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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이나 좋았을까

17.05.28 10:51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이사 가던 날 뒷집아이 돌이는 ~ 각시 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 장독 뒤에 숨어서 하루를 울었고 탱자나무 꽃잎만 흔들었다네 ~ 지나버린 어린 시절 그 어릴 적 추억은 ~ 탱자나무 울타리에 피어 오른다~"

산이슬의 <이사 가던 날>이다. 이사 가던 날 뒷집아이 돌이가 평소 각시 되어 놀았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장독 뒤에 숨어서 하루를 울었다는 가사가 압권인 이 가요는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노스탤지어(nostalgia)의 감흥까지를 선사한다.

그러나 이처럼 순수한 이사가 아니라 '위장전입'이라고 하면 문제와 정서까지 확 달라진다. 주지하듯 요즘 사람들, 특히나 집단거주 형태인 아파트라고 하면 옆집에 누가 이사를 와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과거엔 떡돌림이라도 하면서 인사를 했지만 요즘엔 그마저 실종되어 당최 보기가 힘들다. 더욱이 그 이사의 경우가 아파트 투기 성격의 불순한 동기라고 한다면 그 정도는 더하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진통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 있어서도 위장전입이 문제로 불거졌다. 김상조 후보자는 자녀교육을 위해 두 차례 위장전입한 전력이 있으며, 강경화 후보자의 경우엔 청와대가 먼저 위장전입 시인이란 방식을 취하는 일종의 선공(先攻)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에 따른 야권의 공격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줄줄이 예정된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봐주기 검증은 없다며 잔뜩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진즉부터 '대통령의 공직 배제 5대 원칙'을 내세웠다. 여기엔 위장전입과 병역기피, 그리고 세금탈루 외에도 부동산투기와 논문표절이 포함된다. 따라서 위장전입으로 말미암아 자칫 공직임명에서 낙마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은 인사들의 이에 대한 대처가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개인적으로 이사를 수도 없이 했다. 이는 내 집이 없었기에 월세 내지 전세로 거주하다가 집주인이 세를 올리는 따위의 횡포(?)를 부리는 경우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껏 단 한 번도 위장전입으로 인한 부동산투기 역시 그걸 해본 '역사'마저 전무하다.

하여 이 부분을 보자면 법치를 준수한, 그래서 표창 받아 마땅한 국민인지 아니면 지지리도 무능하여 남들은 다 한다는 위장전입조차 못한 멍청이인지도 모르겠다. 지인들 중 일부가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로 돈을 벌고, 아파트의 평수까지 넓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여전히 그러한 부분엔 관심도 없거니와 그럴 깜냥조차 없다. 야권의 송곳 검증이 어느 정도까지일지 국민적 관심이 최고조인 즈음이다. 여하간 위장전입은 지난 정부와 정권에서도 숱한 인사들을 낙마시킨 '뜨거운 감자'였다.

위장전입과 위장전출이 아닌, 그래서 이사 가던 날에 뒷집아이가 헤어지기 싫다며 엉엉 울기까지 했었다면 오죽이나 좋았을까. 

덧붙이는 글 | 없음



태그:#위장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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