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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군 무풍면에서 구천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이고 겨울철에는 제설이 안돼 통제되는 구간이다. 무주 그란폰도를 통해 알려지게 된 험난한 구간이기도 하다.
▲ 해발 900미터, 오두재 정상에서 무주군 무풍면에서 구천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이고 겨울철에는 제설이 안돼 통제되는 구간이다. 무주 그란폰도를 통해 알려지게 된 험난한 구간이기도 하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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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 이서면과 화순읍 사이에 있는 도로로써 임진왜란 당시 의병이 주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 안양산 아래 둔병재 전남 화순군 이서면과 화순읍 사이에 있는 도로로써 임진왜란 당시 의병이 주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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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넘게 자전거를 타면서 넘나든 고갯길들의 이름이다. 거주하는 광주·전라 지역을 위주로 달렸고 높게는 해발 900미터에 달하는 오두재로부터 100여 미터가 채 안 되는 작은 고개들이 위에 적힌 고개들의 이름이다.

길의 일부이지만 길은 고개로 인해 한 단락을 매듭짓는 존재다. 크게는 국경이 달라지는 관문에 고개가 있기도 할 것이고 작게는 시군이나 읍면의 경계가 고개에 있는 경우가 많다. 더 작게는 마을에서 마을로 이어주는 고개도 있다. 산에서 해온 나무를 도회로 내다 팔았고 나무 값으로 쌀을 팔아 되돌아가는 길목에는 고개가 있었고 주막이 있었다. 이 시절이 그리 멀지 않으니 1970년대까지는 전주의 흑석골과 구이면 광곡 마을을 이어주는 보광재를 넘나들던 걸음이 이어졌다고 한다. 나를 기준으로 부모님 세대가 겪은 일이었다. 아이들을 기준으로 하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온 길의 기억이다.

화순에서 보성으로 넘어가는 길이 호남정맥 계당산과 봉화산 사이로 나있는 해발 290미터가량의 예재였다. 오늘날 수많은 고개가 길로써의 가치를 상실하고 고개 밑으로 터널을 내고 있으니 예재는 이제 터널에게 이름을 남겨두고 길 자체가 끊기기도 했다. 터널도 길의 일종이니 터널을 가진 구간이라면 그 위에 중요한 길목이었던 고개가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터널과 다리가 지형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면서 길 자체가 달라졌다. 오가는 주요 수단이 자동차나 기차가 되었으니 산행하는 사람들의 여정의 출발점이거나 자전거를 타고 넘나드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회자되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이 오갔으니 애환과 삶의 모습, 그리고 사람의 무늬가 많이 담겨 있는 게 길이며 고개들이다.

해발 800미터가 넘는 큰 고개중 하나로써 백제와 신라가 다투턴 시기의 주요 군사요충지로써 합미성이 만들어 지기도 했다.
▲ 진안과 장수를 이어주는 서구이재 해발 800미터가 넘는 큰 고개중 하나로써 백제와 신라가 다투턴 시기의 주요 군사요충지로써 합미성이 만들어 지기도 했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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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고개를 두려워하거나 힘겨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즐기기까지 한다. 평평한 길을 달리는 것도 무게를 가진 존재라면 피할 길 없는 중력과의 싸움이 되는데, 하물며 중력으로부터의 하중을 가중시키는 고갯길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넘어서야만 새로운 세상으로 연결되는 요충지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높거나 낮거나 고개 치고 만만한 건 없다. 살아가면서 누군가가 내준 숙제를 풀어 가는 것처럼 그 이유를 찾아 부단히 행하는 게 인생이라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길을 찾아 나서는 건 세상에 대한 호기심처럼 이리저리 찾아 나서는 인간의 본성에 해당할 것이다. 길이 있으니 가는 것이고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것처럼 이유란 찾아지고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딱 그만한 자리에 있어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물음표를 던졌을 고개에 대한 이야기를 몇 편 이어가고자 그간 다녔던 고개를 정리해보았다. 여기 적어둔 고개 하나하나엔 그냥 넘기기에 아까울 사연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겠으나 자전거와 고개를 엮어보는 몇 편이 될 것이다.

자전거 여행에서는 고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며, 고개가 있어 자전거 여행이 풍부해지는 것이라 할 만한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고개가 있어 즐거움이 배가되는 게 자전거 여행이다.

전라북도 무주군 부남면과 충청남도 금산군 남일면으로 갈리는 길의 경계에 해당한다. 고개를 넘는다는건 중력을 이겨내는 것이며 나를 이겨내는 기쁨을 만끽하기에 좋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 전북과 충남 사이의 목사리재 전라북도 무주군 부남면과 충청남도 금산군 남일면으로 갈리는 길의 경계에 해당한다. 고개를 넘는다는건 중력을 이겨내는 것이며 나를 이겨내는 기쁨을 만끽하기에 좋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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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두 바퀴로 만나는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자전거 여행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이 기사는 인터넷 매체인 '전북 포스트'에 동시에 보냈습니다.



태그:#자전거 여행, #자전거로 고개를 오르다, #길벗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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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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