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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강요 제보자 김영진씨.
 승부조작 강요 제보자 김영진씨.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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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http://www.gbsa.kr/) 소속 심판위원장이 '승부 조작 파문'에 휘말렸다.

협회 소속 야구 심판위원 2명(김영진 외 1명)이 심판위원장으로부터 '승부 조작 강요'를 받았다며, 심판위원장 A씨를 지난 9월 말에 강요와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해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는 초중고, 대학, 사회인 동호회 야구 등 실업, 프로야구를 제외한 경기권 야구 경기를 모두 관장한다.

고소·고발을 하기 전인 올해 초 김씨는 협회에 진정서를 냈다. 그러나 협회는 오히려 '심판으로서의 품위와 위상을 손상했다'는 이유로 김씨를 지난 5월 제적했다. '승부 조작'을 강요받았다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고소·고발인 김씨에 따르면, 심판위원장 A씨는 심판 배정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초중고 야구리그 심판을 봐서 생계를 유지하는 심판위원들에게 여러 차례 승부 조작을 강요했다. 이에 응하지 않자 심판 위원장 A씨는 고소·고발인 김씨의 심판 배정(일거리)을 40% 정도 줄이는 불이익을 주었다. 또한, 심판위원장 A씨는 여행 상품을 심판위원들에게 강매하기도 했다.

고소·고발인 김씨는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승부 조작 강요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과 여행상품 강매에 관해 설명했다.

김씨가 승부 조작 강요를 받은 것은 지난 2016년 5월 19일, 제6회 바른세상 병원장기 중학교 야구대회 A 중학교 대 B 중학교 준결승 경기였다. 주심을 보고 있는 그에게 심판위원장이 다가와 "A 중학교를 밀라"고 말했다. 경기가 한참 진행 중인 오후 30분경이었다.

또한 김씨와 함께 심판위원장 A씨를 고소·고발한 조아무개 심판위원이 승부 조작 강요를 받은 것은 지난 2016년 11월이다. 협회장기 중학교 야구대회 C 중학교 대 D 중학교 경기 주심을 보고 있는 그에게 심판위원장 A씨가 다가와 "감독도 나오지 않은 D 중학이 이기면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C 중학교 감독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C 중이)이기게 도와주라'고 말했다.

"여행상품, 소개는 했지만, 강매는 안 해"

김씨는 또한 "같은 팀 경기에 연속으로 같은 심판을 배정하면 안 된다는 심판위원회 규정이 있음에도, 지난 3월경 두 명의 심판이 한 고등학교가 치른 6경기 중 5번을 심판으로 배정받았다"며 "무척 불공정한 심판 배정이었고, 승부 조작 의혹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승부 조작지시(부탁)를 받아들인 심판위원을 잇달아 심판으로 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두 명의 심판위원이 연속으로 5경기나 심판을 본 고등학교는, 6연승을 하며 그 대회(지역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전국 대회에 출전했다.

여행상품 강매는 심판위원들 교육 시간에 이루어졌다. 지난 3월 15일 10시경, 한 심판위원이 30개월 동안 매달 10만 원을 내야 하는 여행상품을 소개했다. 소개가 끝나자 심판위원장 A씨는 "가입해, 내가 너희들한테 연습경기 한 번씩이라도 더 넣어주면 되잖아. 가입하지 않는 사람은 배정 없다"라고 말했다. 그날 고소·고발인 김씨를 포함 심판위원 10명이 그 여행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심판위원장 A씨는 고소·고발인 김씨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25일 오후 기자와 한 통화에서 "승부 조작을 강요한 적도 없고, 여행 상품을 강매한 적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여행상품을 소개한 적은 있지만, 강요하지는 않았다. 가입한 친구들도 '강요받지 않았다'라고 협회 측에 이미 밝혔다"라며 강매 사실을 부인했다.  이어 "그 친구(고소·고발인 김씨)가 워낙 불성실하게 심판 생활을 해서 일거리(심판배정)를 좀 줄이기는 했지만, (김씨 주장대로) 보복이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규정을 어기고 두 명의 심판을 같은 학교 경기에 연속 배정했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 "그런 규정은 없다"라고 딱 잘라 부인했다. 이어 "중요한 경기라 경력과 실력이 있는 심판으로 배정하다 보니 두 명을 연속 기용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런 규정이 없다'는 심판위원장 A씨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대한체육회 심판위원회 규정' 제22조(심판배정)에 "심판 배정 시 같은 선수(팀) 경기를 연속으로 배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태그:#야구 , #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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