. 그런데 이 '인간의 도리'와 '범죄', '업보'라는 표현 모두 새누리당과 후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 아닌가. 세월호 참사 이후 막말을 계속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호위하는 동시에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던 본인들 말이다.

단적인 예는 또 있다. 2014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신분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민아빠' 김영오씨와 단식농성을 하던 그때, 새누리당 의원들이 퍼부었던 '무논리'의 막말들을 복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부 언론에서는 문 의원이 '세월호 파행'을 주도적으로 부추기는 거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중략) 대선주자급의 정치지도자로서 대안 없는 비판과 강경투쟁, 단식을 중단하시고 정치에 복귀하시기를 바란다." (당시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

"문 의원은 특별법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여야가 어렵사리 합의를 이끈 그 순간에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중략) 자신의 행동이 여야 타협의 정치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는지, 또 본인이 속한 당의 지도부를 얼마나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당시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문재인 의원 자신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도 없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중략) 혼자 단식을 지속하면서 책임에서 빠져나가려는 태도는 정말 야비하다." (당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중)

자유한국당이 먼저 찾아야 할 '인간의 도리'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현관 앞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수정안’ 통과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김진태 의원 향해 '사회적 참사 특별법' 통과 요구하는 세월호참사 유가족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현관 앞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수정안’ 통과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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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과연 누가 야비한가. 지난 3년간 세월호 유족들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후벼 파고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세월호 특별법을 무위로 돌리는 데 동참했던 여당으로서의 책임 의식은 어디 갔는가. 그런 말을 일삼고도 지금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보는가. 국민들은, 세월호 가족들은 그때 새누리당 의원들의 언행을 잊지 않고 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2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분노어린 질책이 이를 대변한다. 

"자유한국당은 그 더러운 입에 "세월호"의 "세"자도 담지 말라!!! 진상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피해자들을 끊임없이 모독한 너희들이 감히 유해발견 은폐를 한 자를 문책하고 진상규명을 하고 사과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느냐!!! 역겹다. 자유한국당. 제발 너희들은 빠져라. 구역질 나온다!!!!!"

그 세월호 유가족들이 11월에 찾아온 이른 엄동설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최소한의,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수정안' 통과를 요구하며 국회 앞마당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게 먼저다. 헌데 그럴 리가.

자유한국당은 2016년 12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의 원안에 있던 다른 기존 조항들을 후퇴시키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기도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가습기 사건은 특별법까지 이미 제정됐고 세월호는 유족 보상도 끝났다.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도 재판 중이다"며 "세월호 국정 조사는 1년 9개월을 했다. 2년하고 1년을 더 한다는 어마어마한 것을 (법안에) 해놨다"며 법제정을 반대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해수부의 은폐 시도와 관련해 "구역질" 운운하며 자유한국당에 분노를 표출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니 제발, '가만히 있으시라'. 이번 해수부 은폐 사건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정부에 맹비난을 퍼부으며 정치적 공세를 펼칠 시간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뜻이나 먼저 헤아리시라. '인간의 도리'를 회복해야 할 자유한국당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바로 그것이다.


태그:#세월호,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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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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