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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전쟁반대 평화협상 PEACE NOT WAR’에 방송인 김제동과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 시민들이 참석해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며 미국은 선제공격 위협 중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한반도에 평화의 기회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전쟁반대 평화협상 PEACE NOT WAR’에 방송인 김제동과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 시민들이 참석해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며 미국은 선제공격 위협 중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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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오면 따뜻하게 맞이하되, 주인도 할 이야기가 있지 않나. 손님으로 오시는 것에 반대하진 않는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오는 7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정중히 '평화'를 얘기했다. 그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트럼프 방한 즈음 시민평화행동 Peace Sunday(피스 선데이)' 집회에 참석해 이 집회의 명칭이 '트럼프 방한 반대'가 아닌 '트럼프 방한 즈음'임을 상기시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주인'은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김씨는 "전쟁을 두려워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일을 회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왕이 가마를 타고 도망갈 때도 나라를 지켰던 이들의 후손들이 '평화가 길'이라고 말하는 것을 알아달라"라면서 "그래서 손님(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전쟁이 아니라 평화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맞다'는 (주인의) 얘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대 아래 빽빽이 자리 잡은 시민들은 "전쟁반대 평화협상", "PEACE NOT WAR(피스 낫 워)"라고 적힌 손피켓을 흔들며 김씨의 말에 환호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시민평화포럼·참여연대·평화재단 통일의병·흥사단민족통일운동본부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2000명, 주최 측 추산 5000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결재권자, 트럼프에게 우리의 뜻을 전하자"

 “전쟁을 반대한다 대화를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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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전쟁반대 평화협상 PEACE NOT WAR’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며 미국은 선제공격 위협 중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 트럼프 방한 앞두고 전쟁반대 거리행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전쟁반대 평화협상 PEACE NOT WAR’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며 미국은 선제공격 위협 중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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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날 "개인적으로 적폐청산은 우리 세대가 싸놓은 똥을 치우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현 남북 분단 상황을 청산해야 할 적폐 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는 "(한반도 위기의) 1차적 책임은 미사일·핵 개발에 전념하는 북한 정권에 있지만 그 위기를 관리하고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은 대한민국 정부에 있다. 위기의 책임은 저쪽에 있지만 관리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며 "5, 6살 아이들이 서울에서 KTX를 타고 평양을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가는 수학여행을 가고, 저기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가 환갑 잔치를 '금강산가든'이 아니라 금강산에서 할 수 있도록 40대 이상 어른들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해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라고 끝나는 헌법 전문을 한숨에 낭독하기도 했다.

한반도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 중 '평화'를 포기한다면, 이 헌법 전문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한 헌법 4조, 그리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명시한 헌법 69조의 대통령 취임 선서를 모두 어기는 반(反)헌법적 행위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씨는 아울러, "단군의 고조선, 주몽의 고구려, 온조의 백제, 박혁거세의 신라, 왕건의 고려, 이성계의 조선, 그리고 1948년 헌법 제정 이후엔 대한국민의 대한민국이다. 여러분이 결재권자"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되 주인으로서 존엄과 권위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오늘 이 집회는 (트럼프) 방한을 반대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주인들의 권리와, 그 주인들이 얼마나 평화를 원하는지 알려주는 자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북한 지도자들에게,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대한민국 사람들은 절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는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는 전쟁이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지만 미국 내에서는 한국 정부와 상의 없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코리아 패싱'을 운운한다"라며 전쟁 대신 평화를 호소하는 시민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여기 모인 여러분이 여당 또는 야당을 지지할 수 있고, 진보이거나 보수일 수도 있고, 친미이거나 반미일 수도 있고, 사드 배치를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한반도 긴장을 전쟁 방식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데는 모두 다 동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등병 아들은 총을 들고, 엄마는 피켓 들고 나라 지킨다"

 "한반도에 평화의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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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을 반대한다 조건없이 대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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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활동가·대학생·주부도 무대 위에 올라서 '평화'를 위한 행동을 강조했다.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이용석씨는 "전쟁 위기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정치적 이익을 높이는 일일 것이고 그 틈을 통해 록히드마틴 등 군사산업체는 이득을 얻고 있다"면서 "그들이 얻는 이익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우리가 누려야 할 평화와 행복을 대가로 한 것이다. 단순히 '전쟁은 안 된다'가 아니라 이 위기를 평화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이등병 김경율의 엄마'라고 소개한 주부 김명숙씨는 "엄마들이 모이자"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 한 마디 할 때마다 가슴이 떨렸다. 전쟁이 나면 맨 먼저 우리 아들이 출동해야 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만 없어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들아, 걱정마라. 너는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지만 엄마는 피켓을 들고 나라를 지키겠다"라며 "자식을 군에 보낸 어머님들, 걱정만 하지 마시고 광화문으로 나오시라. 엄마의 힘을 보여주자. 함께 뭉쳐야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집회 참가자들은 이후 "전쟁을 반대한다. 대화를 시작하라", "군사훈련 중단하라. 핵무장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조계사와 종각역을 거치는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 풍경을 손에 들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오거나 아이를 목마 태운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10살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임아무개(45)씨는 기자와 만나, "내 아이가 앞으로 사는 세상이 전쟁 위협 없는 세상이 되길 바라면서 함께 참석했다"며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면서 트럼프를 환영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참석했다고 밝힌 김영미(25)씨는 "평화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선 반미 집회라고 그러는데 오늘 집회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라며 "작년에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라면 반전평화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행동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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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반대 평화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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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협상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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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트럼프 방한, #북핵, #김제동, #반전평화,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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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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