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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 마스지드의 역사

자메 마스지드 평면도와 세부 사진 그리고 동선
 자메 마스지드 평면도와 세부 사진 그리고 동선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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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 마스지드는 이스파한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이다. 그리고 이슬람 사원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건축물이다. 그것은 10세기 초 부이왕조(Buyid Dynasty)시대부터 19세기 카자르왕조 시대까지 건축양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자메 마스지드 자리에는 원래 사산제국 시대 불의 사원이 있었다고 한다. 8세기 들어 그것을 헐고 아랍식 사원이 처음 지어졌다.

이 사원을 지은 사람들은 티란족(Tiran tribe)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부이왕조 때인 908-932년 현재 자메 마스지드의 토대가 만들어졌다. 기도실, 안마당, 담장으로 이루어진 사원이었다. 여기에 도서관, 명상센터(Khanqah: Spirituel center), 카라반사라이 등이 더해져 이스파한 구시가지의 중심이 되었다. 11세기에서 12세기 초에는 셀주크왕조에 의해 사원이 확장되었다. 이때 만들어진 대표적인 건물이 남쪽과 북쪽의 돔이다.

자메 마스지드 안마당과 두 개의 이완
 자메 마스지드 안마당과 두 개의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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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2세기 초 이스마일계열 시아파 국가에 의해 자메 마스지드가 불타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남쪽과 북쪽 돔은 살아남았고, 무함마드 타파르(Muhammad Tapar)와 아흐마드 산자르(Ahmad Sanjar)가 통치하던 12세기 전반, 네 개의 이완이 있는 전형적인 페르시아 사원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 후 일한국, 무자파르왕국, 티무르제국, 사파비제국을 거치며 이완, 기도실, 마드라사, 미나레트 등이 확장 또는 리모델링되었다.
 
현재 자메 마스지드는 면적이 2만㎡가 넘는다. 그리고 이맘광장이 세워지는 1600년대 초까지 자메 마스지드 지역이 도시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자메 마스지드에서 이맘광장에 이르는 옛길 주변은 현재도 이스파한의 역사를 대변하는 건축물이 가득하다. 이스파한의 자메 마스지드는 페르시아 양식의 전형적인 이슬람 사원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마스지드 안마당에서 사방의 이완 살펴보기

사파비시대 사각 광창
 사파비시대 사각 광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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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 마스지드에 가려면 키암광장(Qiam square)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자메 마스지드에는 8개의 문이 있다. 그렇지만 현재는 하텝(Hatef)도로와 연결되는 동쪽 문만 개방되어 있다. 동쪽 정문은 카자르시대 만들어졌으며, 자메 마스지드 건축물 중 가장 최근에 조성된 것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 역사전시실이다. 이곳에는 마스지드의 역사와 공간구성을 보여주는 그림과 조형이 있어, 마스지드의 역사를 이해하고 동선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전시실에서 동쪽 이완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1300년대 무자파르왕국 시대 만들어진 기둥 사이를 지나게 된다. 기둥의 아래 부분은 둥글고, 윗부분은 네모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지붕에는 광창(光窓)이 나 있는데, 8각을 기본으로 별 모양의 장식을 덧붙였다. 또 다른 4각의 광창은 후대인 사파비시대 작품으로 보인다. 그것은 알리 카프 궁전의 뮤직홀 천정과 같은 양식이기 때문이다.

안마당의 카바와 남쪽 이완
 안마당의 카바와 남쪽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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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또한 사파비 시대 미흐랍이 있다. 이곳에는 원래 셀주크 시대부터 미흐랍이 있었고, 일한국 시대를 거치면서 동시대 양식이 가미되었다. 그러므로 현재 이 미흐랍은 대표적인 세 시대의 특징이 가미된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운데 아래 부분의 부조조각은 셀주크 양식으로, 윗부분의 타일조각은 사파비 양식으로 보인다.

이들을 보고 어두운 실내를 벗어나면 안마당(Courtyard)로 나오게 된다. 안마당은 가로 80m, 세로 60m의 직사각형으로 남북이 길다. 안마당 한 가운데는 대리석으로 만든 두 개의 연못이 있다. 그 중 하나에 단 모양의 카바(Kaaba)를 만들어 놓았다. 카바는 메카에 있는 하람(Haram) 마스지드의 안마당 한가운데 있는 성전이다. 이곳의 카바 모양 구조물은 실제 메카로 순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시아파 교도들은 이곳을 방문해 기도함으로써 메카를 순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네잠 알 몰크 돔
 네잠 알 몰크 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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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카바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네 개의 이완을 볼 수 있다. 방금 나온 동쪽의 이완은 타일이 다 떨어져 나가서 벽돌색이다. 서쪽의 이완은 문 위에 기도시간을 알리는 마체네(Maazeneh)가 있다. 마체네는 일한국 시대 만들어져 몽골양식이 느껴진다. 남쪽의 이완은 양쪽으로 두 개의 미나레트가 있어 두드러진다. 이것은 높이가 35m로 15세기 후반 만들어졌다고 한다.

남쪽 이완 뒤쪽에는 네잠 알 몰크(Nezam al Molk) 돔이 있는데 안마당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돔은 셀주크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11세기 쿠파체 글씨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돔의 지름이 13.5m나 된다. 북쪽의 이완은 무까르나스 장식이 별로 없는 깊고 단순한 문 양식이다. 14세기에 이완 안쪽으로 기도실이 길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기도실 뒤쪽으로 1088년에 만들어진 타지 알 몰크(Taj al Molk) 돔이 있다. 이 돔의 지름은 9m로 네잠 알크 몰크 돔에 비해 크기가 작은 편이다.

