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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도착한 MB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바레인 방문을 마치고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공항 도착한 MB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바레인 방문을 마치고 1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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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는 이제 'MB청와대' 문 앞까지 왔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을 정치관여 혐의로 구속한 수사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자로 의심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소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최근 김 전 기획관을 출국금지 했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에 합류해 2012년까지 대통령실 대외전략비서관·기획관을 지낸 그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이 청와대 기획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를 풀 '키맨'이다.

'MB'로 가는 길목 열렸다

법정 향하는 김관진 전 국방장관 이명박 정권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 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 법정 향하는 김관진 전 국방장관 이명박 정권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 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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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드러난 단서 중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지난 2012년 3월 10일에 작성된 '사이버사령부 관련 BH 협조 회의 결과'라는 대외비 문건이다. 회의 결과를 요약한 이 문서는 상단에 김관진 전 장관의 친필 사인이 기재됐다. 19대 대선을 약 9개월 앞둔 시점에서 열린 이 회의는 김 전 기획관 요청으로 이뤄졌는데, 핵심 의제는 "사이버사령부 전력 증강 및 작전 임무"다.

특히 이 문건에는 군무원 증원이 "대통령께서 두 차례 지시하신 사항"이라고 적혀있다. 이를 근거로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에 예비비 집행을 적극 요청하라는 취지다. 실제 군은 그해 7월 예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79명을 특별 채용했고, 이들 중 47명을 댓글 공작을 벌인 '530 심리전단'에 배치했다. 나아가 김 전 기획관은 이 회의에서 군의 심리전을 창의적이라고 호평하며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등 주요 현안에도 집중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이 문건의 작성 '시점'도 중요한 단서다.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댓글사건 재조사 TF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1년 1월 8일부터 이듬해 11월 15일까지 '일일 사이버 동향'을 보고 받았는데, 여기엔 광우병 촛불집회 관련 동향과 유명인 SNS 동향, 4.27 재보궐선거 당선 결과 등이 포함됐다. 대통령이 이런 '일탈 활동'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증원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청와대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진다.

구속된 김관진 전 장관도 군 사이버사를 운영하는 과정에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무원 증원 계획을 마련해 보고했고,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김태효 전 기획관도 배석했다고 알려졌다. 나아가 군무원 면접 때 '우리편을 뽑으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응시자 신원 조회 기준도 기존 3급에서 1급으로 상향조정했다는 진술도 확보됐다.

'MB맨' 중 첫 번째 소환자는 김 전 기획관일 가능성이 크다. 국정원 수사팀 관계자는 "아직 계획 잡힌 게 없다"며 뚜렷한 날짜를 밝히진 않았지만 소환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이번 주에는 김 기획관을 부르지 않는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음 타자는 이동관?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바레인 출국에 앞선 입장 발표 후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 "잘못된 것이 있다면 메스로 환부를 도려내면 되는 것이지, 손발을 자르겠다고 도끼를 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지난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바레인 출국에 앞선 입장 발표 후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 "잘못된 것이 있다면 메스로 환부를 도려내면 되는 것이지, 손발을 자르겠다고 도끼를 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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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은 이동관 전 홍보수석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인사들은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은 방송에서 퇴출하고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일에도 관여했다. '좌파 연예인 대응 TF'까지 구성해 MB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국정원은 청와대 요청에 따라 '좌파 연예인 정부 비판활동 견제 방안' 등을 'VIP일일보고' 'BH 요청자료' 등 형태로 올렸다. 통상 'BH'는 청와대를, 'VIP'는 대통령을 뜻한다.

특히 이 전 홍보수석은 청와대-국정원-공영방송으로 이어지는 방송장악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이 김재철 전 MBC 사장과 함께 '좌파 퇴출'을 시도했다고 의심한다. 김 전 사장의 운전기사로부터 '청와대 관계자 만나 수시로 PD수첩 대책 등을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때는 "홍보수석실 관계자들이 공영방송 제작과 불법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조사 결과에서도 이 전 수석은 2010년 5월 국정원에 'KBS 조직개편 관련 좌편향 인사 여부'를 파악하라고 하고, '좌편향 성향 언론인ㆍ학자ㆍ연예인이 진행하는 TV 및 라디오 고정 프로그램 실태'(2011년 6월)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또 다른 방송사의 제작과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다. 이런 지시를 받은 국정원은 특정 KBS 직원의 이름을 적시한 뒤 좌편향 간부를 반드시 퇴출하고 좌파 세력의 재기 음모를 분쇄한다는 인적쇄신 방안을 보고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법무부장관을 맡은 권재진 전 민정수석도 방송장악에 관여한 단서가 드러났다. 권 전 수석은 같은 시기 국정원에 '좌파 성향 연예인들의 활동 실태 및 고려사항'을 보고하라고 요청했으며, 2010년 1월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가감 없이 비판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동향을 파악하고 인터넷에 부정여론을 퍼뜨리라고 지시했다. 또 이동관 전 수석과 함께 '마약류 프로포폴 유통실태, 일부 연예인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소문 확인' (2011년 12월)하라고 국정원에 지시하기도 했다.

의혹이 커지자 이 전 수석은 지난 13일 한 언론에 "홍보수석으로서 우호적 언론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 수사를 두고는 "증거도 없는 치졸한 언론플레이"라고 반발했다.

김관진 전 장관이 구속되는 등 수사망이 좁혀지자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강연 차 바레인으로 출국하며 "정치보복"이라며고 맹비난했다. 관련 의혹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상식에 맞는 질문을 하라"고 다그쳤다. 검찰은 "혐의가 있으면 누구든 수사한다"는 입장을 수사 초기부터 밝혀왔다. '상식에 맞는 질문'이었는지는 검찰 조사로 밝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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