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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비공덕회(www.kjb.or.kr, 회장 석지상)는 지난 9월 19일 9시 30분, 네팔 동부 코하바라 오지에 살고 있는 헴 프라사드 타즈뿌리야(Hem Prasad Tajpuriya, 13살) 학생이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비보를 받았다.

헴은 한국자비공덕회가 후원하고 있는 장학금을 7년째 받고 있는 장학생으로 저너타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버드러칼리 세컨다리 하이어스쿨 7학년(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헴의 집안은 매우 가난하여 그의 아버지는 인도에서 저임금 노동자로 일을 하고 있으며, 아버지가 없는 사이 헴은 어머니와 동생을 돌보아가면서 생계를 유지해 나가면서도 그의 반에서 1등을 했던, 성적이 매우 우수한 학생이었다.

헴의 병명은 급성폐렴으로 갑자기 고열이 발생하였는데, 너무 늦게 병원에 가는 바람에 치료 시기를 놓쳐 생명을 잃고 말았다고 한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헴의 장례식은 인도에서 근로자 생활을 하고 있는 아버지가 미처 참석을 하지 못한 채 동네 사람들의 도움으로 치러졌다.

소년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헴의 장례식은 인도에서 근로자 생활을 하고 있는 아버지가 미처 참석을 하지 못해 동네사람들의 도움으로 치러졌다.
 소년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헴의 장례식은 인도에서 근로자 생활을 하고 있는 아버지가 미처 참석을 하지 못해 동네사람들의 도움으로 치러졌다.
ⓒ 수렌드라 카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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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9월에도 한국자비공덕회의 장학금 후원을 받고 있었던 카르키 리라(Karki Lira, 버드러칼리 하이어스쿨 6학년) 양이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적이 있다. 장래 파일럿이 되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던 그녀 역시 성적이 매우 우수했던 소녀였는데, 희망의 꽃봉오리를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나 안타깝기만 했었다.

네팔 오지 코하바라에 살고 있는 가난한 학생들은 대부분 움막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을 하고 있으며 홍수가 나면 집에 물이 새어들어 오고 상습적으로 잠기는 낮은 지역이다. 때문에 감기나 급성폐렴에 걸리는 경우가 많으며, 적기에 열이 내리는 투약을 하는 등 응급조치를 하면 살 수 있는데도 골든타임을 놓쳐 죽어가는 사람이 많다.

비가 오면 물이 그대로 새어 들어가는 헴의 움막 같은 집
 비가 오면 물이 그대로 새어 들어가는 헴의 움막 같은 집
ⓒ 수렌드라 카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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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열악한 환경과 의료시설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을 많이 접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지역 어린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열 명 중에 아홉 명은 의사가 되겠다고 대답한다. 기자가 지난 2014년, 2016년 네팔 현지 학교를 방문했을 때 타계한 두 차례나 헴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았더니 그 역시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헴 소년의 장래 희망은 의사가 되는 것
 헴 소년의 장래 희망은 의사가 되는 것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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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하바라 인근에는 응급치료를 받을 만한 병원이 없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 더먹이나 자파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나마 홍수가 나면 물에 잠겨 길이 끊겨버리기 때문에 병원에 쉽게 갈 수도 없다.

네팔 동부 자파 인근에 위치한 코하바라는 지난 7~8월 홍수로 집과 학교가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따라서 이 지역은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간이 병원시설 설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헴의 비보를 접한 한국자비공덕회는 지난 9월 23일, 희망의 꽃봉오리를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난 소년 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추모식을 갖고, 헴의 동생을 한국자비공덕회 장학생으로 선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헴의 가정에 위로금 2만 루피(약 22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10월 25일 한국자비공덕회 국제협력위원인 케이피 시토울라와 혜공스님(광주 성거사 주지)은 한국자비공덕회에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네팔 현지 버드러칼리 세컨다리 하이어스쿨(헴이 다녔던 학교)에 '행복자전거' 전달차 방문했을 때 헴의 가정을 방문하고 헴을 잃은 부모님의 슬픔을 위로하고 위로금을 전달했다.

케이피 시토울라(우)와 혜공스님(중간)은 헴의 집을 찾아 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헴의 가족에게 한국자비공덕회가 준비한 위로금 2만루피를 전달했다.
 케이피 시토울라(우)와 혜공스님(중간)은 헴의 집을 찾아 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헴의 가족에게 한국자비공덕회가 준비한 위로금 2만루피를 전달했다.
ⓒ 케이피 시토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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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 대신 그의 동생(가운데)에게 한국자비공덕회의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2017년 11월 분부터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혜공스님과 케이피 시토울라
 헴 대신 그의 동생(가운데)에게 한국자비공덕회의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2017년 11월 분부터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혜공스님과 케이피 시토울라
ⓒ 케이피 시토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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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헴 대신 헴의 남자 동생(저너타 초등학교 2학년)을 한국자비공덕회의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현지에서 11월분부터 장학금을 직접 전달했다. 앞으로 헴의 동생은 전문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한국자비공덕회의 장학금을 후원받게 되었다.


태그:#네팔 소년 헴의 죽음, #한국자비공덕회, #네팔어린이 장학금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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