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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국정원 개혁 방안에 대해 묻는 청문의원들에게 “앞으로 국가정보원은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국정원 개혁 방안에 대해 묻는 청문의원들에게 “앞으로 국가정보원은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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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에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국정원장 지명 이후 문 대통령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국정원장) 후보자 입장으로서, 그런 지침을 받은 적은 없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제일 중요한 건 북한 핵 문제"라면서 "제 입장에서도 핵 문제에 대한 전환점이 없으면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10일 국정원장 지명 발표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에게 시급한 안보 위협이 되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다"면서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꺼내는 것은 조금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소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매우 낮출 수 있는 등 조건이 성숙되면 평양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 해외안보정보원으로 전면개편 ▲ 국내정보수집 업부 전면 폐지 ▲ 수사기능 폐지 ▲ 대공수사권 국가경찰 산하 안보수사국으로 이관 등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관련 대선공약 이행 문제도 쟁점이었다.

서 후보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이행할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나 장소적으로 국내 정보와 해외정보를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 속에 살고 있다", "문 대통령과 정부가 반드시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치와 관련된 정보수집 행위, 선거개입, 민간인 사찰 등 이런 행위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하거나, 또 "대공수사권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면 수사를 잘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공수사를 가장 잘 할 기관은 국정원이 맞다"고 답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리 보낸 서면답변서와 오늘 답변이 좀 헷갈린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이후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재차 "대통령 공약은 이행될 것"이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국정원 출신 이철우 "미국, 해외-국내 정보 총괄하는 국가정보국 신설"

이철우 국회정보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국정원의 해외정보원 개편 문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이철우 국회정보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국정원의 해외정보원 개편 문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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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정원 출신인 이철우 국회정보위원장은 '국정원의 해외정보원으로 개편' 문제에 대해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이 9.11테러를 막지 못했는데, 해외와 국내 정보 수집 분리가 그 원인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오자 해외와 국내 정보를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을 신설했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또, '대공수사권의 경찰이관'에 대해서도 "국정원법에 명시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 합의로 개정되지 않으면 고쳐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 선서하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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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후보자는 "정보수집과 사찰, 개입은 사실상 종이 한 장 차이 문제인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굉장히 고민되는 부분"이라면서 "취임하면 자문위원회나 개혁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여기서 내외 전문가의 고언과 말씀을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또 "일반 사회 현안을 계속 청와대에 보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지금 이자리에서 원칙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 후보자는 대북관련 업무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으며, "당시 교류했던 북한 인사들이 지금도 고위급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책임있는 위치에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북한이 지난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에 대해서는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도 남북대화나 북한에 대한 인도적지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화가 쉽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계속 촉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병기 "서 후보자 6번 신원재검증 받아...북한 파견때는 유서 쓰고 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개인 신상 문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질의하는 김병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개인 신상 문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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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후보자의 개인 신상 문제와 관련해서,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장 후보자 본인보다 어떤 면에서는 본 의원이 후보자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국정원에서 약 28년 동안 근무하면서 본 의원에게 몇 번이나 신원 재검증을 받았는지 혹시 아느냐"고 물었다. 서 후보자가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적어도 여섯 번"이라면서 "4급이후 진급할때는 계속 신원재검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은 서 후보자에 대해 "북한에 파견될 때마다 가혹한 사상검증을 받았다"면서 "(1996년에 북한 경수로 사업 직원으로 신포지구에 파견될 때) 담담하게 유서 쓰고 가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때는 굉장히 엄중한 시기여서…"라고 답했다.

서 후보자는, 2008년 국정원 퇴직후 4개월 뒤 삼성경제연구소 비상근고문으로 근무한 것과 관련해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국정원장을 그만둔 뒤에 다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오라고 하면 가겠느냐"는 질문에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했다. 국민들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국정원장까지 지낸 분이 개별 기업 고문으로 가는 것은 부적절하죠?"라는 질문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랄까, 사회적 책임기준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태그:#서훈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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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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