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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아름다움

조던 매터 사진책
17.08.21 18:58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1990년 가을이었다. 나는 둘째를 임신 중이었고 출장 중인 남편을 대신해서 남편의 친구인 현대무용가의
1인무용극을 보러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으로 올라갔다.
극장 로비에서 지인들과 인사를 나눈후 공연 시작 5분전에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도 극장 안에는 관객이 아무도 없었다.
공연 1분전이 되자 조명은 어두운데 그 무용가가 팬티만입고 무대위로 등장하더니
한쪽구석에서 팬티를 벗은채 준비를 하고있었다.
아뿔싸! 그 공연은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들이 극장 안으로 입장해 무대위의 벗은
무용수를 보는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컨셉의 공연이었던 것이다.
내가 극장 안으로 들어갈때 왜 아무도 말리지 않았지? 임신으로 배가 남산만한 몸으로
친구 대신 와준 친구의 아내에 대한 배려였나?
공연을 보는 내내 나는 민망함과 송구함이 겹친 불편한 마음이었는데 그럼에도
그 무용수의 벗은 몸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 후 그 친구는 무대를 떠나 불교에 귀의해 스님이 되었는데 사진가 조던매터의
새로운 사진책이 시공사에서 나왔나는 뉴스를 보니 1990년 가을 그친구가 생각이 났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도시는 춤춘다 조던매터의 사진책 표지 ⓒ 신동임

어렸을 적 갓난 아기를 보면 "꽃중에 사람꽃이 제일 예쁘지'"하던 할머니의 말씀처럼
훈련이 잘된 무용수들의 몸은 그 자체로도 예술인데 완전히 벗은 그들의 몸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사람꽃이었다.

am 1"05 뉴욕주.뉴욕.워싱턴하이츠 밤 1시 5분 뉴욕의 빛과 육체의 아름다움 ⓒ 신동임

매터의 사진책 [당신이 잠든 사이에 도시는 춤춘다] 속에는 300여명의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PM 11. 45.워싱턴 스퀘어파크 스퀘어파크의 25명의 무용수들 ⓒ 신동임

처음에는 주저하던 무용수들도 막상 실오라기 하나 없이 다 벗고나니 두려움 없이
열정을 추구하고 꿈을 향해 나가는 여정을 멈추지않는 메세지가 되었다.

이 책은 300여명의 무용수들과 그 어려운 작업을 함께한 이야기가
사진과 글로 수록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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