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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원자력방전소 5-6호기 백지화 경남시민행동'은 8월 31일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원자력방전소 5-6호기 백지화 경남시민행동'은 8월 31일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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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원전 30km 이내 380만명이 살고 있다. 그린피스는 해운대 고층빌딩을 보고 미친 짓이라 했다."

"비상계획구역이 30km로 확대되었고, 부산시민 전체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4km 이내 동네 사람들의 의견만 듣고 끝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가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반대를 주장했다. 박 대표는 13일 경남대에서 열리는 '신고리5·6호기 건설 찬반 토론회' 발제를 앞두고, 12일 자료를 미리 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신고리5·6호기 찬성·반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민병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원자력공학)와 양재영 한국전력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익중 동국대 교수(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등이 토론한다.

박종권 대표는 이날 토론에 참석해 '원전 반대'를 주장한다. 그는 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은퇴 이후 환경운동에 뛰어 들었다.

먼저 박종권 대표는 "신고리5·6호기 건설 승인은 불법 투성이"라 했다. 그는 "지진 대비에 소홀했고, 안전성 검토가 미흡했다"며 "승인 심사 과정에서 위험지진을 계속 주장했고, 활성단층 62개가 있다고 했지만 무슨 소리냐며 무시당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부산지역 기자가 '서울에서 신규 원전을 짓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 하냐'는 질문에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서울에는 인구가 많아서'라 답변했다"며 "원전이 안전하다면 여의도에 지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신고리5·6호기 건설 승인 과정에서 '다수호기 위험성 평가'가 누락됐다. 캐나다는 다수호기 건설 심사를 보류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소급 적용할 필요가 없다면서 무시하고 승인했다"며 "그런데 승인 후에야 앞으로 2년에 걸쳐서 연구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주민의사 수렴절차도 미흡했다는 것. 박 대표는 "원전 비상계획구역이 30km로 확대되었기 때문에, 부산 시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그런데 신고리5·6호기 건설 승인 당시 주민 여론수렴은 4km 이내 동네사람들의 의견만 한두 차례 듣고 끝냈다"고 했다.

원전 중단하면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주장도 '거짓'이라 했다. 그는 칸 나오토 전 일본총리가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을 인용했다.

칸 나오토 전 총리는 "원전 중단하면 전기 값이 올라간다는 논란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장래의 부담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원전이 비싸다는 결론이 나와 있다. 폐기물 처리 비용이나 새로운 원전을 세우는 부담을 감안한다면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보다 두세 배 비싸다"고 했다.

박종권 대표는 "신고리5·6호기와 노후 원전 8기를 당장 폐기하고 남아도는 가스발전으로 대체하면 얼마나 전기요금이 오르는지를 계산해 보았다"면서 "가스 발전이 훨씬 싸다"고 했다.

그는 "가스 가격이 오려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가스 가격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미국과 중국에는 온 인류가 100년 쓸 가스가 매장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는 한미FTA로 미국의 세일 가스를 사줘야 우리 자동차를 팔 수 있다. 그래서 파주에 세일가스 발전소를 지었다. 미국은 가스 가격 하락으로 짓던 원전을 포기하고 있다"고 했다.

"원전 사고가 나면 보험회사는 망한다는 걸 알기에 가입 안 시켜"

'원전 사고 보험 처리'를 꺼냈다. 그는 "자동차를 운행하면 반드시 보험을 들어야 하는 것처럼, 원전도 사고 보험을 들어야 하지만 보험회사는 보험을 들어주지 않는다. 피해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고, 원전 사고가 나면 보험회사는 망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 했다.

그는 "제대로 보험을 들고 보험료를 낸다면, 1kwh에 100원 정도 내야 한다. 독일은 1kwh에 1000원으로 계산했다"며 "원전 단가가 1kwh당 68원이니까 여기에다 보험료를 보태면 168원이 되고, 이는 가스 단가보다 두 배 비싼 것이다. 한국정책평가연구원에서 계산한 원전 단가를 보면 최소 110원에서 최대 370원이다"고 했다.

박 대표는 "세계 에너지 전문가들은 향후 원전 발전단가는 계속 오를 것이고 가스발전 단가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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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안전성도 따졌다. 박 대표는 "원자력 전문가의 기술을 믿는다. 그러나 원전을 아무리 잘 설계해도 시공을 잘못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한빛원전4호기에는 망치가 들어 있었고 마지막 방호벽 격납용기에는 구멍이 숭숭 난 것이 확인되었다"고 했다. 또 그는 '안전 불감증'도 우려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재생에너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종권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재생발전 비중은 정부 발표를 보니 5% 정도이던데, 이를 15%까지 증대는 쉬울 것"이라며 "독일은 올해 4월 30일,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85% 전력을 공급한 날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IT 기술이 세계 최고에다 자본력도 풍부하다. 정부 의지만 있으면 급속도로 재생에너지 발전은 증가할 것"이라며 "조환익 전 한전 사장은 한 강연에서 한전이 전기 팔아먹는 시대는 지나가고, 태양광으로 집집마다 전기를 자체 생산해서 저장해두고 냉방과 전기자동차에 코드 꼽아 쓰는 시대가 온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태양광발전을 설치할 장소는 엄청나게 많다. 그는 "주차장이나 건물 옥상, 벽면, 휴게소 주차장, 고속도로 나들목 등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면 된다. 한국도로공사는 100% 전기 자립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고리5·6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지을 '공론화위원회'와 관련해, 박종권 대표는 "500명의 시민참여단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남녀, 지역 등을 배려한 평범한 국민들이다. 그 분들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걸맞는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며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 했다.


태그:#신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5.6호기, #탈핵경남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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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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