마스지드 내부 속속들이 들여다보기

타지 알 몰크 돔 내부
 타지 알 몰크 돔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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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북쪽 이완 안으로 들어간다. 원통형으로 이루어진 기둥과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기도실을 지나 타지 알 몰크 돔 쪽으로 간다. 벽에는 격자무늬 창이 있고, 천정 쪽으로는 채광창이 있어 실내가 그렇게 어둡지 않다. 벽돌로 만든 벽에는 아치형 장식을 만들고, 그곳에 아라베스크 문양과 쿠파체 글씨를 새겨 넣었다. 한 마디로 고색창연하다.

타지 알 몰크 돔은 위쪽에 뾰족한 양파형 돔이 있고, 그 아래 8개의 환면(環面: Ring)이 원형을 받치고 있는 형태다. 안에서 보면 8개의 환면이지만 밖에서 보면 16개의 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돔이 높이는 20.6m라고 한다. 돔이 있는 공간은 기도 목적보다는 황제의 대기실 또는 휴게실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일부 학자들은 정치적인 목적의 집회장소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올제이투실의 미흐랍과 민바르
 올제이투실의 미흐랍과 민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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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돔은 지난 900년 이상 균열이나 손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정교하고 완벽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네잠 알 몰크 돔을 만들며 축적된 기술이 좀 더 완벽하게 구현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타지 알 몰크 돔을 수학적으로 가장 완벽하고, 미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건축물이라고 말한다. 

돔에서 이완 쪽으로 나오다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긴 복도를 통해 서쪽 이완으로 이어진다. 중간에 격자창문과 독특한 벽장식을 볼 수 있다. 이들을 지나면 이완에 닿기 전에 울제이투(Oljeitu)실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일한국의 황제이던 울제이투의 명령으로 1310년 만들어진 미흐랍이 있다. 그리고 미흐랍의 양쪽에 동시대 만들어진 민바르가 있다.

미흐랍 상단부 장식과 글씨체
 미흐랍 상단부 장식과 글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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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흐랍은 페르시아식 스타일에 동양적인 장식을 보여주고 있다. 벽을 2중의 아치로 장식하고 사각형으로 감싸고 있는 것이 페르시아식이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를 글씨로 장식을 했다. 이곳에 쓰인 글씨가 나스크체로 꾸란의 구절을 담고 있다. 여기서 동양적인 장식이란 꽃, 잎, 넝쿨손 같은 좀 더 구체적인 문양을 말한다.

그런데 나스크체 글씨의 균형과 비례가 완벽하기 이를 데 없다. 서예에서 말하는 패턴과 간격이 정교하기 이를 데 없다. 미흐랍 양쪽의 민바르는 목재로 만들어졌다. 계단이 있는 의자형 설교대로, 오른쪽 민바르가 더 오래되었다. 두 민바르는 목재에 새긴 장식도 다를 뿐 아니라, 계단의 수도 다르다. 오른쪽 것이 7개라면, 왼쪽 것은 5개이다.  

자메 마스지드를 나오며

마체네가 있는 서쪽 이완
 마체네가 있는 서쪽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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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제이투실을 보고 나면 자연히 서쪽 이완을 나오게 된다. 실내의 어두운 세상에서 다시 밝은 바깥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앞으로 카바 모형이 보인다. 이곳에서 우리는 남쪽 이완으로 향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곳의 문이 닫혀 있다. 안으로 들어가 네잠 알 몰크 돔 내부를 살펴보아야 하는데 안타깝다.

자료를 보니 돔은 아래에서 위로, 4각형, 8각형, 20각형을 거쳐 원형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돔의 모형은 뾰족한 양파형이다. 그런데 타지 알 몰크 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뾰족한 돔 모양을 하고 있다. 그것은 네잠 돔의 지름이 타지 돔보다 길기 때문이다. 돔의 내부를 볼 수 없는 우리는 그 대신 이완의 내부 인테리어와 타일 장식을 자세히 살펴본다.

남쪽 이완
 남쪽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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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의 내부 인테리어가 동서남북 네 이완이 다 다르다. 그 중 서쪽과 남쪽 이완의 유사성이 가장 크다. 그것은 셀주크시대 양식을 따르면서 사파비시대 보완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이는 남쪽 이완의 내부 인테리어가 이중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남쪽 이완이 예술적으로 더 아름다워 보인다.

남쪽 이완의 내부 인테리어는 미나레트와 같이 15세기 후반 만들어졌다. 그리고 타일 장식과 글씨는 17세기 중반 사파비시대 작품이다. 타일의 색은 파란색, 녹색, 갈색, 살색, 흰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글씨, 꽃, 잎, 넝쿨 무늬가 이들 색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문양을 이뤄내고 있다. 글씨는 나스탈릭체로 보인다.

일한국시대 미흐랍
 일한국시대 미흐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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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메 마스지드를 나오기 전, 동남쪽 회랑에서 일한국시대 만들어진 또 하나의 미흐랍을 살펴본다. 이것은 복도 벽에 만들어져 사제와 신도들이 수시로 경배할 수 있도록 했다. 미흐랍의 벽토의 장식이 아주 뛰어난 편이다. 그런데 관리는 조금 소홀한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처음 들어온 동쪽 이완을 통해 자메 마스지드를 빠져나간다. 다음 행선지는 이스파한의 젖줄 자얀데강이다.


태그:#자메 마스지드, #4개의 이완 , #2개의 미나레트, #2개 돔, #미흐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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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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