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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청 맞은편 농협본부 앞에 현대중공업노조가 내건 "KBS·MBC 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한다"는 현수막과, 그 바로 옆에 자유한국당이 내건 "문정권의 방송장악을 지켜내겠다"는 현수막이 대조를 이룬다.
 울산시청 맞은편 농협본부 앞에 현대중공업노조가 내건 "KBS·MBC 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한다"는 현수막과, 그 바로 옆에 자유한국당이 내건 "문정권의 방송장악을 지켜내겠다"는 현수막이 대조를 이룬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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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 노동조합이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잇따라 총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KBS·MBC울산방송국 취재·촬영기자들도 각각 8월 31일과 9월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KBS노조 울산지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파업출정식에서 "고대영 사장 체제 아래 KBS 지역방송은 무너져갔다. 기자들은 현장에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야유를 받고 있었지만, 고대영 사장은 오로지 청와대만 바라보며 국민의 목소리는 빠진 뉴스를 자화자찬해 왔다"면서 "KBS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같은 맥락의 이유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다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서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 노동계와 진보정당, 울산시민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가 지난 13일 울산시청 앞에서 "언론 적폐를 청산하고 공영방송을 복원하는데 노조와 함께 하겠다"라며 언론노조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자유한국당이 맞불을 놨다. 한국당은 이날 노동계와 시민사회 등의 언론노조 지지선언 기자회견이 열린 뒤 회견 장소 맞은편에 "문정권의 방송장악을 지켜내겠다"는 현수막이 걸었다. 이후 한국당이 내건 현수막 옆에 다시 현대중공업노조가 "KBS·MBC 언론노조 파업을 지지한다"는 현수막을 나란히 걸어 묘한 대조를 이뤘다.

노동계와 시민사회 "언론노조 지지"에 자유한국당 "문 정권 언론장악 저지"

울산에서는 이처럼 '언론노조 지지'와 '방송장악 저지'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걸려 시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마치 현수막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같은 노동계(진보정당 등 포함)와 자유한국당의 현수막 전쟁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히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의 민심을 잡기 위한 선거전 양상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전이란 표현의 근거로는, 우선 현대중공업노조가 지난해 총선과 앞서의 2014년 지방선거 때 진보정당 혹은 (한국당이 여당일때의)야권 인사 지지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벌인 이력이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다 한국당이 곳곳에 내건 '언론장악 저지' 현수막에는 그 지역구 정치인의 이름이 붙어 있어 선거전 양상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울산시청 맞은편에 걸린 언론장악 저지 현수막에는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국당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 갑)의 이름이 붙어 있다. 남구 뿐 아니라 중구, 동구, 울주군 등에도 같은 맥락의 한국당 정치인 이름이 붙어 있다.

특히 구조조정 반대 등을 내걸고 지난 5월 29일부터 울산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노조는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농성자리에 4개월 가까이 한국당 정치인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울산시민들이 과연 '언론노조 지지'와 '문정권 방송장악 저지' 중 어느 입장을 믿고 지지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울산시청, #언론노조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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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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