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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안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생명이 존중 받고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 안철수 '생명이 존중 받고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만들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안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생명이 존중 받고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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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더불어민주당)·안철수(국민의당)·심상정(정의당) 대통령 후보의 '2017 대선후보 국민 생명안전 약속식' 메시지에서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약속식은 크게 세 가지 주제(▲ 세월호 ▲ 가습기 살균제 ▲ 삼성 직업병)로 진행됐다. 심상정 후보는 세 문제를 모두 거론한 반면,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원고에는 삼성 직업병 문제와 관련한 내용이 빠졌다. 문 후보는 현장에서 피해자 어머니가 호소하자, 뒤늦게 이 문제를 거론했다.



가장 먼저 현장을 찾은 안 후보는 "안전과 환경은 안보만큼 중요하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라며 "안전문제는 복잡화·대형화되고 있다. 개인이 위험에 대비할 수 없다. 갈수록 안전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더 중요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준비한 원고를 읽은 안 후보는 "더 이상 세월호 같은 참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미래를 물려줘야 한다. 생명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 후보의 원고에는 삼성 직업병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다만 안 후보는 약속식 참석에 앞서 현장에 있던 피해자 한혜경씨 앞을 지나다 짧은 대화를 나눴다. 안 후보는 휠체어에 탄 한씨가 "저를 기억하나"라고 묻자, 무릎을 굽힌 채 "기억난다"라고 답했다. 이에 한씨의 어머니는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기간인 2012년 10월 15일 녹색병원에 입원 중이던 한씨를 찾아가 "돈보다 사람을 중심에 놓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가 품격있는 나라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게 국가의 역할인 것처럼, 기업도 생산성 향상에 투자하기보다 노동자와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시 삼성을 겨냥한 행보를 보인 후보는 안 후보가 유일했다(관련 기사 : 직업병 피해자 만난 안철수, 삼성 겨냥했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안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생명이 존중 받고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 안철수 '생명이 존중 받고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만들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안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생명이 존중 받고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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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피해자 어머니 "우리 문제도 거론해달라" 호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문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 문재인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문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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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도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준비한 원고를 읽었는데, 이 원고에도 삼성 직업병 문제가 담기지 않았다.

먼저 문 후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에 저 문재인만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정책을 집행할 준비가 된 후보는 없을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진상규명 문제를 반드시 새 정부가 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는 "사람보다 돈, 이윤을 더 앞세우는 사람들이 정권을 담당하고, 또 세월호 참사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같은 국가 사회적 재난에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사람들이 우리 국가를 장악하고 있었다"라며 "정확한 진상, 책임소재 은폐 시도 등 감춰진 것들을 밝혀내고 그에 대해 합당한, 엄정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생명안전 사회로 나아가는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발언을 마치자, 한혜경씨의 어머니는 "우리 문제도 거론해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뒤늦게 삼성 직업병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삼성의 직업병 때문에 피해 입은 분들의 부모님이 오셨다. 이 문제도 지금 우리 당의 을지로위원회가 챙기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문 후보는 "정권이 교체되면 정부가 나서서 (삼성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를) 챙기고, 특히 삼성과 반올림 간 대화 자체가 잘 안 되고 있는데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저희가 역할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문 후보도 현장으로 오는 도중 한씨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 반올림 측은 "문 후보가 양향자 최고위원 건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다"라고 전했다.

이날 약속식에는 세월호 유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함께 고 황유미씨(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2003년 백혈병으로 사망)의 아버지 황상기씨도 참석했다. 약속식 자리도 4.16가족협의회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모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이 함께 마련한 것이었다. 이날 후보들이 서명한 '안전한 나라를 위한 약속문'에도 세 문제를 상징하는 그림이 담겨 있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문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 문재인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문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이 단 한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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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주제 전부 거론한 심상정 "모두 가슴에 새길 것"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심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국가의 기초는 생명의 가치를 존종하는 것입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 심상정 '국가의 기초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심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국가의 기초는 생명의 가치를 존종하는 것입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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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는 세 문제를 모두 거론하며 가장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따로 원고를 준비하지 않은 심 후보는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스러져간 꽃다운 노동자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돌아가신 엄마·아빠·아이들, 세월호와 함께 스러져 간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 매년 2000명 이상씩 죽어가는 우리 산재 노동자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절망감에 목숨을 버리는 수많은 우리 국민들, 이분들을 가슴 깊이 새길 것"이라며 운을 뗐다.

"늘 촛불광장에서 시민들의 열망과 함께해온 저와 정의당, 늘 삼성 무노조에 탄압받으며 스러져 간 우리 노동자들과 함께해온 저 심상정, 19대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엄청난 기업의 폭력에 맞서 싸워왔던 저 심상정, 우리 세월호 유족 앞에서 늘 죄송하고 늘 힘이 부족한 것을 자책해왔던 저 심상정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확실히 바꿀 것이다.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몇 푼 이윤보다 생명을 더 하찮은 것으로 취급하는 이 대한민국을 바꾸겠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돈보다 생명이, 인간의 존엄성 존중되는 나라, 노동의 가치가 보장되는 나라, 생태와 환경의 지속 가능성이 우선되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은 현상 유지 정책으론 이룰 수 없는 꿈이다. 무엇보다 기득권 세력에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할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교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 후보와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는 '안전한 나라를 위한 약속문'에 서명을 남기기도 했다. 약속문에는 "국민안전 약속. 저와 새 정부는 국민의 생명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 것을 국민들 앞에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네 후보는 김운성·김서경 작가(평화의 소녀상 제작)가 만든 '생명안전의 눈' 조형물에 메시지를 남겼다.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 만들겠습니다. - 안철수
국가의 기초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 심상정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국민이 한 명도 없게 만들겠습니다. - 문재인
돈보다는 사람을! 이윤보다는 생명을! 효율보다는 안전을! 우선하는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 김선동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심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국가의 기초는 생명의 가치를 존종하는 것입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 심상정 '국가의 기초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가족 등이 주최하는 ‘생명 존중 안전사회를 위한 대국민 약속식’에 참석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서명했다. 이날 심 후보는 주최측이 국민들이 눈을 뜨고 감시하겠다는 뜻으로 제작한 ‘생명 안전의 눈’ 조형물에 ‘국가의 기초는 생명의 가치를 존종하는 것입니다’라고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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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오늘 약속 의미 있을 것"

세월호 유족 홍영미씨(고 이재욱군 어머니)는 "후보님들께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정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린다"라며 "다시는 이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약 일어난다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정부를 만들어달라고 말씀드린다"라고 요청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인 황상기씨(고 황유미씨 아버지)는 "우리나라 헌법이 인정하는 노동조합을 삼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삼성에 노동조합이 있고 노동자가 안전과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면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황씨는 "삼성의 책임회피가 가능한 것은 삼성을 봐주는 정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안전점검·근로감독을 안 하면서 위조된 자료를 문제 삼지 않았고, 보험공단은 엉터리 역학조사로 면죄부를 줬다"라며 "이대론 안 된다. 정부가 바로서지 않으면 대기업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다"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유족 최순화(고 이창현군 어머니)도 "돈보다는 생명, 돈보다는 안전을 생각하는 정부를 만들어달라"며 "촛불집회에서 분출된 국민의 목소리와 광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 그래야만 오늘 약속에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유족의 한이 풀릴 것 같다"라고 호소했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 #심상정, #삼성,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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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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