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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을 기다리는 지옥의 4월

17.03.30 16:4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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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다섯 시즌 만에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두 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레알에게 지옥의 4월이 다가왔다.

1957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와 유러피언컵(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린 레알 마드리드가 60년 만에 역사를 재현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흐름은 나쁘지 않다. 현재 라리가 2위 FC 바르셀로나에 비해 한 경기 덜 소화한 상태에서 승점 2점 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손쉽게 안착했다.

그러나 레알 앞에는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거대한 장벽이 세워져 있다. 바로 지옥과도 같은 '4월 일정'이다. 60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마친 레알에게 다가온 4월 일정은 레알의 올 시즌 농사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경기들의 연속이다.

8일 간 3경기란 '빡센' 일정

60년 만에 대업을 이루고자 하는 레알의 바람과는 반대로 레알이 맞이할 앞으로의 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라리가에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2주가 넘는 비교적 긴 겨울 휴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겨울에 쉰 만큼 라리가의 봄은 바쁘다. 4월 1일부터 11일까지 단 하루도 라리가의 모든 팀이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경기가 없을 정도다. 이 기간 동안 스페인의 경기장에선 매일 공이 구르게 된다.

레알도 이런 일정을 피할 수는 없다. 4월 2일 일요일(한국시각) 알라베스를 홈으로 불러드리는 레알은 4월 6일(목) 레네가스 원정을 떠난다. 양 팀 모두 레알의 발목을 잡을 전력을 가진 팀은 아니기에 레알에겐 다소 쉬워 보이는 일정이다. 다만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거나 많은 체력을 소모하며 신승을 거두면 레알에게 4월은 악몽의 시작이 될 수 있다. 4월 초 맞이하는 두 경기 이후 일정이 레알에게는 가혹하기 때문이다.

레알은 레네가스 원정을 마치면 라리가의 강호이자 지역 라이벌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홈으로 초대한다. 문제는 레네가스 원정 후 이틀 뒤에 경기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같은 시기동안 두 경기를 소화하는 아틀레티코도 체력적으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겠지만, 아틀레티코의 현재 흐름이 상승세란 점은 레알에게 부담이 된다. 여기에 지난 해 11월 본인들의 홈에서 레알에게 0대3의 참패를 당한 아틀레티코가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는 점도 레알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진짜 지옥의 시작

부담스러운 8일 간의 일정을 끝낸 레알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더 거대한 태풍을 맞이해야 한다. 레알은 4월 13일(목)에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과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를 가진다. 미리보는 결승전이라 불릴 정도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가장 가까운 두 팀이 격돌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악의 8강 상대를 만난 레알은 독일 원정을 나선 31경기에서 4승 밖에 챙기지 못하는 극심한 독일 원정 징크스도 가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연속 우승을 노리는 레알 입장에서는 8강 1차전부터 커다란 암초를 만난 셈이다.

독일 원정 길를 마친 레알은 이틀 뒤에 곧장 스포리팅 히혼과의 원정 경기에 나서야 한다. 히온은 현재 18위로 강등권에 위치한 팀이지만 시즌이 끝나갈수록 강등권에서 벗어나려는 팀과의 승부는 웬만한 중위권 팀과의 경기보다 어렵다. 더욱이 히온은 13라운드 레알과의 경기에서 패널티킥 실축으로 아쉽게 1대2 석패를 한 경험도 있기에 쉽게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히온 원정 이후 레알은 4월 19일(수)에 뮌헨을 홈으로 초대해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전을 가진다. 전적상 독일 원정 길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큰 레알은 2차전에 전력을 쏟을 것이다. 체력적인 부담감을 안고 레알은 라리가 우승의 최대 분수령이 될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4월 24(월)에 홈에서 가진다. 경기 당일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승점 차이가 어느 정도 일지는 미지수지만 바르셀로나는 이 경기에서 패하면 사실상 라리가 우승을 레알에게 내주는 것이기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뮌헨-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난관을 지나도 데포르티보 원정이 레알을 기다리고 있다. 히온과 마찬가지로 데포르티보는 하위권 팀으로서 시즌 막바지에 상대하기에는 껄끄럽고 15라운드 경기에서 레알를 패배의 문턱까지 내몰은 전적이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팀이다.

지난 시즌 4월을 기억하라

지난 시즌에도 험난한 4월 일정을 받아든 레알이었지만 레알은 4월에 최상의 경기력을 뽐내며 순항했다. 최대 난관이었던 바르셀로나 원정길에서의 승리를 포함해 총 여섯 번의 라리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당시 라리가 1위였던 바르셀로나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1차전 0대2의 패배를 딛고 홈에서 3대0 승리를 쟁취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최대 위기를 훌륭하게 벗어났다.

지옥의 4월을 앞둔 레알 선수들의 컨디션도 긍정적이다. 최근 '조력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 A매치 두 경기에서 세 골을 성공시키며 여전한 득점력을 뽐냈다. 시즌 내내 침묵하던 카림 벤제마도 최근 출장한 라리가 네 경기에서 세 골을 성공시켜며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고, 적지 않은 시간동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가레스 베일도 빠르게 몸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 해 레알이 4월을 우승의 발판으로 만든 원동력에는 BBC(벤제마-베일-호날두) 라인의 역할이 가장 컸기에 상승 곡선에 놓인 BBC의 컨디션은 레알의 최대 무기다.

물론 레알에게도 약점은 있다. 호날두와 토니 크로스, 라모스 등 중심 축이 되는 선수가 부상 혹은 급격한 체력 저하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그들을 대체할 자원이 딱히 없다. 비교적 풍부한 교체 자원을 보유한 레알이지만 이들을 완전히 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 더욱이 4월에 맞이하는 경기가 이전 경기보다 중압감이 큰 경기란 점도 레알이 주축 선수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이유다. 레알의 지네딘 지단 감독에게는 경기 전술을 구상하는 것 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컨디션 유지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성공적인 4월을 보내며 결국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란 결실을 맺은 레알이 과연 올 4월도 성공적으로 보내 원하는 목표로 다가갈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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