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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왜 참패했나?

아니면 말고?
17.04.23 09:38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고운 꽃 한 송이 숨어 있었네 그대 같은 사람 보지 못했네 ~ 햇빛에 가려진 저 그늘 속에서 생명 꽃 피었네 ~ (중략) 내 사랑 내 사랑 받아주오 장미꽃 한 송이 ~"

오승근의 <장미꽃 한 송이>다. 5월 9일의 이른바 '장미대선'을 앞두고 대선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한 즈음이다. 이들 대선 출마자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찾은 지역에서 각종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런 구태는 한 표라도 더 잡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한 공약은 과연 얼마나 될까 라는 부분에 이르면 그들의 사자후는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이란 생각에 발길이 머물게 된다. 이를 모두 거론한다는 건 물리적으로도 힘들기에 교육 부분만을 살펴보겠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이하 '후보' 생략)는 고교까지 공교육비용 국가 부담을 공약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는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국가 지원을, 국민의당 안철수는 교육부 폐지와 학제개편을 약속했다.

바른정당 유승민은 대학별 논술 폐지에 이어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정의당 심상정은 유아 3년 공교육 학제 포함과 고교 무상교육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의 남발은 재원 조달 계획 등이 불분명한 까닭에 실현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시각이다.

주지하듯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저조한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비의 과도한 부담 역시 크게 작용하는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한 해 총 사교육비는 무려 30조 원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는 바로 '과외 공화국'에 다름 아니다.

지난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는 이른바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라는 거창한 경제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현실은 과연 어떠했던가? 만만한 게 뭐라고 애먼 담배 가격만 잔뜩 올려 흡연자들을 골탕 먹였지 않았던가.

지난해 정부가 우리나라 흡연인구 약 890만 명으로부터 거둔 담뱃세는 무려 12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담배는 부자일수록 멀리 하는 반면 가난한 노동자들은 더 피운다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을 익히 알면서도 얼추 기습적으로 갑 당 2,000원씩이나 올린 박근혜 정부는 결국 2016년의 4.13총선에서 참패라는 부메랑의 자충수를 둔 셈이 됐다(이는 물론 필자만의 편견일지는 몰라도). 사족이겠지만 담배 값 인상 당시 선거가 있었다면 인상은 단연코 없었을 것이었다. 

요즘 부정청탁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1T1F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참고로 1T1F(1table 1flower)는 '한 테이블 위에 꽃 한 송이를'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1T1F 운동에서 빠질 수 없는 꽃이 바로 장미(rose)다. 장미를 받으면 누구라도 좋아한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거는 후보라야 만이 그 장미처럼 만인에게서도 신뢰와 환영을 받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거창한 공약(空約)은 이제 그만 하자.  

덧붙이는 글 | 없음



태그:#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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