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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사진은 지난해 7월 11일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 등의 말을 한 것에 대해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하는 모습.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사진은 지난해 7월 11일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 등의 말을 한 것에 대해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하는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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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파면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유는 '파면 징계는 과하다'는 것이고,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한 발언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는 29일 나 전 기획관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나 전 기획관은 소송을 내면서 자신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이 '신분제를 고착화시켜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언론이 민중을 개·돼지로 보고 여론을 선동한다'는 의미로 언론보도의 중요성을 꼬집은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나 전 기획관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016년 7월 12일 술자리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온 뒤에도 나 전 기획관이 "상하 간의 격차가 있는 사회가 오히려 합리적이지 않느냐"라고 말한 걸 지적하면서 발언취지가 '신분제 공고화'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론 공무원이라도 기자들과 언쟁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철회하거나 정정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이 사건 발언은 '민중은 개·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국민의 봉사자인 공무원의 지위에서 해서는 알 될 발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으므로, 나 전 기획관으로서는 기자들이 그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녹음까지 하는 상황이었으면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거나 정정하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파면 징계는 지나치다고 봤다. 재판부는 우선 당시 5명이 참석하고 4명이 음주한 술자리에서 소주 5병과 맥주 8병을 마셨다는 점을 들어 나 전 기획관이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나 전 기획관은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 사유로 징계됐는데, 교육부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로 판단해 파면징계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 사유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로 평가될 수 있을지언정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라 보기 어렵다"며 "그 경우 징계기준은 강등, 정직, 감봉"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나 전 기획관에 대한 파면처분은 발언 등이 언론에 보도되고 그로 인하여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국민적 공분을 초래하였다는 사정이 과도하게 고려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 전 기획관이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징계처분을 받거나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각종 표창을 받은 경력이 있고, 이 사건 발언이 자신의 불찰임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도 파면은 과하다는 판결에 반영됐다.


태그:#나향욱, #개돼지, #파면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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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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