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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동민 국회의원과 라이나전성기재단 등의 주최로 시민안전 심폐소생술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동민 국회의원과 라이나전성기재단 등의 주최로 시민안전 심폐소생술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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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는 남자입니다."

이진용 <헤럴드경제> 부장의 말에 간담회장에는 웃음이 흘렀다. 하지만 이진용 부장은 실제로 죽을 뻔했다. 운 좋게 목숨을 구했다. 아들의 심폐소생술 덕분이다.

이진용 부장은 지난 5월의 어느 날 새벽 집에서 잠을 자다가 고통스럽게 억억거리며 침대에서 떨어졌다. 그는 움직이지 못했다. 갑자기 심장이 멎은 것이다. 아내는 군대에서 갓 제대한 아들에게 이를 알렸고, 아들은 아버지의 호흡 여부를 살펴본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심정지) 골든타임 4분'이 철저히 이행됐습니다. 신체 건강하고 갓 전역한 아들이 심장을 압박했고, 그 사이 아내는 119에 신고했어요. 다행히 119(센터)가 집에서 가까워서, 금방 병원으로 이송됐어요. 심장이 소생되고 뇌가 어떻게 됐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식 없이 4일 동안 있었습니다. 그 사이 심정지가 4번 왔고요."

1년 동안 우리나라 발생하는 심정지 환자 3만 명 가운데 심폐소생술을 받는 비율은 12.1%로, 일본(27%), 미국(30.8%), 스웨덴(55%)에 비하며 크게 낮다. 또한 전체 심정지 환자 가운데 생존 확률은 5%에 불과하다. 이진용 부장은 운 좋게 5%에 포함된 것이다.

다행히 그의 뇌는 다치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심정지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대응 못하면 죽을 수 있다"면서 "심폐소생술을 널리 확산시켜 많은 사람들을 살렸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기동민 국회의원·라이나전성기재단 등의 주최로 시민안전 심폐소생술 세미나가 열렸다. 이진용 부장은 자신의 사례를 전했고, 토론자들은 심폐소생술을 확산하는 방법을 내놓았다.

"심폐소생술 확산 위해 옥외 전광판 활용해야"

황성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교수는 심정지 생존 사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정지 조기 발견, 신속한 심정지 확인과 신고, 신속한 심폐소생술, 신속한 심장충격, 효과적인 치료를 심정지 생존 사슬로 꼽았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첫 번째 목격자가 어떤 대처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목격자가 다른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심정지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심장충격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응급치료와 병원에서의 전문 치료로 이어져야 한다."

황성오 교수는 지금까지의 심폐소생술 확산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주도하는 것보다, 지역사회 중심의 시민운동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심정지 관련 인식을 넓히고, 해당 지역 내에 생존 사슬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선갑 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심폐소생술 확산 방법으로 옥외 전광판 사용을 꼽았다.

김선갑 위원장은 "캠페인을 통해서 모든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2분 정도의 영상을 만들어 보여주면, 모든 분들이 심폐소생술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옥외 전광판에 심폐소생술 관련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옥외 전광판에서는 공익광고를 20%까지 내보낼 수 있지만,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안전 관련한 내용은 찾기 힘들다.

김선갑 위원장에 따르면, 2016년 1년 동안 서울 종로구·중구·서초구·강남구의 전체 옥외 전광판 75곳에서 나온 공익광고 542건 가운데 75%(408건)가 정책홍보였다. 기관 소식(102건)은 19%였다. 안전과 관련한 내용은 6%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주로 재해대비정책이었다.

김선갑 위원장은 "짧은 동영상으로 확실하고 효율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심폐소생술 교육 영상을 포함해, 시민안전 콘텐츠를 담은 영상과 전광판 송출을 전체 공공광고 할달량의 50%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신범수 서울주택도시공사 주거복지본부장은 심정지로부터 안전한 아파트 만들기 캠페인을 소개했다. 공사는 12개 아파트단지를 선정해, 입주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과 자동심장충격기 설치에 나섰다. 또한 국립중앙의료원과 라이나전성기재단이 함께 만든 심폐소생술 응급 알람 앱 '하트히어로' 홍보도 진행했다.

그는 "현재 보건소, 소방서, 구청 등으로 한정된 심폐소생술 무료 교육기관을 더욱 늘려야 한다.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예산 지원도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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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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