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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후보 지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후보 지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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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지난 2007년 신고한 재산을 보면 흥미로운 내역이 발견된다. 국가정보원 3차장(2006년 11월~2008년 3월)이었던 서 후보자는 5만3200주의 주식을 신규 재산으로 등록했다. 국정원 고위간부 시절에 '스터링테크'라는 기업의 비상장주식 5만3200주를 2666만 원에 샀다고 신고한 것이다.

최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를 보면, 서 후보자의 주식투자 금액은 지난 2007년 2666만 원에서 6748만여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투자 종목도 1개(스터링테크)에서 제이엠아이와 안랩, 바이로매드, 후성, KB금융지주 등 8개로 늘어났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한 스터링테크가 어떤 기업인지 관심이 쏠린다. 

열회수식 환풍기 제작업체, 2014년 해산... "친구 권유로 투자" 

스터링테크는 지난 1992년에 설립된 열회수식 환기장치 등을 제작·판매하는 기업이다. 스터링테크 등기부등본을 보면 에너지회수형 환풍기 제작·판매 외에도 기계설비공사, 부동산 매매·임대업, 무역(전자부품 등) 등을 사업분야로 적시해놨다.

스터링테크는 1주당 500원, 총 400만240주의 보통주를 발행했고 발행한 주식가치는 총 20억12만 원이었다. 취업정보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송우섭 대표와 송문섭씨, 이옥순씨가 각각 57.8%와 12%, 7%의 주식을 보유했다.

송우섭 대표는 열회수식 환기장치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송 대표가 개발한 환기장치는 통풍팬 등 기존 환기장치와는 완전히 다르다. 건물 내부의 냉·난방 온도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신선한 외부공기만을 끌어들여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바꿔주는 장치였다. 지난 1995년 이러한 최첨단 환기장치를 국산화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2002년 8월 6일자 <전자신문>은 "그의 제품은 경이적인 96%의 열효율을 나타냈고 한국·일본의 미군부대에 독점납품되기에 이르렀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사용하는 스터링엔진의 열교환 기술을 응용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스터링테크는 2014년 12월 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터링테크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상법 제520조의2(휴면회사의 해산) 제1항에 의해 해산됐다. 스터링테크의 경영이 악화돼 부도를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친구의 권유로 스터링테크에 투자했지만 회사는 경영악화로 폐업된 상태"라며 "후보자와 송우섭 대표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다. 주식을 사들인 정확한 시기는 답변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서 후보자는 국정원 정보관리실장과 대북전략실장으로 근무했다.

서 후보자는 지난 2007년 스터링테크 주식을 처음 신고한 이래 회사가 해산된 이후에도 주식을 보유해왔다. 이와 관련, 서 후보자쪽은 "주식이 무가치한 상태이나 청산종결 전까지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등록의무가 있어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용인 단독주택 관련 "친구들과 전원주택용으로 토지 매입"

한편, 서 후보자는 국정원 간부로 근무하고 있을 때 스터링테크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현재 용인 단독주택 부지도 매입했다.

서 후보자는 지난 1996년 10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부 동백동 73-156번지 땅을 사들인 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지었다. 대지 면적은 483㎡(146평)이고, 건물 면적은 269.2㎡(81.6평)이다. 2007년과 2008년 공시지가 기준 신고가액은 각각 3억3400만 원이었고, 최근 인사청문회 자료에서는 4억17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서 후보자가 용인 단독주택 부지를 사들여 집을 지을 당시 그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북한현지사무소 대표였다(1996년~1999년).

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관계자는 "1996년 친구들과 함께 전원주택용으로 토지를 분할 매입했다"라며 "당시 매입가는 1억여 원 정도였고, 1997년에 건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였던) 동백지구가 개발된다는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고, 동백지구와도 좀 떨어져 있다"며 "집값이 그리 많이 오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태그:#서훈, #스터링테크, #비상장주식, #용인단독주택, #동백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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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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