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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창영 빈민열사 18주기 추모제가 7월 10일 낮 12시에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사무실에서 개최됐다.
 故 윤창영 빈민열사 18주기 추모제가 7월 10일 낮 12시에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사무실에서 개최됐다.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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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영 열사 18주기를 맞은 오늘, 우리는 그때와 다르지 않은 현실이 참담할 뿐입니다. 얼마 전 강북구청 용역 깡패의 살인 단속에 운명을 달리하신 박단순님의 죽음 또한 18년 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갈수록 우리 노점상에게 가해지는 치밀한 탄압과 조직된 폭력은 우리를 더욱더 삶에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1999년 대전 동구청의 노점단속에 항거하며 자신이 팔던 라이터 기름을 온몸에 붓고 분신 항거 하였다가 끝내 사망한 고 윤창영 빈민 열사의 18주기 추모제에서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김성남 지역장이 한 말이다. 김성남 지역장은 "앞으로 열사들의 뜻을 받들어, 노점상들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민중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영 열사의 약력을 보고하고 있는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김성남 지역장.
 윤창영 열사의 약력을 보고하고 있는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김성남 지역장.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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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낮 12시에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사무실에서 개최된 추모제에는 각계의 발언과 추모사가 이어졌다.

김영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은 "매년 지자체들은 중앙정부에서 지원되는 예산으로 사회적 약자인 도시 빈민 노점상들에게 무차별 폭력만 행사하고 있고, 노점단체들과 빈민단체들이 '상생해서 대화해보자'고 요구하지만, 지자체별로 꾸려진 상생협의회는 허울뿐"이라며, "노동자, 빈민, 노점상들의 단결과 연대가 열사들이 남긴 뜻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단결과 연대를 호소했다.

이대식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본부장은 "박단순 노점상에 대한 살인 폭력은 여전히 노점상들이 언제고 강제단속에 의해 목숨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정권 교체되었다고 해서 모두 거리에서 되돌아가서 정치의 구경꾼이 되거나, 투쟁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촛불로 정권교체를 이루었으나 민중의 삶이 여전히 고단하고 힘들거나, 민생의 파탄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촛불을 들 것"이라며, "그 촛불로 우리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병국 대전세종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사회에서 많은 차별이 존재하지만, 윤창영 열사의 뜻을 받아서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만들고, 가열 차게 우리의 권리를 찾는 데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대전민중의꿈 김창근 상임대표도 "현장에서 가장 어렵게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노점상들이 이제는 살만한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 뒤, "새로운 정권은 노점상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제는 헌화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생존권사수' 구호가 적힌 조끼를 입은 추모제 참석자들 사이로 윤창영 열사의 영정 사진이 보입니다.
 '생존권사수' 구호가 적힌 조끼를 입은 추모제 참석자들 사이로 윤창영 열사의 영정 사진이 보입니다.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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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영 열사는 1954년 5월 언어장애와 소아마비 2급의 중증장애인으로 태어났다. 17세부터 대전역 부근에서 노점상을 시작했다. 1991년부터 대전역 지하도에서 허리띠와 라이터를 파는 노점을 시작했다. 1999년 7월 7일, 대전 동구청은 '환경정화' 명목으로 단속반을 앞세워 폭력을 행사하며 팔고 있던 물품을 모조리 갈취했다.

윤창영 열사는 물품을 되찾기 위해 동구청을 찾아갔으나 동구청 직원들은 그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조롱과 멸시를 퍼부었다. 비인간적인 모욕을 당한 윤창영 열사는 그날 오후 5시 30분경 자신이 팔던 라이터 기름을 온몸에 붓고 동구청 앞에서 분신 항거 했다. 서울 한강 삼성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동구청의 방치로 7월 10일 오전 5시 30분경 사망했다. 이후 '윤창영 열사 분신 사망 진상규명 및 민중생존권 대책위'를 구성하였고, 장례는 7월 20일 빈민장으로 치러졌다.


태그:#윤창영, #충청지역노점상연합회, #윤창영 빈민열사, #충청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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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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