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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건양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정연주(71) 전 KBS 사장이 12일 건양대 대전 메디컬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새 건양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정연주(71) 전 KBS 사장이 12일 건양대 대전 메디컬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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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전 총장의 갑질 논란 이후 새롭게 건양대총장으로 선임된 정연주(71) 전 KBS 사장이 "민주적 리더십으로 문제들을 청산하여 자율과 민주적 분위기가 충만한 건양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총장은 12일 오전 대전 서구 관저동 건양대학교 대전메디컬캠퍼스 죽헌정보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 총장은 '담화문'의 시작을 최근 논란이 된 '문제'를 언급하며 사과의 말로 입을 뗐다. 그는 "먼저 최근 건양학원을 둘러싸고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해 건양대학교를 대표하여 사과의 말씀부터 드린다"며 "무엇보다 이번 일로 인해 큰 실망과 걱정을 해 오신 우리 지역주민들과 국민, 학부모님들, 건양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그동안 조직 내부에 쌓여 있는 문제들을 청산하고, 새롭게 변모된, 자율과 민주적 분위기가 충만한 건양 공동체로 만드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총장은 이어 "당장은 조직의 안정이 무엇보다 절실하며, 이를 위해 업무와 인사에 대한 파악이 끝나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개혁이 필요한 곳은 구성원들과 함께 의논하여 개혁 로드맵을 작성하고, 이에 필요한 조직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또 "저는 건양학원 공동체가 그 동안 이룩한 성과와 발전의 '공'과 그 과정에서 빚어진 '과'를 모두 정확하게 합리적으로 균형감 있게 평가하고자 한다"며 "공은 더욱 키워나갈 것이고, 과와 문제들은 민주적 리더십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정 총장은 '자율'과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자신의 대학운영철학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 시대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지식과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자율'과 '민주적 과정의 확대'"라면서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며,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경직되고, 하향적인 지배구조, 타율과 비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은 모두 극복해야 하는 지난 시대의 유물들"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저는 앞으로 우리 대학교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함께 에너지와 지혜를 모아 나가는 데에 제 역량과 열정을 다 쏟겠다"며 "항상, 누구든, 어디서든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내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새 건양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정연주(71) 전 KBS 사장.
 새 건양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정연주(71) 전 KBS 사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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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발표 이후 질의응답에 나선 정 총장은 건양대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우선 '이사회로부터 전권을 위임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는 설립자이면서 이번 '갑질 논란'의 장본인인 김희수 전 총장이 뒤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지역사회의 우려에 대한 질문이다.

이에 정 총장은 "저는 허수아비는 안 될 것이다, 전권은 보장받는 게 아니라 당연히 제가 전권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 건양대의 관리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 제가 전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저는 전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임기가 김희수 전 총장의 잔여임기인 1년 5개월밖에 안 되는데, 이는 지금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방편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정 총장은 "임기는 사실 처음 이사회로부터 통보를 받았을 때는 몰랐다. 나중에 알았다"며 "비록 2019년 1월 29일까지 1년 5개월이 제 임기이지만, 그 기간 동안 제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어서 공은 이어 나가고, 과는 털고 나가는 개혁을 할 것이다. 건양대에 필요한 '자율과 민주적 의사결정의 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 후에 저의 재신임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교직원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어제 취임해서 아직은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교직원 처우문제도 앞으로 면밀히 살펴보겠다. 그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히거나 인간적인 대우에 소홀했는지, 지나친 간섭은 없었는지를 살펴서 지혜롭게 잘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운영 리더십에 대해 "저는 KBS에 있을 때도 누차 강조했지만, 개인의 지혜나 리더십을 신뢰하지 않는다. 저는 집단의 지혜나 리더십을 믿는다. 혼자서 고민하면 문제에 직면하지만 주변과 논의하면 해답이 나온다. 집단의 지혜가 정말 중요하다"며 "저는 우리 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들, 구성원 모두와 함께 끊임없이 소통하고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설립된 건양대병원 노조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건양대병원은 독립된 기관으로서 제가 관리하는 영역은 아니"라면서도 "그렇다고 건양학원 공동체의 주요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남의 집 구경하듯 할 수 없는 것이다. 대화가 필요하면 대화하고, 문제가 있는지 들어보고 함께 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다만, '건양대총장 선임 과정'을 묻는 질문과 '전 KBS 사장으로서 최근 KBS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편, 정 총장은 경북 월성군(현 경주시) 출생으로 1970년 동아일보 기자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한겨레신문 워싱턴 특파원과 논설주간, 한국방송협회 회장을 거쳤으며, 2003년 4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제 15·16·17대 KBS사장을 지냈다.


태그:#정연주, #건양대, #건양대총장, #건양대 총장 갑질, #건양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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