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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소 판결 후, 조선학원 측 변호사들이 '승소' '행정부의 차별을 사법부가 바로잡다'라는 종이를 펼치며 결과를 알리고 있다.
 승소 판결 후, 조선학원 측 변호사들이 '승소' '행정부의 차별을 사법부가 바로잡다'라는 종이를 펼치며 결과를 알리고 있다.
ⓒ 김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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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사카 지방재판소는 오사카조선학원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고교무상화 제외 취소 및 지정의무화 소송에서 오사카조선학원의 전면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19일 히로시마에서 있었던 히로시마조선학원의 전면 패소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오사카 재판의 결과를 접한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재판 결과를 연일 보도하고 있으며, 일본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사카 지방재판소의 니시다 다카히로 재판장은 "무상화에 관한 법률을 조선학교에 적용하는 것은 납치문제 해결에 방해가 되고,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는 외교적·정치적 의견에 기초해 (무상화) 대상에서 배제했다고 인정"된다며, 교육의 기회균등을 목적으로 한 "법률의 취지를 일탈해 위법이므로 무효다"라고 판결 취지를 밝혔다.

본 재판의 핵심 쟁점은 ▲ 문부과학성이 고교무상화 대상의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조선학교를 고교무상화에서 제외한 것의 위법성 여부와 ▲ 고교무상화 적용 대상 요건의 적절성 여부이다.

 승소 판결을 전해들은 관계자 및 지원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승소 판결을 전해들은 관계자 및 지원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 김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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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재판부는 적용 기준의 삭제에 대해 '규정 삭제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0년 고교무상화법 시행 후 조선학교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인 과정에서 전 시모무라 문부과학상 취임 후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규정을 삭제했고, 조선학교를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교육의 기회균등 확보와는 관계가 없는 외교적·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 측은 규정 삭제는 외교적·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또한, 무상화 적용 요건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도 원고 측의 주장을 인정했다. 교고무상화법 적용 대상의 요건이 되는 규정 제13조에서는 '취학지원금을 학생의 수업료에 관한 채권의 변재로 확실히 충당할 것'과 '법령에 근거한 적정한 학교 운영이 이루어 질 것'을 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취학지원금을 학생들의 교육비 이외로 유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가 북한과 조선총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취학지원금이 학생들의 수업료로 사용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는 조선학교가 조선총련에 '부당한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은 일본의 우익 매체인 <산케이신문>의 보도, 공안조성의 보고서, 일본인 납치문제 관련 단체 및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에서 제출한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적용 반대 성명문 등이었다.

재판부는 "보도가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라며 정부의 주장을 기각했다. 또한 재판부는 조선학교의 운영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성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조선학교가 ▲ 사립학교법에 기반해 재산목록, 재무제표 등을 작성하고 있고 ▲ 이사회 등을 개최하고 있고 ▲ 오사카 지사에 의한 조사에서 법령을 위반했다는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던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 "민족교육은 민족적 자존심 양성하는 기본적인 교육"

조선학교가 조선총련의 '부당한 지배'를 받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부는 "조선총련은 재일조선인의 민족교육 실시를 하나의 목적으로 결성되었다"라며, "조선학교는 조선총련의 협력 하에 자주적인 민족교육으로 발전시켜온 역사를 비추어 봤을 때, 이들의 관계가 부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라는 이례적인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일본정부가 주장해 온 북한과 조선총련의 조선학교과 관계와 영향을 '부당한 지배'로 규정한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조선고급학교는 재일조선인 자녀들에게 조선인으로서의 민족교육을 하나의 목적으로 하는 학교법인이므로 모국어와 모국의 역사 및 문화에 대한 교육은 민족교육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민족적 자각 및 민족적 자존심을 양성하는 데 기본적인 교육이라고 해야 한다. (중략) 북조선을 건국하고 현재까지 통치해 온 북조선의 지도자와 국가이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조선고급학교의 상기의 교육 목적 그 자체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 같은 재판부의 입장은 조선학교의 북한 및 조선총련과의 관계, 교육 내용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부당한 지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판결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500여 명이 모인 보고집회 "역사적인 판결'

 승소의 결과를 전해들은 오사카조선고교 학생들이 기뻐하며 밝게 웃고 있다.
 승소의 결과를 전해들은 오사카조선고교 학생들이 기뻐하며 밝게 웃고 있다.
ⓒ 김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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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학교 측 김영철 변호사는 결과보고에 앞서 승리의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조선학교 측 김영철 변호사는 결과보고에 앞서 승리의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 김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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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녁 오사카 히가시나리구민센터에서 보고집회가 열렸다. 전면 승소의 결과를 받아든 조선학교 측과 학생들, 지원자들 500여 명은 상기된 밝은 표정으로 집회장을 가득 메웠다. 재판 결과 보고를 위해 단상에 오른 김영철 변호사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겼다"를 힘껏 외쳤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집회장을 가득 메웠다. 김 변호사는 재판의 결과를 상세히 설명해 갔다. 승소의 의견이 하나하나 전달될 때마다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오사카 무상화재판 변호인단의 단장인 니와 마사오 변호사는 "이번 재판의 본질인 조선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조선총련에 대해 전후 역사를 통해 재판소가 판단하고 있는 점은 매우 훌륭하다"고 이번 판결을 높이 평가했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마이크 앞에 선 오사카조선고교의 학생은 "(무상화 배제는) 오사카에서 나가라. 그게 싫으면 일본학교에 다니면 되지 않느냐. 일본인으로 살아가라고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라며 그간의 심정을 밝혔다. 재판 결과를 듣고 "드디어 우리의 존재를 인정받았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항소의 뜻을 내비쳤다. 판결 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 지방재판소에서는 정부의 주장이 인정되었다. 이를 기초로 대응해 가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29일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지난 19일 히로시마 지방재판소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조선학교의 고교무상화 배제는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정면으로 배치되는 두 재판의 결과는 오는 9월 13일로 예정된 도쿄 고교무상화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소송의 쟁점과 판단.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소송의 쟁점과 판단.
ⓒ 김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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