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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사랑이 자별한 이유

17.10.23 11:1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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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역시나 가을은 참 좋다. 하늘은 높고 말도 뒤룩뒤룩 살이 찐다. 가히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임에 손색이 없다. 뿐이던가. 날씨마저 청명하여 덥지도 춥지도 않다.

따라서 이런 날에 초등학교 모교의 총동문체육대회를 개최한다는 건 시의적으로도 적절하며 매우 합법적이다. 10월 22일 10시부터 열리는 체육대회에 참석코자 천안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윽고 도착한 내가 1972년도에 졸업한 천안성정초등학교.

세월처럼 빠른 게 없다더니 졸업을 한 지도 어느새 45년이란 세월이 강물처럼 흘렀구나...... 그동안 나는 이순에 육박한 중늙은이가 되었고 머리는 반 이상이나 강탈당했다. 하지만 불변한 것은, 비록 지독스레 가난했기에 싸구려 검정 고무신에 책들마저 보자기에 싸서 등교했던 '국민학교' 시절의 동창들 마음은 예나 지금 역시도 여전하다는 사실이었다.

1부의 시작을 알리며 총동문회장의 개회 선언에 이어 국민의례가 시작되었다. 교가 제창 다음으론 내빈 소개, 모교에 장학금 전달, 그리고 축사 등이 이어졌다.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천안성정초 핸드볼 팀이 지난 5월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충남 최초로 우승을 달성했다는 고무적 성과의 도출이었다.

이에 대해 총동창회 측은 모교의 스포츠 발전을 위한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고 학교 측 역시 기대에 부응하고자 더욱 노력하겠다는 화답을 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장면에서 총동창회의 십시일반 발전기금으로 태동한 모교의 체육관 건물이 더욱 정겹게 다가왔다.

2부에선 족구와 페널티킥, 줄다리기와 400미터 계주, 행운권 추첨과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가 포복절도의 잔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오전부터 거나하게 취한 흥겨운 분위기는 체육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연장됐다.

"모처럼 뭉쳤으니 2차까지는 가 줘야 예의겠지?" 술집을 하는 후배의 가게를 찾아 더욱 흥건하게 술에 젖어서 귀가한 것은 얼추 자정 무렵이었다. 어제의 과음으로 인해 지금껏 속이 아프다.

그렇지만 '동창회 없었음 어쩔 뻔 했니!'라는 긍정 마인드와 아내가 끓여준 북엇국으로 속을 달랬다.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정7길 3번지에 위치한 천안성정초등학교는 내가 출생한 지난 1959년도에 개교했다.

따라서 누구보다 우리들 59년생 돼지띠 베이비부머들의 모교 사랑은 자별하다. 내가 이메일 주소로 사용하고 있는 casj007@naver.com의 'casj'은 바로 '천안성정'에서 착안한 것이다.
지난 세월은 하 수상하여 중학교조차 진학할 수 없었다.

그러함에 비록 초등(국민)학교일망정 어쨌거나 졸업을 했고, 또한 그 덕분에 지금껏 동창회와  총동문체육대회에의 '참가' 자격마저 취득할 수 있었음에 각별한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모교 사랑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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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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