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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가 도와주세요(혹은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앞에는 넓은 밭이 공터처럼 펼쳐져 있다.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가 도와주세요(혹은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앞에는 넓은 밭이 공터처럼 펼쳐져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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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9시 40분 무렵, 충남 홍성군 홍성읍의 한 아파트에서 112로 신고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해당 아파트 인근에서 '7~10세가량의 여자아이가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는 내용의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은 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지목된 장소와 인근의 밭과 야산, 해당 아파트 단지 등을 수색했지만 별다른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홍성경찰서 관계자는 "아이가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이라면 상식적으로 실종 신고가 들어 와야 하는데, 실종 신고도 없다"라며 "경찰 타격대와 강력팀, 형사팀, 소방관까지 동원해 주변을 수색했지만 끝내 아이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낸 소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주변의 아파트에서도 최근 단지 내 방송을 통해 각 가정에 실종 아이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22일 현재까지도 실종 아이에 대한 제보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21일, 해당 사건을 오인신고로 보고 일단 수색을 종료한 상태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해당 아파트 근처의 밭에서는 한 중년 남성의 변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변사체는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때문에 주민들은 마을에서 흉흉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또 있다.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에 넓은 밭과 공터가 존재한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는 CCTV가 없다. 만에 하나 공터(밭)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주민들이 쉽게 알아채기가 어려울 수 있다.    

22일 오후 4시, 신고가 들어온 해당 아파트 단지 주변을 수소문했다. 밭일을 하던 한 주민은 "며칠 전 의경들이 밭을 수색하며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며 "경찰이 여자아이가 도와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를 한 주민이 살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 K씨도 "소식을 듣고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주민들은 서로에게 조심해라, 아이들 잘 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CCTV가 있었다면, 사실 확인할 단서라도 찾았을 텐데

주민들도 해당 신고가 오인신고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슷했다. 다만 아이가 안전한지, 아이의 다급한 소리가 실제로 나긴 한 것인지 단서를 찾아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주민 B씨는 "주변에 ㅊ대학이 있어서 저녁이면 학교로 운동을 다니는 주민들이 많다"며 "신고가 되었다는 시간에 주변을 지나갔지만 길이 엇갈린 것인지, 그런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주변에 CCTV라도 있었다면 단서가 될 만한 상황이 포착되었을지도 모를 텐데 소문만 무성하니 뭔가 개운치가 않은 느낌"이라며 "무엇보다도 아이에게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주변의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Y씨도 "길가에 가로등이 있기는 하지만 밤에는 주변이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라며 "CCTV라도 설치가 된다면 그나마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CTV 설치 권한이 있는 홍성군청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성군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밭도 있고 아파트 단지도 들어서 있어 범위가 상당히 넓다"면서도 "올 하반기와 내년쯤 해당 아파트 인근에 3-4개의 CCTV를 집중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오인신고 , #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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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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