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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씨의 청와대 진돗개의 유기 논란이 일자, 청와대에서는 진도개들을 진돗개 혈통을 보존한다는 명분으로 부모견들과 새끼 두 마리를 보냈고, 나머지 5마리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너무도 안타까운 것은 진돗개의 혈통 보존이라는 것은 명분만 좋은 허울일 뿐 청와대의 넓은 마당에서 뛰어놀던 진돗개들을 좁은 철창 안에 가둬넣고 새끼를 번식하는 번식견으로 쓴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1년에 10만마리씩이나 버려지는 유기견들 중 소형견은 말티즈, 대형견은 진돗개의 숫자가 압도적이다. 그 진돗개들도 처음에는 좋은 혈통으로 번식되어진 조상들로부터 세대를 이어가면서 점차 천덕꾸러기가 되어져 이제는 환영받지 못하는 유기견이 되고 만 것이다.

박근혜씨의 진돗개들도 처음에는 혈통 보존이라는 명분으로 번식되어 일부 희망자들에게 고가에 분양되겠지만 그 개들이 또 번식하고, 그렇게 낳아진 새끼들이 성견이 되어 또 번식하기를 4~5대만 이르게 되면 그 개들은 또 다시 천덕꾸러기 진돗개 유기견이 될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박근혜씨의 진돗개가 가야 할 곳은 삼성동 자택이어야 한다. 키우던 사람이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 다만 9마리를 다 키울 상황이 못된다면 4년간 키운 부모 개들만큼만이라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새끼들은 입양을 희망하는 가정에 분양되어 한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야 한다. 진돗개는 종의 특성상 한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유기동물 구호단체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이며 동물유관단체협의회 간사입니다.

<동물보호단체 연대 성명서 전문>

청와대 진돗개들, 반려동물로 살아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당일 새롬이, 희망이등 진돗개 새끼 암, 수 두 마리를 이웃주민으로부터 선물 받아 함께 들어갔다. 그리고 종로구청에 소유자 박근혜로 정식 등록하였다.

청와대 앞마당에서 살던 진돗개 두 마리는 중성화 수술이 되지 않은 채 앞마당에서 살다 근친번식하여 새끼들 5마리가 태어나 분양되었고, 이후 한 차례 더 번식하여 지금의 2개월 된 새끼 7마리가 더 불어나 총 9마리가 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진돗개 정신으로 일해야 한다'라고 발언하거나 큰 비용 손실을 무시하면서도 평창 동계 올림픽 마스코트를 호랑이에서 진돗개로 바꾸라고 지시하는 등 평소 진돗개를 기르는 주인으로서 진돗개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주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생명체학대방지포럼외 10개 단체가 보낸 정책 질의서에 유기동물 보호소를 방문한다거나 유기견을 입양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유기동물 보호소를 방문하지 않았고 유기동물 한 마리조차 입양하지 않는 등 공약은 철저히 무시됐다.

그리고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인으로 등록된 진돗개 두 마리와 그 새끼들 9마리가 주인에게서 버림받는 신세로 전락하였다. 이 진돗개들을 주인 없는 청와대 마당에 그대로 버려두고 주인만 혼자 삼성동 대저택으로 떠나 버린 것이다. 그동안 본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이용하다 버린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청와대에서는 이 진돗개 9마리에 대해 일반 분양을 하거나 보호소로 보내겠다고 하였다. 이후 동물권단체 케어가 문제를 제기하며 안전한 입양대행을 자처하고 부산 동물학대방지연합의 동물유기죄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자 부랴부랴 청와대는 이 진돗개 9마리를 모두 진돗개 보존협회로 보내 혈통보존을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몇 차례나 상품이 아닌 반려동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재고해 달라는 동물권단체 케어의 요청을 묵살하며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고 한다. 또한 진돗개 보존협회가 어느 곳인지 제대로 된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천연기념물 진돗개의 혈통을 보존한다는 협회들이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도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진돗개들이 학대당하고 방치당하고 유기되고 있으며 도축장으로 가 개고기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우리는 재래시장 한켠의 철장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는 수많은 진돗개들을 보고 있다. 또한 진돗개들의 혈통 보존 방식은 같은 모견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조차 체형과 외모로 나눠 보존과 도태로 분리하고 있는 등 비인도적이며 철저하게 상업적 가치, 즉 상품처럼 이용되고 있다.

국내의 넘쳐나는 진돗개들이 이런 처지로 전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중성화 수술조차 하지 않아 1인이 감당할 수 없는 마리 수까지 불려 놓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제 와서 진돗개의 혈통을 보존하겠다고 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반려견인 진돗개> 라는 일종의 '퍼스트 독 프리미엄' 을 붙여 향후 지속적인 번식을 시키고 상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아닌지 우려되며 그렇다면 이는 사실 상 유기행위 보다 더 나쁘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유기견 입양을 공약해 놓고 오히려 퇴임 후 무려 9마리의 유기견을 만든 것, 또 이제는 그보다 더 나쁜 번식용 개들로 살아가게 하겠다는 발상은 나빠도 너무 나쁘다. 많은 국민들은 유기동물을 입양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이사를 가는 여러 불편한 상황에서 보호자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반려동물로서 주인과 함께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사람은 반려동물이 삶의 일부일 수 있으나 반려동물은 그 주인이 삶의 전부이다. 특히 진돗개는 그 특성상 첫 주인을 평생 주인으로 생각하는 헌신적인 동물이다.

한 국가의 원수였던 박근혜 전대통령께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 생명이며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더 넓은 의미의 생명권 보호이다. 청와대에 주인 없이 남은 진돗개들이 반려동물로서 가정으로 입양 돼 행복하게 산책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재고해 주길 당부한다. 이제라도, 이렇게 해서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 의무, 그리고 그 의지를 보여 주길 당부한다.

  동물권단체 케어 / 동물보호유관단체 협의회 / 동물자유연대 /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
  생명체학대방지포럼 / 한국동물보호연합


태그:#박근혜 유기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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