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장어탕 맛은 바로 이런 거야!”라며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듯 그 맛이 빼어나다.
 “장어탕 맛은 바로 이런 거야!”라며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듯 그 맛이 빼어나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전남 고흥 녹동항이다. 저 멀리 소록도로 가는 소록대교가 바다를 가로지른다. 수산물센터에는 상인들이 싱싱한 활어를 팔고 있다. 퍼덕이는 활어와 살아 움직이는 꽃게가 활력을 더해준다. 수산물가게와 항구에는 수많은 관광객과 상인들로 인해 북새통이다.

이곳 고흥 녹동은 식당 대부분이 장어탕집이다. 오늘 점심은 장어탕으로 먹어야겠다. 어느 집으로 갈까, 초행길이라 쉬 결정하기가 어렵다. 조광상회 아저씨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바닷가장어숯불구이집이다. 주인아주머니는 옆집도 있는데 우리 집을 소개해줬다며 반갑게 맞아준다. 

16년을 이어온 고흥 녹동의 장어탕집

주인아주머니가 때마침 주방에서 장어탕을 끓이고 있다.
 주인아주머니가 때마침 주방에서 장어탕을 끓이고 있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주인아주머니가 때마침 주방에서 장어탕을 끓이고 있다. 맛깔스러워 보여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붕장어를 토막 내 통째로 넣어 끓여낸 통장어탕이다. 시래기에 된장을 가미해 구수한 맛이 돋보이는 여수의 통장어탕과는 달리 이곳 녹동의 통장어탕은 얼큰하게 끓였다. 고흥 특유의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물을 펄펄 끓이다가 손질한 장어를 넣어요.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어버려야 해요. 된장과 시래기에 숙주나물을 넣고 끓여요. 들깨가루 좀 넣고 후춧가루에 마늘을 적당히 넣어요."

전남 고흥 녹동 ‘바닷가장어숯불구이’집의 메뉴다.
 전남 고흥 녹동 ‘바닷가장어숯불구이’집의 메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반찬 역시 맛깔지다. 항구도시답게 갖가지 잡어로 담근 젓갈 잡젓이 맛있다. 오이소박이와 열무김치도 입맛을 제대로 거든다. 사실 이렇게 맛있게 끓여낸 장어탕엔 열 반찬 부럽지 않지만 습관처럼 나도 모르게 반찬에 손이 간다. 

"덤장에서 잡은 생선 젓갈이에요. 여러 가지 들어갔어요. 정어리, 디포리, 멸치... 짬뽕젓갈이에요."

고흥의 통장어탕 맛을 봤다. 장어 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얼큰하고 구수한 장어탕의 국물 맛에 한동안 취해있다 보드라운 장어 살코기가 혀끝에 와 닿는 순간 행복감이 스르르 밀려든다. "장어탕 맛은 바로 이런 거야!"라며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듯 그 맛이 빼어나다.

맛있는 장어탕 한 그릇을 비워내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해진다.
 맛있는 장어탕 한 그릇을 비워내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해진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햅쌀밥에 먹는 장어탕 맛은 나무랄게 없다. 고흥에는 맛집이 별로 없다는 그동안의 편협된 생각을 한방에 깨뜨려준다. 이쯤 되면 고흥 녹동의 맛으로 자랑해도 될 듯싶다. 얼큰하고 구수한 진국이다. 맛있는 장어탕 한 그릇을 비워내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해진다.

음식 맛은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에 가야 역시 맛있다. 식후에 소록대교를 지나 거금대교를 향해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가 환상이다.

식당의 수족관에는 붕장어가 가득하다.
 식당의 수족관에는 붕장어가 가득하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고흥 녹동항의 갈치와 삼치다.
 고흥 녹동항의 갈치와 삼치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고흥의 9가지 맛, 9미를 돌에 새겼다. 고흥 9미(味)는 참장어, 낙지, 삼치, 전어, 서대, 굴, 매생이, 유자향주, 붕장어다.
 고흥의 9가지 맛, 9미를 돌에 새겼다. 고흥 9미(味)는 참장어, 낙지, 삼치, 전어, 서대, 굴, 매생이, 유자향주, 붕장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흥 녹동, #소록대교, #장어탕, #맛돌이, #고흥 맛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