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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21
 희망21
ⓒ 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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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토론토 도심에서 열린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캐나다 거주 한인들의 진보단체 '희망 21'이 참여해 행진했다.

토론토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매년 토론토시와 캐나다 정부, 그리고 많은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수많은 단체가 참가하는 토론토에서 열리는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큰 행사다.

지난해부터 토론토 시는 6월을 프라이드의 달(Pride Month)로 지정하고 한 달 내내 다양한 퍼포먼스와 행사, 집회 등을 열어왔다.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으로 인한 차별뿐만 아니라 인종, 장애 등 다양한 층위의 소수자 이슈를 포용하고 있는 토론토 프라이드는 단지 화려하기만 한 축제를 넘어 다양한 의견과 저항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참여의 장이기도 하다.

올해로 37년을 맞는 토론토 프라이드에는 여느 해와 같이 캐나다 군(Canadian Army)을 비롯해 토론토 교육청 TDSB, 캐나다의 대표적 기독교 교단인 'United Church of Canada' 등도 참여했다. 또한 주요 관공서와 교육, 종교 단체들을 비롯해 다양한 환경단체, 이주노동자 단체, 무슬림 차별반대 운동단체와 각 소수민족 단체들이 참여해 화려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행진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프라이드를 보기 위해 도심인 'Church street'와 'Yonge street' 일대는 무지개 깃발을 든 수만 명의 인파로 일찍부터 가득 메워졌다.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관중들은 각 참여 팀에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행진하는 이와 관람하는 이 모두가 들뜬 분위기에서 행사가 이어졌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진보적인 한인들의 모임인 희망 21은 2015년부터 공식 참가단체로 토론토 프라이드에 참여해왔다.

희망 21은 캐나다 사회정의에 참여함과 더불어 해외거주 한인들로서 한국의 민주주의 성장에 기여하고자 워크샵, 이벤트, 집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있다.

'한국 내 성소수자에 연대' 마음 전하고자 프라이드 행진 참가

소리모리
 소리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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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년째를 맞는 희망21의 프라이드 참여에는 함께 하는 한인 단체들도 늘었다. 풍물패 '소리모리', '비춰주네', '천둥'이 신명나는 공연으로 행진을 리드하며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또한 한국의 많은 보수종교단체가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앞장서는 개탄스러운 현실에 반해, 캐나다 연합교회 소속의 좋은나무 한인 연합교회가 처음으로 프라이드에 참여하여 함께 행진하였다.

좋은나무교회 교인들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공동작업한 프라이드 패치워크를 만들어 배너에 달아 행진함으로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토론토 프라이드퍼레이드
 토론토 프라이드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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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21은 이번 프라이드 행진을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는 성소수자 차별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였다.

새 정부의 출범과 개혁적 인사들의 정계 등용으로 한국사회 각 분야에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현황은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인다.

특히 지난 대선 후보자 토론에서의 후보들의 '동성애 반대' 발언, 시대착오적인 군형법에 성소수자 군인에 대한 징역형 선고 등 한국사회의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뤄낸 대만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듯, 동성애를 억압하고 죄악시 하던 나라들도 점차 인권과 자유, 평등의 확장으로 나아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시계는 오히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하루속히 부당한 군형법 92조 6의 폐지를 비롯한 성소수자 차별 금지에 새 정부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프라이드를 마치고
 프라이드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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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민족 다국적 특성이 강한 토론토에서 희망21이 인권과 평등, 다양성을 외치며 프라이드에 참여한 것은 만연한 차별과 혐오가 비단 성소수자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들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토론토 한인들은 소수민족 이민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참여했다. 토론토 한인들에게 이번 프라이드는 인종, 난민, 장애, 여성, 성적 지향성 등에서 비롯한 모든 차별과 불평등에 반대하며 이들 모두와 함께 평등이라는 가치를 조금씩 넓혀가기 위한 연대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프라이드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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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한사람 한사람이 내딛었던 걸음이 고국에서 평등을 위해 싸우는 분들에게 작은 응원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원한다.


태그:#프라이드퍼레이드, #희망21, #좋은나무교회, #소리모리, #동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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