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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일부 간호사들이 소속 교수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 발언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시달렸다는 진정을 냈다. 해당 교수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며 '일부 병원 관계자들이 자신을 찍어내기 위한 음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개요] 간호사 3명, 여직원 1명 성희롱 민원 제기

 충남대병원 일부 간호사들이 소속 교수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 발언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시달렸다는 진정을 냈다. 해당 교수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며 '일부 병원 관계자들이 자신을 찍어내기를 위한 음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일부 간호사들이 소속 교수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 발언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시달렸다는 진정을 냈다. 해당 교수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며 '일부 병원 관계자들이 자신을 찍어내기를 위한 음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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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충남대병원 간호사 3명과 여직원 1명이 각각 병원 내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소속 교수로부터 수년 동안 받아 온 지속적인 성적 농담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민원이었다. 병원과 학교 측은 내부 규정에 따라 A 교수를 진료 등 업무에서 배제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진정을 제기한 간호사들은 "철저한 조사와 그에 맞는 죗값을 받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A 교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진정 내용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또 "이는 자신을 몰아내려는 의도된 조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A 교수는 또 <오마이뉴스> 첫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보도로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기사: 충남대병원 간호사들 "막말·성희롱 더는 못 참겠어요">

<오마이뉴스>가 양 측을 만나 쟁점별 의견을 들어보았다.

[쟁점 ① 불필요한 신체접촉 지속적으로 있었나?]
"더워도 긴 팔 가디건 입어야만 했다" vs. "문 항상 열려 있는데 말이 되나"

3명의 간호사는 문제를 제기한 지난 3월 이전까지 매주 외래 진료 때마다 A 교수의 신체 접촉이 빈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그 장소로 환자가 오가는 외래 진료실은 물론 의료진이 많은 수술실 등을 꼽았다.

이들은 "외래 진료 보조할 때 서류를 작성할 때 A 교수가 옆에 와서 몸을 기울이고 밀착해서 팔 안쪽 살을 만지면서 지시를 했다"며 "의자 뒤로 와서 겨드랑이 밑 안쪽 살을 만지작거리며 서류 교정을 지시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처치실에서 환자를 소독할 때 옆 간호사의 팔 안쪽 살을 만지고, 필요한 물건을 가리킬 때도 윗가슴을 일부러 스치며 방향 지시를 했다"며 "뒷모습을 보이면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툭 치고 지나가는 일이 많았고, 간호복 겉으로 한쪽 브래지어 컵 위쪽을 엄지 옆 날로 꾹 누를 때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때문에 더워도 긴 팔 가디건을 입어 팔을 가려야 했다"며 "그러자 A 교수는 손가락 3~4개를 한 간호사의 한쪽 엉덩이에 올려둔 채로 처치방법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외래진료실은 문을 열어 놔도 구석에 있어 밖에서 안이 잘 안 보이고, 처치실은 문을 닫아 놓아 외부에서 볼 수 없는 점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수술실에서도 신체접촉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해당 간호사들은 "특정 수술을 할 때는 A 교수가 가슴과 팔 사이에 간호사의 팔을 고정해 팔짱을 낀 것 같은 자세를 취했고 팔을 빼려 하면 힘을 주고 있는 게 느껴졌다"며 "수술 도중 간호사의 팔을 갑자기 끌어당겨 바짝 붙게 하여 수술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간호사는 "몸이 밀착된 동안 수치스럽고 불쾌했지만, 수술 도중이라 자리를 피하거나 자세를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 번은 수술실 안이 아닌 수술실 복도에서 지나가다 오른쪽 엉덩이 정중앙 부분을 한 차례 만지기도 했다"며 "이때는 목격한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어쩌다 생길 수 있는 접촉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교수들과는 전혀 이런 접촉이 발생하지 않는 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점을 통해 의도적인 것으로 여기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종이 위에 외래진료실과 처치실, 수술실 모습과 출입문을 그리며 "항상 이렇게 문이 열려 있어 보는 눈이 많은데 의도적으로 몸을 만졌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수술실에서 팔짱을 끼거나 엉덩이를 만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수술을 할 때는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하고 다른 의사와 레지던트, 간호사, 실습생 등 10여 명이 지켜보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 "좁은 공간에서 어쩔 수 없이 손끝이 스치는 것을 문제 삼는다면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약 불편한 일이 있었다면 그때그때 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있지도 않은 일을 나를 모함하기 위해 입을 맞췄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쟁점 ② 성희롱적 농담 있었나, 없었나]
"'나, 노팬티야!'라고 했다" vs. "그런 일 없었다"

다음은 해당 간호사들이 성희롱성 발언으로 꼽은 일부 사례다.

