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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영령과 민주화열사가 묻혀있던 망월동 제3묘원의 설경(199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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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의식, 즉 장례는 죽음에 대한 해결의지를 표현한다. 문화적 절차로써 죽음은 수용되지만 그 깊은 곳 수용의 이면에는 '죽음의 부인'이 숨겨져 있다. 이렇듯 망자를 보내는 살아남은 자들의 의식은 '수용'과 '부인'의 경계 속에서 경건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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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리다 집앞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임신 8개월의 고 최미애씨 파묘하기 직전 마지막 제사를 올리고 있는 가족(199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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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980년 5월, 황망하게 준비되지 않은 죽음을 맞은 시민들은 망월동 광주시립묘원 제3묘역에 묻힌 '이름 없는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예의조차 차릴 수 없었다. '폭도'의 이름으로 묻혀버린 그들의 주검이 다시 수습되던 날, 숨죽여왔던 슬픔과 분노를 다시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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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고 윤상원씨 묘를 파묘할 때 관심을 보이는 언론과 시민들(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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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차, 손수레에 실려와 아무렇게나 묻혔던 희생자들의 처참한 모습이 드러났다. 총상으로 부서져버린 뼈 조각, 풀뿌리에 얽힌 사지, 그날의 분노와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던 시계, 만년필, 동전, 태극기 등이 처연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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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하기 위하여 구묘역에서 수습한 유골을 잠기 건조시키고 있는 모습(199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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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지지 못한 진실에 대한 아쉬움 속에서도 그들의 희생을 민주주의의 희망이자 새로운 씨앗으로 잉태하자며 이뤄진 신묘지로의 이장은 새로운 다짐임에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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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월동 구묘역에서 유골을 수습한 후 관에서 나온 태극기를 펼쳐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고 김형영씨 가족(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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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몸의 희생으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 희생하겠습니다, 하느님 도와주소서, 모든 것을 용서하시고 세상에는 관용과 사랑을..." 당시 24살 고아출신 故박용준의 유필을 떠올리며 37년이 지난 오늘, 그날 희생당한 이들과 유족들의 고단한 삶에 깊이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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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하기 위한 '이장 개토제'를 마친 광주민중항쟁 유족회 회원들(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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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후 급하게 조성된 묘역, 옛 5·18묘지는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을 제공하며 회한의 터로 자리매김 되었고 그 후, 17년의 세월은 학살의 기억을 해원의 터로 승화시킨다. 그리고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함으로써 서러운 '학살'로부터 살아남은 자를 위한 씻김의 해원공간으로 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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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러운 한이 서린 망월동 구묘역에서 수습된 유골을 안고 국립5.18민주묘지로 향하는 유가족들(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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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못 다한 죽음의 예를 다시 올린 그날로부터 꼭 20년이 흘렀다. 새로운 묘지에 담아낸 다짐은 얼마나 우리 세상을 바꿔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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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습된 유골을 국립5.18민주묘지로 이동하기 위하여 준비한 장의차(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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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깨어나서 외치는 끝없는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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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묘역에서 수습된 유골과 영정을 앞세우고 신묘역으로 걸어가는 모습(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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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되는 희생자의 관에 태극기를 덮고 하관예절을 하고 있는 모습(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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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묘역에서 이장을 마친 국립5.18민주묘지 전경(199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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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기념재단 초대 임무택사진전
[1997 望月] ▶주 최 : 5.18기념재단
▶후 원 : 광주광역시 5.18기념문화센터
▶장 소 : 5.18기념문화센터 1층전시실
▶기 간 : 2017년4월21일~6월13일
▶오픈식 : 4월25일(화) 오후5시
임무택의 경력
▶1998. 광주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졸업
▶2001. 광주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졸업
▶2002. 광주비엔날레 projectⅣ 참여
▶2005. [도시광주 어제와 오늘]전 참여(광주시립민속박물관)
▶2016. [사람사는광주] 다큐멘터리 제작(광주광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