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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즘(McCarthyism)은 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반공사상이다. 당시 미국의 보수당인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던 J. R. 매카시는 '국무성 안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발언을 하였다. 그는 국무부의 진보적 성향을 띤 100여 명에 대해 추방을 요구함과 함께 많은 지도층 인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공격하였다. 하지만 매카시는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그가 말한 공산주의자가 누구인지 전혀 밝혀내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와 같은 공산주의자 사냥을 빗댈 때 '매카시즘'이라는 용어를 쓴다.

'주적'발언으로 논란이 된 대선 2차 토론회는 매카시즘을 연상케 했다. 보수당인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주적인가'라고 물었고, 문재인 후보는 '그런 규정은 남북간 문제를 풀어가야 할 대통령으로서는 할 일이 아니며, 국방부가 할 일'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에서는 때아닌 사상을 들먹이며 문재인 후보에게 빨간 옷(Red)을 입히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을 이용해 진보주의 자체에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를 자극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돌리기 위한 꼼수이다.

유승민에게 되묻고 싶다

현대 사회학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독일의 막스베버(Max Weber)는 정치인의 자질로 특히 '책임윤리'를 강조했다. 책임윤리는 베버가 신념윤리에 대치하여 사용한 개념이다. 신념윤리는 행위의 동기가 되는 선한 의지만이 문제가 되는 데 반해, 책임윤리는 신념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견할 수 있는 행위의 결과에 엄격한 책임을 지우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인은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아 '공권력'을 다루는 엄중한 위치에 있다. 공권력은 국민에게 명령하고 강제할 수 있는 권력으로 합법적인 폭력 수단이기에, 정치인은 그들의 말과 행동에 있어 항상 책임윤리 의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북한을 주적이라 규정하고, '전쟁'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내뱉는 정치인들에게 묻고싶다. 도대체 당신들에게 '책임윤리'라는 것이 있느냐고. 무모한 신념에 찬 가벼운 혀가 북한을 도발하게 만들고 남북관계를 긴장관계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결과까지 고려한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 전쟁에 대한 책임은 그들이 떠맡는 게 아니고 무고하게 희생 될 국민들이다. 그러한면에서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국가의 수장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책임윤리가 뒷받침 된 신중한 발언이다.

때아닌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종북몰이는 유일한 분단국가의 비극인지, 선거철 마다 되풀이 되는 지겨운 희극인지 헷갈린다.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이끈 시민들이 어처구니 없게도 전두환 정권의 부역자인 보수당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뽑았던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명한 촛불 시민들의 염원이 계속해서 빛을 발할 수 있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네이버블로그 <느리게 걷는 여자>에 함께 게시한 글입니다.



태그:#문재인, #주적, #매카시즘, #정치인자질, #책임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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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강물처럼~! 글과 사람과 삶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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