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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장 입구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장 입구
ⓒ 손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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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까지 익산 중앙체육공원에서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가 열린다. 고향이 익산이지만 익산과 천만송이의 국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 손문선 전 익산시 의원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익산하고 국화하고 무슨 관계예요? 왜 익산에서 국화축제를 하는데요?"
"익산의 시화(市花)가 국화예요."
"아, 그렇군요."

뜬금없는 질문 덕분에 국화 축제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익산시 농업기술센터에는 국화연구회라는 동아리가 있는데, 이 팀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국화로 분재를 만들어 전시회를 열었다. 국화연구회가 출품하는 작품들이 수준급이어서 외지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농업기술센터가 시골에 있어서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불편함이 컸다. 또한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수요가 있으니 자연히 국화 품종 개발을 연구하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작은 모임들이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입소문이 나면서 시에서 주관하는 축제로 발전됐다.

국화축제에 사람 모이는 다섯가지 이유

특별전시장 입구
 특별전시장 입구
ⓒ 손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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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송이 국화축제 등 사람이 많이 찾는 축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관에서 주도 하기 전부터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역사가 깊다는 것이다. 주민들에 의해서 시작된 풀뿌리 축제가 관에 의해 확대되고 재생산된 축제는 연륜과 내공이 있어서 오래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

두 번째는 자발적 모임이기에 주민참여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주민들의 참여가 없다면 외지인이 아무리 많이 와도 한계가 있고 지속가능한 동력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천만송이 축제는 익산시민이라면 꼭 한 번은 찾아오는 축제다. 축제 기간에는 '서로 가봤냐'고 묻고 당연한 듯이 '한 번은 가야지'라고 답한다.

세 번째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참여자들의 즐거움이 긍정의 에너지가 돼 축제장의 분위기를 밝게 하고 찾는 사람도 그 분위기에 동화돼 행복해진다. 천만송이 축제는 꽃이 소재다. 예쁜 꽃이 싫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축제장에 들어서면 꽃향기가 진동을 한다. 자원봉사자들, 진행자들, 참가자들 모두 웃으며 걷는다. 행복 바이러스가 충만하다.

네 번째는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존이 있어야 한다. 천만송이 축제장은 어디나 다 포토 존이다. 찍으면 모두 예술 사진이다. 어디나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대기하고 있다. 기다린 보람이 있는 예쁜 사진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화연구회 회원들의 국화 분재가 상, 중, 하 세부분으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실력에 의한 구분이 아니고 분재를 시작한 연수에 의한 구분이다.
▲ 국화분재 국화연구회 회원들의 국화 분재가 상, 중, 하 세부분으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실력에 의한 구분이 아니고 분재를 시작한 연수에 의한 구분이다.
ⓒ 손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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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는 이미 14년의 연륜을 가지고 있고 특히나 국화연구회에서 일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작품들이 출품되기 때문에 전시물이나 조형물의 질이 높다. 그래서 볼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하게 된다.

천만송이 국화축제의 핵심은 국화분재와 국화신품종 전시다. 이것을 보기 위해서는 3천 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입장티켓을 가지고 먹거리 장터나 판매부스에 가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니 무료인 셈이다. 특별전시장에 들어갔다가 국화연구회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왜 그 많고 많은 꽃들 중에 하필이면 국화를 선택했는지 물었다. 국화연구회 박용우 총무가 답했다.

"하필이면이 아닙니다. 모든 꽃들을 다 좋아 하는데 그 중에서 국화를 더 좋아해서 선택했습니다. 다른 분재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면 소나무의 경우는 많게는 20년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화는 4월 모를 심어서 10월이면 작품이 하나 완성이 됩니다. 일 년 만에 성취가 가능하기에 국화를 선택했습니다."

천만송이 국화축제장 야경
 천만송이 국화축제장 야경
ⓒ 장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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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보이지 않는 열정들이 있기에 천만송이 국화축제가 즐거운 모양이다. 국화연구회는 이주일에 한 번 씩 모여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을 받으며 축제를 준비한다고 한다. 멀리는 충남 서천에서 오고 전주, 군산, 김제에서도 와서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시간과 정성이 만든 축제이기에 감동이 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는 미래 농업과 신품종 국화도 만나볼 수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체험 공간도 있어서 어린 아이들과 관람해도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미래 농업관의 인기를 독차지 하는 작물은 무추다. 뿌리는 무이고 잎은 배추인 신품종이다. 어른이고 아이고 무추 앞에서는 누구나 사진을 찍는다. 관람객 한 분은 이제 농사도 아이디어라고 놀라워 하셨다. 미래의 농업은 어떠할지 미리 만나보는 즐거움이 있다.

국화로 만든 동물원
 국화로 만든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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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니 주말에는 익산 천만송이 축제에 가보라 권하고 싶다.


태그:#백제왕도에 피어난 향기, #천만송이 국화축제, #익산 가볼만한 곳, #가을축제, #익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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