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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면담, 로봇이 대신 이끌다?

'면담하는 로봇'이 고안된 이유와 그 한계점
17.05.25 19:51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영화 <도가니>에서 장애 아동이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삼거리픽쳐스, 판타지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과정이 바로 '면담'이다. 아동 면담의 경우에는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면담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피면담자인 아동은 낯선 공간에서 낯선 면담자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실에 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이때 면담자는 아동이 면담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서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하지만 면담자도 사람이다 보니 면담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르고 부정확한 진술을 얻어 내고는 한다. 반복적인 질문을 하거나 강제 선택형 질문을 제공해서 오염된 진술을 얻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권위적이거나 위압적인 태도를 보여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얻기도 한다.

영화 <빅 히어로>에 나오는 힐링로봇 '베이맥스'와 로봇 전문가 '히로' ⓒ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 바로 '면담하는 로봇'이다. 실제 <2017 Human-Robot Interaction Conference>에서 한 연구진은 학대받은 아동들을 진술 조사할 때 로봇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로봇은 앞서 언급한 실수들을 저지르지 않고 항상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면담자가 아동의 진술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으므로 아동 면담에 로봇을 응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로봇이 면담을 이끄는 것에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사람 면담자만이 할 수 있는 '라포 형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동 조사 시 라포 형성은 진술의 신빙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면담 시작 전에 질 좋은 라포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과학기술로는 로봇과 아동 사이에서의 라포 형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서 로봇의 상용화 문제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면담하는 로봇에게 한계점이 있다곤 하나 아직 초기 단계기 때문에 어떻게 발전할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AI 기술이 발달하여 로봇이 사람의 판단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지금, 미래의 언젠가는 로봇도 아동과 라포를 형성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먼 훗날 아동이 면담하는 상황에서 아동과 로봇 사이에서 신뢰 관계가 형성돼 신빙성 있는 진술을 얻는 장면을 작게나마 상상해본다.

관련 논문
▶ A Robot Forensic Interviewer : The BAD, the GOOD, and the Undiscove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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