"2010년 중순께, 과 회식 자리에서 안주로 나온 바나나를 잘라 맥주병 입구에 끼우고 맥주병을 흔들어 밖으로 올라오게 해 바나나를 남성 성기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것을 앉아있던 간호사들과 전공의에게 들이밀며 '신기하지? 이것 누가 먹을래?'라며 말했다. 바나나지만 적나라한 모양 때문에 성적 혐오감을 느꼈다."

"2010년 9월경, 과 회식에서 타 병원 의사분이 있으신 자리에서 대화 도중 피신청인의 상체(가슴 부위)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다이어트를 해서 살이 많이 빠졌는데, 가슴만 안 빠졌네'라고 말하며 맞은편 다른 의사분들을 보며 크게 웃었다. 성적인 농담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수치심을 느꼈고, 내 몸을 뚫어져라 보는 눈빛이 몹시 불쾌해서 자리를 피했다. 당시 다른 선배 간호사에게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토로하며 울었던 적이 있다."

"2015년 5월~6월경, 병원 측에서 전담간호사에게 일괄 지급한 파란색 유니폼을 처음 입고 출근한 아침이었다. 당시 회진 때는 다른 교수들과 레지던트, 실습 나온 의대학생들, 전담 간호사가 다녔는데 병실에 들어가기 전 병실 문 앞에서 A 교수가 제 엉덩이를 훑어보더니 '그걸 입으니까 엉덩이가 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수치스러워 가만히 서 있었다. 이를 목격했던 다른 교수님이 '괜찮냐'고 물을 정도로 너무 불쾌했다."

"2016년 8월 경, 병원에서 의사들에게 처치용 유니폼인 파란색 유니폼을 지급했다. 외래 1 진료실에서 환자가 잠깐 끊겨 A 교수와 진료실 안에 단둘이 남아 있었다. 그때 A 교수가 제게 '나 바지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어, 노팬티야!'라며 엉덩이를 내밀며 팬티 자국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누가 내 바지를 내리기라도 하면 거시기가 보일 거야'라고 저를 쳐다보며 음흉한 말투로 말했다."

A 교수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또 "있지도 않고, 기억에도 없다"며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쟁점 ③ 지난 3월, 무슨 일 있었나]
"지난 3월, 문제 제기했다" vs. "그런 얘기 못 들었다"

해당 간호사들은 지난 3월, 병원 내 간호부에 그동안 A 교수로 인해 겪었던 고충을 털어놓았다. 잦은 성적 농담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힘들다는 게 골자였다.

간호사들에 따르면 소속과 직원들은 A 교수에게 간호사들의 고충을 그대로 전했다. A 교수는 "고충을 토로한 해당 간호사들과 만나 '알아서 해결하겠다'며 '맡겨 달라'"고 했다. 이후 A 교수는 해당 간호사들을 각각 불러 "그런 일을 왜 직접 얘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통해 얘기하느냐"고 했다.

하지만 A 교수의 얘기는 다르다. A 교수는 "모 간호부장이 간호사에게 흰머리를 뽑아달라고 한 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간호사들에게 '그런 일을 왜 직접 얘기하지 않고 간호부를 통하느냐'고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시에는 흰머리를 뽑아달라고 한 것 외에 성적 농담과 불필요한 신체접촉과 관련된 얘기는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간호사들은 "흰머리를 뽑아달라고 한 건은 지난 3월 이전에 다른 간호사와 있었던 일로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부서 내 상급자도 A 교수에게 지나친 성적 농담과 불필요한 신체접촉 때문에 우리 간호사들이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거듭 확인해 줬다"며 "이제 와서 우리와 무관한 일을 내세워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쟁점 ④ 3월 이후에도 성희롱적 언행 있었나]
"사과 안 했고 또 만졌다" vs. "그런 일 없다"

A 교수는 문제 제기 이후 해당 간호사들과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등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A 교수는 "이후 100일 가까이 거의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간호사들도 "일절 말을 하지 않아 관계가 불편했지만, 성희롱적 언행이 거의 사라졌다"며 "하지만 A 교수는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간호사들은 사과를 요구했다. 그런데 와중에 또 한 차례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말한다.

