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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사람은 아팠습니다. 병도 들었습니다. 왕실사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임금도 병들고, 왕비도 아팠습니다. 세자도 그랬습니다. 탕약을 달여 먹고 고치는 병도 있었지만, 생살을 째고 피고름을 짜내야 하는 외과적 수술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프거나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사도 있었습니다. 기적처럼 효과를 보인 치료도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큼 끔찍한 의료사고도 있었습니다. 왕을 잘못 치료한 어떤 사람은 죽임을 당해야 했고, 왕을 잘 치료한 어떤 사람은 엄청난 상을 받았습니다.

정사나 야사로 전해져 내려오는 조선 역사에는 건강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적지 않습니다. 경종은 궁지에 몰린 생모(장희빈)가 세자였던 아들의 음낭을 세게 움켜잡아 성불구자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소현세자의 죽음에도 이런저런 말들이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건강 관련한 내용만 쏙쏙 뽑아 정리한 <조선왕조 건강실록>

 <조선왕조 건강실록> / 지은이 고대원 김동율 나향미 박주영 방성혜 서창용 조가영 하동림 황지혜 / 펴낸곳 트로이목마 / 2017년 10월 20일 / 값 16,000원
 <조선왕조 건강실록> / 지은이 고대원 김동율 나향미 박주영 방성혜 서창용 조가영 하동림 황지혜 / 펴낸곳 트로이목마 / 2017년 10월 20일 / 값 16,0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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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건강실록>(지은이 고대원 김동율 나향미 박주영 방성혜 서창용 조가영 하동림 황지혜, 펴낸곳 트로이목마)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 건강과 관련한 내용만 추슬러 정리한 내용입니다.

<승정원일기>는 왕명의 출납을 관장하던 승정원에서 왕명출납과 관련한 내용들을 기록한 기록이고,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왕조의 역사적 사실을 연월일(年月日)순에 따라 편년체로 기술한 역사서입니다.

<승정원일기>가 그때그때 작성된 것이라면 <조선왕조실록>은 왕이 죽은 후 별도로 꾸려진 실록청에서 검토를 거친 후 작성된 기록입니다. 따라서 실록 보다는 승정원일기가 좀 더 구체적일 수 있고 시사적일 수 있을 겁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승정원일기>에 기록돼 있는 내용입니다. 침 하나로, 산이나 들에서 캔 약초 몇 가지를 섞어 달여 만든 탕약으로 병을 치료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비록 왕이라 할지라도 회충과 더불어 살아야 할 만큼 위생과 건강에 대한 개념이 빈약하고 열악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70세가 넘은 영조를 회춘시킨 '건공탕'

사람이 나이를 먹으며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 중 하나는 굵었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숱이 줄어들며 시커멓던 머리카락 사이로 어느새 맨살이 드러나며 대머리가 되는 일입니다.

임금이라고 해도 나이를 먹으며 치아가 빠지고 대머리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대머리 임금이었던 영조는 나이 70이 넘으며 되레 검은 머리카락이 나고, 걸음걸이가 가벼워지고, 치아가 다시 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75세의 영조는 머리가 새로 나는 것 외에도 걸음걸이가 가벼워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는 등 그야말로 '회춘(回春)'을 몸소 체험하는 중이었다. 회춘에 대한 다음과 같은 영조의 언급이 종종 보인다.
'대머리였던 앞쪽 머리에 차츰 머리카락이 생기고 있다.'
'맥이 청년시절과 같다. 검은 머리가 나고, 걸음걸이가 옛날 같다.'
'흰머리가 검어지고 치아가 생기니 기이하다.'" - <조선왕조 건강실록> 57쪽

 영조.
 영조.
ⓒ wiki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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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영조를 회춘시키는 데 공을 세운 건 '건공탕(建攻湯)'이었습니다. 영조는 "건공탕 세 첩을 먹으니 맥이 청년과 같다. 한 첩을 더 먹으면 검은 머리카락이 다시 생기고, 또 한 첩을 더 먹으면 걸음걸이가 옛날과 같아진다"라고 칭찬했다 합니다.

건공탕이라는 이름은 <승정원일기>에 1732번이나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건공탕은 영조가 며칠 전부터 복통, 트림, 속이 답답한 증상 등을 호소하자 내의원에서 인삼, 백출, 건강, 감초 등이 포함된 가감이중탕(加減理中湯)을 처방해 올렸는데 이를 복용한 후 차도가 있자, 영조가 기뻐하며 '이중건공탕(理中建功湯)'이라는 이름을 하사한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늙은 몸뚱이를 회춘시키는 명약이 있었는가 하면, 침으로 종기를 째다 과다출혈로 효종 임금을 죽게 하는 끔찍한 의료사고, 조선 최악의 의료사고로 기록되는 일들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 책, <조선왕조 건강실록>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 실린 무수한 기록 중 건강과 관련한 내용만을 쏙쏙 뽑아 간추려 정리하고 있어, 조선 역사를 '건강'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새겨보는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조선왕조 건강실록> / 지은이 고대원 김동율 나향미 박주영 방성혜 서창용 조가영 하동림 황지혜 / 펴낸곳 트로이목마 / 2017년 10월 20일 / 값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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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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