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의술(醫術), 아직도 인술(人術)인가?

수술 실패율 0%를 향한 첫 발걸음
17.11.24 17:52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로봇의사?
인간은 항상 '건강한 장수'를 꿈꾸어 왔다. 그에 따른 의료기술 발전은 당연했고 더욱 높은 성공률의 수술, 더욱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을 위해 노력했다.
최근 중국의 AI 전문 회사인 아이플라이텍(iFlytek)과 칭화대가 함께 개발한 로봇 '샤오이(Xiaoyi)'가 의사 자격증 필기시험에 합격선보다 높은 점수로 통과를 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자격증 시험의 절반 이상은 암기와 검색으로는 알 수 없는 환자의 실제 사례에 관한 문제였다.
아이플라이텍 회장인 리우 킹펭(Liu Qingfeng)은 '작은 의사'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이 2018년 3월에 공식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의사를 대신할 수는 없으며 인간을 돕는 역할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고, 암을 치료하고 일반 의사를 훈련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수술은 '완벽'한가
올해 한국의료분쟁 조정중재원에서 발표한 의료 분쟁 조정 중재 통계 연보에 따르면, 의료 분쟁 상담은 5년에 걸쳐 연평균 11.7%, 조정 신청건수는 연평균 30.5% 증가하였다. 그리고 누적된 의료 사고를 의료 행위 별로 분류하면 의과가 전체 의료 행위 중 66.4%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의과 중에서도 수술이 전체 의료사고 중 35.1%를 차지하며 큰 존재감을 보였다. 의술(醫術)이 인술(人術)인지라 완벽할 수 없음은 당연하지만 의료 사고가 우리의 생각보다 빈번히 일어난다는 사실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자식이 수술실에 들어가면 부모들이 수술실 앞에서 기도하고, 안절부절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의료 사고가 한 번 일어나면 사람의 인생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절대 무시할 수는 없는 수치이다.
여기에서 로봇의 도움이 매우 필요하다.

로봇 수술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샤오이는 최초의 의료 로봇은 아니다. 실제로 로봇을 의학에 응용시키기 위한 연구가 1990년대에 들어 매우 활발해졌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수술로봇이 대중화,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다빈치 로봇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로봇은 수술용 콘솔에서 의사의 손 떨림까지 보정하여 작동해 수술을 더욱 정밀하게 한다. 2009년 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 1187대나 판매되어 300만 건 이상의 수술을 해냈고, 국내에도 28대가 들어와 사용되고 있다. 다빈치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의 상처가 작고 부작용과 입원 기간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된다.
이외에도 관절을 인공 관절로 대체할 때 로봇 로보닥(Robodoc)은 보조물과 뼈 사이의 접촉률을 높인다. 외과 의사가 수작업으로 수술할 때 보조물과 뼈 사이의 접촉률은 20%에 불과했는데 로보닥을 사용하면 접촉률이 97%까지 올라가며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형외과 관절 수술에 사용되며 로보닥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아스로봇(ArthRobot)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되기도 하였다.
또한 어린이 만화인 '신기한 스쿨버스'에서 버스가 작아져 몸 안으로 들어가 몸 안을 볼 수 있듯이, 캡슐 내시경도 작은 크기로 몸 안을 볼 수 있다. 현재의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가 가진 단점은 입이나 항문을 통해 관을 넣어야 한다는 사실인데, 정확도는 높아지더라도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고 소장을 검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에 비해 최근에 개발된 삼키는 캡슐 내시경은 삼키기만 하면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어 내부 장기를 연속해서 촬영해 무선으로 영상을 보내준다. 하지만 삼키기 다소 부담스러우며 실제 병이 있는 부위를 놓칠 수 있고, 병변이 발견될 경우 다시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직 검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아직 널리 쓰이지는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 로봇은 수술의 효율을 높이고 정교함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수술 또는 환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의술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며 발전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로봇에게 진료받고 수술받는 세상이 올까
몇 년 전 아이들에게 몇 십 년 뒤 미래에 대한 상상화를 그려보라고 하면 날아다니는 자동차, 바닷속에 나있는 도로, 그리고 집안일을 대신해주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는 로봇 등을 그렸다. 내가 불과 몇 년 전 그렇게 상상했고 벌써 몇 개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기도 했다. 로봇 의사와 로봇 수술도 그중 하나이다. 이미 많은 로봇들이 우리의 다른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함께 하고 있고, 의료 분야에서도 정확하고 편리한 의술을 위해 로봇의 발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의료 분야는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조그만 실수도 사람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조심스러운 발전이 필요하다. 단순한 암기식 데이터들뿐만이아니라 지금까지의 통계 자료나 특별한 경우 등을 모아 모든 환자의 경우를 알아야 할 것이다. 수술 시에도 힘을 조절한다거나 더 정교하게, 입력된 대로만 진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주의해야 할 부분은 끝도 없이 많다. 편리하고 위험성이 사람보다는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로봇을 믿고 가족의 수술을 맡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