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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그녀들의 두 번째 선수 인생 - 대구W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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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팀, 생활체육 지도자들이 주축

올해 전국체전이 끝은 아니야. 내년에 더 좋은 성적 거둘 것

전국체전 축구 여자일반부 2번째 경기가 끝났을 때, 점수판은 3-0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날 승리로 준결승에 진출한 인천현대제철은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관중들은 인천 선수들이 빠져나간 뒤에도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인천에게 패해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대구WFC 선수들을 위한 것이었다.

비록 패했지만 대구WFC는 박수 받아 마땅한 경기를 펼쳤다. 5년 연속 WK리그 최정상에 오른 인천현대제철을 상대로 악착같은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수차례 보여줬다. 이세은과 이영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버틴 인천의 미드필더들 앞에서 현란한 패스워크도 선보였다.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체력이 떨어진 후반 연거푸 세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주장 이윤희가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선수들을 다독였지만 전력의 차이를 극복하기는 어려웠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선수들은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낸 얼굴이었다. 주장 이윤희는 "제대로 준비한 기간이 열흘짜리 전지훈련뿐이었다. 일단 20분까지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전반전을 실점 없이 마쳐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고, "상대가 WK리그 우승팀이라 걱정했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해 뛰고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전국체전 본선에 진출한 7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WK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팀인 대구WFC는 전국체전을 목표로 지난 5월 창단했다. 선수 생활을 접고 엘리트 팀과 생활체육 분야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던 이들이 다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7월에 열린 제 16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축구팬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다.

대구WFC는 여자축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축구인들이 힘을 모은 결과의 산물이다. 지난 2011년,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민아의 모교인 영진전문대 여자축구부의 해체를 지켜봐야만 했던 대구축구협회 김연수 전무이사가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까지 단장으로 팀을 지원하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주 1회 훈련과 많은 부상자 등 여러모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경주 전지훈련을 통해 경주한수원, 포항여전고와의 스파링으로 조직력을 다졌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김연수 감독은 경기 도중 크게 다친 선수 걱정으로 다소 어두운 얼굴이었다. "선수가 다쳐서 인터뷰 할 분위기는 아닌데…" 라며 어렵게 말문을 연 그는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실업팀 유치를 위한 초석으로 대구WFC를 창단했다고 말했다. 실업팀 유치가 현실화되면 그때에도 감독을 맡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제 후배들에게 맡겨야지요. 저는 단장으로 물러나 뒤에서 팀을 돕는 게 맞습니다."

대구WFC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국체전은 일찌감치 막을 내렸지만 주장 이윤희는 "내년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지금보다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성적을 노리겠다"고 다음을 기약하며 새로운 도전 의지를 보여줬다.

덧붙이는 글 | 청춘스포츠 6기 윤지영,백현우



태그:#대구W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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