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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6·15 강원본부가 2일 오전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겸해 열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여자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을 위한 남북공동응원단 발대식을 하고 있다.
▲ 남북공동응원단 발대식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6·15 강원본부가 2일 오전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겸해 열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여자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을 위한 남북공동응원단 발대식을 하고 있다.
ⓒ 홍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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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강릉 하키센터 앞은 북한과 호주의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사람들과 남북공동응원단 발대식을 진행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기대감인지,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선수단에 대한 반가움 때문인지 몰라도 꽤 많은 인파가 모였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변화시킬 교류가 될 것이라는 설렘을 안고 한반도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은 응원단을 따라 경기장 입구로 향했다.

경기장 입구는 밖에서 본 풍경과는 다르게 삼엄했다. 반입금지 물품에 대한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1차 소지품 검사, 2차 금속탐지기 통과, 3차 경찰관의 검문검색을 통과해야 경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기장 안에서 바라본 입구. 소지품 검사, 금속탐지기, 경찰의 검문검색을 통과해야 경기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
▲ 삼엄한 경기장 입구 경기장 안에서 바라본 입구. 소지품 검사, 금속탐지기, 경찰의 검문검색을 통과해야 경기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
ⓒ 홍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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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안을 서슴없이 열어 보는 대회 운영자를 보며 기분이 얹잖아 지려는 순간 옆 검색대에서 불쾌함을 찾지 못한 이의 고성이 들려왔다.

이때다 싶어 입구의 대회 운영자에게 과도한 검색에 대해 항의를 했다. 들려오는 답변은 책임자에게 이야기하라는 것이었다.

과도한 검문검색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아 옆에 서 있는 경찰 지휘관에게 다가가 다른 하키 대회에도 동일하게 검색하는지 물었다.
북한 선수단 경기에만 가해지는 삼중의 검문검색
▲ 어린이에게까지 과도한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북한 선수단 경기에만 가해지는 삼중의 검문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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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위험요소나 흉기사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만 할 뿐,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소속을 물으니 강원도 경찰이 아니라 경기도 경찰이라고 했다. 세계선수권대회이긴 하지만 경기 수가 많지 않은데 강원도에 경기도 경찰이라니 석연치 않았다.
반갑습니다, 우리는 하나 노래를 부르며 북한 선수단을 맞이했다.
▲ 남북공동응원단의 열 뛴 통일 응원 모습 반갑습니다, 우리는 하나 노래를 부르며 북한 선수단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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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마음을 뒤로하고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에 함께했다. 응원단은 '반갑습니다', '우리는 하나' 노래를 부르며 북한 선수단을 맞이했고 북한 선수단은 하키 스틱을 두드리며 화답했다.

열 뛴 응원이 이어지다 갑자기 응원단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응원단장의 목소리가 쉬어가는 것을 느꼈다.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 중 쉬는 시간을 활용해 응원단장에게 연유를 물으니 "소형 핸드마이크, 짝짝이, 응원 신호용 소형 북 등 응원 도구의 반입이 제한되었다"며 응원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응원도구의 반입이 제한되어 어렵게 응원을 진행하고 있다
▲ 목이 쉬어 버린 응원단장 응원도구의 반입이 제한되어 어렵게 응원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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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니, 국정원과 통일부가 대한아이스하키연맹을 내세워 '경기운영에 방해가 된다'며 남북공동응원단이 준비한 응원 물품 일체에 대해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통일 응원단 경험이 수차례 있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경기장 내 쩌렁쩌렁 울리는 대회 운영자 측의 음악 소리는 괜찮고 소형 앰프 같은 응원 용품은 경기운영에 방해된다는 말을 누가 믿을까 싶었다.

여러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참가한 응원단을 도와주지 못할망정, 정치적 셈법에 의해 응원을 방해하고 과도한 검색을 통해 위화감을 주는 대한아이스하키연맹의 줏대 없는 운영에 화가 났다.

같은 날 4시 30분에 열린 영국과 네덜란드 전 하키 경기장을 찾았다. 금속탐지기와 경찰은 없었다. 간단한 소지품 검사 후 경기장 출입이 가능했다.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는 하루가 되어버렸다. 아이스하키가 비인기 종목을 벗어나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으려면 열 뛴 응원문화를 수용하고 경기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불편을 줄여줘야 할 것이다.
무료이나 북한 선수단 경기만 티켓을 발매하고 오후 타 경기는 발매 없이 자유입장이 가능했다.
▲ 여자세계선수권대회 티켓 무료이나 북한 선수단 경기만 티켓을 발매하고 오후 타 경기는 발매 없이 자유입장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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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통일을 염원하며 전국에서 달려온 응원단을 일방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대회를 유치한 취지에 맞지도 않고 평창 동계올림픽의 준비단계에서부터 큰 흠을 남기는 것이다.

스포츠를 사랑하고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열 뛴 응원, 경기 뒤에 숨겨진 대한아이스하키연맹의 아쉬운 운영을 지적한다. 짧은 대회 기간 잘 못된 부분들이 빠르게 고쳐지길 바란다.



태그:#대한아이스하키연맹, #남북공동응원단, #통일응원, #국정원, #검문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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