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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의 식생활과 치료법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키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네이처>는 8일 '네안데르탈인의 치태(치아 플라크)가 식생활과 키스에 대한 단서를 주다'(Neanderthal tooth plaque hints at meals — and kisses)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약 5만 년 전 스페인 북부 엘시드론 동굴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들은 궁핍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은 버섯과 이끼, 잣을 먹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식물과 곰팡이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렇게 그림처럼 상세한 생활모습은 네안데르탈인 다섯 명의 딱딱한 치태에서 나온 DNA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이 연구는 한 멸종한 초기 인류(호미닌hominin)의 미생물체(microbiomes)를 최초로 재구성해냈고,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키스와 같은 친밀한 관계에 대한 단서도 제공합니다. 연구 공저자인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교의 로라 웨이리치는 "이번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의 성격과 본모습을 이전과 다른 차원에서 그려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의 크리스티나 워리너는 연구팀이 미생물체를 재구성해낸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는 현대인에게서도 드물게 발견되는 미생물이 네안데르탈인의 입속에서 발견된 것에 대해 "우리가 인간 미생물체에 제대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의 또 다른 공저자인 애들레이드 대학교의 앨런 쿠퍼와 영국 리버풀 대학교의 케이스 도브니는 20년 전 고대 인류의 치아에서 석회화된 치석층을 떼어 내 DNA 염기서열을 밝히는 연구를 최초로 진행했습니다. 두 사람은 고대의 식생활과 질병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치석층이 미세하게 오염되어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과학기술의 발달로 고대 DNA의 미세한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고대 치태 연구의 '노다지'를 발견한 것입니다.

2013년 쿠퍼 박사팀은 인류의 식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두 가지 사건(약 1만 년 전 정착농의 출현으로 녹말을 대량으로 먹게 된 것과 19세기 산업혁명 기간에 가공된 밀가루와 설탕이 일부 인간의 식생활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일어난 후 인간의 구강 내 미생물체에 어떤 대변동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그동안 보존하고 있던 치석층의 DNA 염기 서열을 분석했습니다.

로라 웨이리치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엘시드론 동굴과 벨기에의 스파이 동굴에서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치태 DNA를 서로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스파이 동굴의 네안데르탈인은 털북숭이 코뿔소와 야생양을 먹은 반면, 엘시드론의 네안데르탈인은 식물채집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둘 다 버섯을 먹었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보쉐렌스 교수는 치태의 DNA를 통해 식사와 식생활의 차이를 밝히는 방법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네안데르탈인이 먹은 동식물 중에는 이미 멸종된 것이 많을 텐데, 이것을 현재 동식물 DNA 자료를 통해 모두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연구에서는 두 네안데르탈인이 모두 고기를 먹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엘시드론 동굴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 식물을 이용해 스스로 치료를 한 흔적도 드러났습니다. 한 네안데르탈인의 치아에서 포플러나무와 페니실륨 곰팡이가 검출되었습니다. 포플러나무에는 아스피린의 성분인 살리실산이 들어 있고, 페니실륨 곰팡이는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의 원천입니다. 웨이리치 박사는 그들이 치아에 생긴 종양과 세균에 감염된 위장을 치료하기 위해 이들을 사용했으리라 추측합니다.

한편, 이들의 치아에서 메타노브레비박터 오랄리스라는 미생물의 유전물질이 발견된 것은 또 다른 생각 거리를 줍니다. 이것은 현생 인류의 입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전체를 비교한 결과, 이 미생물 계통은 초기 인류의 마지막 공통조상이 살았던 때로부터 10만 년이 지난 뒤 네안데르탈인에게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것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에서 고세균이 서로에게 옮겨졌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웨이리치 박사는 "만일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침이 서로 섞였다면, 키스를 했거나 적어도 음식을 함께 먹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운 사이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태그:#네안데르탈인, #네안데르탈인 식생활, #DNA, #현생인류, #고대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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