한 간호사는 지난 6월쯤 병원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도중 A 교수가 '이런 사이가 불편하지 않느냐, 너희들이 술을 주러 오지 않은 것을 다 기억한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식사 후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팔 윗부분(상박부)의 안쪽을 만지고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A 교수는 " (말도 하지 않고) 조심하는 그런 상황에서 팔 안쪽을 만졌다는 게 말이 되냐"며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쟁점 ⑤ 서약서에 왜 서명했나?]
"서약서에 서명했다" vs. "회유와 강요로 썼다"

간호사들은 A 교수에게 서약서를 요구했다. 미리 서약서 문구를 작성한 후 A 교수에게 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해당 과의 다른 참고인 두 명도 배석했다.

서약서에는 "(A 교수가) 외래진료, 수술보조, 회진할 때 전담 간호사의 팔뚝이나 엉덩이 등을 포함한 잦은 신체접촉과 성적 농담 또는 비하 발언을 했다"고 명시하고 "시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인정 또는 사과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인정 및 사과를 원하고 이후 이 같은 행위를 하지 않을 것과 보복성 행동 및 인사 조처가 없어야 한다"고 썼다.

이 서약서에는 양측 네 명 외에 두 명의 의사, 간호조무사가 참고인으로 각각 서명했다. 해당 간호사들은 "서약서를 받기 전 미리 약속을 잡고 찾아갔고, 충분한 문안 검토 후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말하며 서명했다"고 말했다.

A 교수는 "신체접촉과 성적 농담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며 서명을 거부했지만 '한자 한 획도 고칠 수 없다'고 했고, 참고인까지 나서 서약서에 사인을 안 해주면 노조에 알리는 등 더 큰 일이 터질 것이라고 협박해서 할 수 없이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적 언행에 대해 인정할 수 없고, 기억에도 없다"며 "그때그때 불편하다고 했다면 행동을 조심했을 텐데 이때도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난데없이 참고인으로 다른 교수가 간여해 이때부터 음모가 있다고 의심했다"고 덧붙였다.

[쟁점 ⑥] "서약서 썼지만 반복됐다" vs "그런 일 없다"

서약서를 쓴 이후 간호사들은 가디건을 벗고 반소매 유니폼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간호사들은 오래지 않아 성희롱적 언행이 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간호사는 "어느 순간부터 자꾸 엉덩이에 손을 올리길래 안 되겠다 느끼고 있었는데 7월에 환자에게 반창고를 붙이려는 제 왼쪽 팔을 본인의 팔로 비비적거렸다"고 밝혔다.

한 간호사는 "서약서를 받은 이후인 7월경 수술 도중 개명을 주제로 대화 도중 A 교수가 갑자기 "그런 이름은 별거 아니야. 소음순, 이런 이름을 고쳐야지"라고 말했다. 이어 "창피하고 불쾌했다"고 강조했다.

A 교수는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어이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문제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당시 개명을 주제로 얘기를 나누다 사례를 든 것이고 '소음순'은 해부학적 용어"라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하고 싶은 말] "당한 사실 이야기했을 뿐" vs. "밀어내려고 계획한 일"

지난 8월, 또 다른 직원이 A 교수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며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서약서를 받았다. 이 일로 간호사들은 상담센터에 진정을 제기했다.

간호사들은 "교수라는 우월적 직위를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 습관적으로 신체적 접촉과 음담패설을 해왔다"며 철저한 조사와 합당한 징계처분을 촉구했다. 이어 "진작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지만, 불이익을 우려, '자꾸 이러시면 총무과에 얘기하겠다'는 정도로밖에 항의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A 교수는 모함과 파벌 싸움의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파벌싸움에는 관심이 없다"며 "당한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했을 뿐이고 병원 민원창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A 교수는 "지난 6월 서약서를 요구할 당시에 음모라고 의심했지만, 8월 들어 (3명의 간호사 외에) 또 다른 여직원이 똑같은 문안의 서약서에 서명을 요구하고, 상담센터에 진정한 일을 접하면서 나를 몰아내기 위한 음모라고 확신했다"며 "이건 날 찍어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병원 안팎에서 '언제까지 다른 학교 출신이 이 학교를 끌어가야 하느냐'는 불만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다른 학교 출신인 나를 밀어내기 위해 입을 맞춰 계획한 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죄가 있으면 벌을 받겠다"면서도 "간호사들이 주장하는 그런 언행을 한 일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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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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