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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변호사가 '열어라 국정원, 내놔라 내(불법사찰)파일! 시민행동'을 제안하는 글을 보내 왔습니다. 국정원의 불법사찰의 전모를 밝히는 정보공개청구 운동을 통해 시민들이 국정원 개혁에 참여하자는 취지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사찰기록 정보공개청구 시민운동 출범을 선언하는 ‘국민사찰근절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내놔라시민행동’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정면 계단에서 개최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사찰기록 정보공개청구 시민운동 출범을 선언하는 ‘국민사찰근절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내놔라시민행동’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정면 계단에서 개최되고 있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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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가 진동한다. 연일 들려오는 국정원의 쓰레기 같은 짓에 국민 모두가 코를 막고 싶다. 국정농단의 머리는 최순실, 몸통은 국정원이었다.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의 더러운 짓에도 안 끼는 데가 없었다. 정치계, 연예계, 문화예술계, 노동계, 시민사회 등 사회 전반을 사찰했다. 국민들을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로 분류하고, 나쁜 공작을 펼쳤다. 정권 입맛에 안 맞으면 여야,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여당 소속 홍준표, 원희룡 등에 대해서 악성 트윗으로 공격했다고 한다. 4대강 사업을 비판했던 이상돈 교수에 대해서는 "좌익 노리개가 된 보수논객 이상돈"이라고 공격했다. 국정원은 중앙 정계 뿐 아니라 지방 정계도 '살뜰히' 살폈다.

국민사찰과 정치공작은 국헌 문란

국정원의 이러한 공작을 가벼이 봐서는 안 된다. 국헌을 문란한 중대 사안으로 보고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단죄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주권을 천명하고 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정치를 한다는 원칙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다. 그런데, 국민의 봉사자인 국정원이 감히 주인인 국민을 대상으로 공작 정치를 했다. 선거에 개입하고, 선출직 정치인들을 사찰하고 제압활동을 벌였다. 이러한 공작은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행위다. 

언제까지 어이상실 국정원의 이 더럽고 질긴 국헌문란 공작을 두고 봐야 하는가. 이제는 종식시켜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 국정원 개혁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고강도의 국정원 개혁이 있었다. 하지만, 효과는 그때뿐, 정권의 주인이 바뀌자 개 버릇 못주듯 몹쓸 공작은 반복됐다. 국정원은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조직을 지키고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진화하는 지능범들이다.

이렇듯 권력자의 개혁 의지, 위로부터의 개혁만으로는 국정원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없다. 국민들은 지난 두 정권 동안 값비싼 수업료를 냈다. 문재인 정부도 국정원 개혁에 힘이 부칠 것이다. 국정원의 힘은 워낙 세다. 이 상황에서 촛불 시민들이 팔짱끼고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명진 스님, 김어준, 정봉주... 시민들이 나섰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사찰기록 정보공개청구 시민운동 출범을 선언하는 ‘국민사찰근절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내놔라시민행동’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정면 계단에서 개최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사찰기록 정보공개청구 시민운동 출범을 선언하는 ‘국민사찰근절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내놔라시민행동’ 기자회견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정면 계단에서 개최되고 있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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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민들이 나섰다. 박근혜 탄핵과 촛불 정부 탄생을 보며 본업에 돌아갔던 시민들이 다시 모인 것이다. 24일 8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국정원을 향해 "내놔라 내파일, 열어라 국정원"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 운동의 참가자가 1주일도 안 돼 800명에 육박했다.

나꼼수 4인방인 김어준, 정봉주, 주진우, 김용민과 명진스님, 이석태 전 세월호특별조사위원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 등 주요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최종진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지난 9년간 위원장과 지부장 54명 전원도 국정원의 노조파괴 공작을 규탄하며 가세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시민들의 활동에 김승환 전북교육감,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김영배 서울성북구청장 등 34명의 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부산광역·기초의원 58명이 국정원의 사찰 피해를 주장하며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 운동에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들도 한명의 시민이자 헌정을 수호할 책임 있는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국정원 적폐 청산에 적극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시민들을 독려해 이 운동이 활성화 되도록 하고, 나아가 당해 지치단체를 상대로 행해진 국정원의 불법적 국내 정치사찰 상황을 수집해 공개하고, 검찰에 사찰에 관여한 국정원 직원을 수사의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역할이 기대된다.

개인 사찰파일 공개 청구, 파일 영구폐기해야

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 기자회견 예고
 내놔라 내파일 시민행동 기자회견 예고
ⓒ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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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은 "내놔라 내파일, 열어라 국정원"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영역에 걸쳐 벌여 나가기로 했다. 시민들은 정보공개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주어진 정보공개 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다. 나아가 사찰기록 영구폐기, 관련자 형사처벌, 국가배상을 청구할 것이다.

국정원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불가역적인 제도개혁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국정원은 함부로 사찰 정보가 없다는 말을 못할 것이다. 이미 광범위하게 국민 사찰을 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가안전보장을 이유로 비공개도 못할 것이다. 일반시민, 연예인, 방송인,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 노동조합원, 시민운동가, 출판인, 학자, 종교인 등과 그들 소속 단체가 국가안전보장과 관련이 있다고 변명할 수 없을 테니.

촛불광장에서 국정원 적폐 심판은 이미 시작되었다. 국정원 적폐는 이렇듯 외통수에 걸렸다. 위아래 전방위로 포위됐다. 국정원 적폐를 청산하고 자랑스럽고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으로 함께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2회 기사] 국정원에 당신 '뒷조사 파일'이 있다면? ☞[1회 기사] 국정원, 내놔라 내파일


태그:#내놔라내파일, #국정원,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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