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시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제2본점.
 대구시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제2본점.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구은행이 최근 여직원 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이번에는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구은행이 상품권을 할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관련 투서가 들어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은행 측이 속칭 '카드깡' 등으로 매달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총무부와 검사부 직원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날 경우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항간에 대구은행 최고위층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관련 투서가 들어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내사에 들어가자 지난 2014년 취임해 올해 연임에 성공한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사퇴설도 흘러나왔다. 박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에서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를 만나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회장은 지난 21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열린 을지훈련에 앞서 전 직원들에게 "이번 사건은 직접 대응할 것"이라며 "흔들리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이번 사건이 종료되고 난 후 입장을 (거취 등을 포함한)표명하겠다"며 당장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경찰의 수사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구은행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매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구은행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매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이에 앞서 대구은행 직원들이 비정규직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박인규 회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물의를 일으킨 가해자 4명에게 파면과 정직, 감봉 등 중징계를 내렸다.

대구은행은 또 은행장 직속의 인권센터를 신설하고 사내 성희롱 관련 상담과 조사, 피해자 구제, 양성 평등을 위한 예방교육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단체 성희롱 방지교육 등의 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지역 54개 시민단체들은 대구은행 측이 내놓은 방안들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성희롱이 발생했고 누구 하나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면 근본적으로 대구은행 조직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사건은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구은행이 내놓은 대책은 실효성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황정운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장은 "대구은행의 인권센터와 노조가 직접 실태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대로 대답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은행에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실태조사와 소규모 성희롱예방 교육, 인권센터의 실효성 있는 운영 방안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매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개선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거래 중단 운동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태그:#대구은행, #비자금, #성추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