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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2년 2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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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에 대해서는 제가 처음 제안자 기부자이기도 하지만 제 몫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재단 운영은 전문가들이 맡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2012년 2월 6일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공익재단 설립방침을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재단을 설립하되 자신은 그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 공익재단 설립은 안 원장으로서는 2011년 11월 14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 지분(372만주)의 절반 정도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연구소 직원들에게 밝힌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당시는 '안철수 신드롬'이 휘몰아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재산 기부'는 정치 참여의 전 단계로 해석됐고, 실제로 그가 기부자로만 머무를 것인지에 의구심이 많았다. 일부 재벌이나 정치인들이 공익재단이나 문화재단을 세습과 절세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실질적 지배력을 유지하는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 다음 날인 7일 안철수연구소는 "안철수 원장은 안철수재단(가칭)에 출연할 주식 총 186만 주 중 86만 주는 다음 주부터 매각에 들어가서 재단 출범 전에 매각을 완료한 후 현금으로 기부하고, 나머지 100만 주는 현물로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밝혔다.

'86만주 매각해 현금 기부+100만주 현물 기부' 약속 이행

안 원장은 이 계획을 그대로 이행했다. 그는 6회의 장내매도를 통해 안철수연구소 주식 86만 주를 928억 원에 팔아 양도소득세 등 세금 206억 원을 뺀 722억 원을 출연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재단 이사회가 '50만 주 증여, 50만 주 신탁'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100만 주 중 50만 주는 10월에 기부됐고, 남은 50만 주는 세금 부담 등을 감안해 재단이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받을 때까지 증권사와 신탁계약을 맺고 운용 수익금만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50만 주도 2014년 12월에 신탁계약이 종료되면서 최종적으로 재단으로 넘어갔다.

이 722억 원에 대한 이자수입과 100만주에 대한 배당금이 현재 재단의 전체 수입원이다. 이자율과 배당금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략 매년 20억 원이 조금 넘는 규모다.

"창의성에 기반한 예비창업자의 혁신적 창업도전을 진작하고, 수평적 기부 문화 확산을 통해 사회적 기회격차 해소에 기여"(재단 정관 1조)한다는 목적 아래, 722억 원의 자산 규모로 2012년 4월 30일에 출범(재단설립 등기 완료)한 안철수 재단은 그해에는 특기할 만한 활동이 없었다.

설립 초기라는 점과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해 8월, '설립자 안철수'를 대선입후보 예정자로 판단해 재단의 기부활동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안철수'라는 이름을 걸고는 활동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결국 '안철수 재단'은 2013년 2월 말에 '기회와 나눔의 선순환'이라는 뜻이라며 '동그라미 재단'으로 재단 이름을 바꿨다. 정치적으로 보면 2012년 대선 도전을 중도에 접은 안철수 전 후보의 서월 노원병 4.24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문제를 해소하면서 재단의 활로를 찾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2013년까지는 전반적으로 뚜렷한 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월간조선>은 2014년 1월호 '거창한 출발, 초라한 실적의 이명박·안철수재단' 기사에서 그 때까지의 재단활동을 혹평했다.

"이처럼 안철수재단은 설립 이후 1년 7개월 동안 3개 사업을 진행했다. 관련 사업비는 약 7억6000만 원으로, 재단 자산 953억 원의 0.8% 수준이다. 이같이 저조한 실적은 안철수재단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서 그런 게 아니다. 재단은 <2012년 감사보고서>에 사업수익으로 총 18억1800만 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중 금융자산 보유에 따른 이자수익만 17억6190만 원이다. 안랩으로부터 5616만 원의 배당금도 받았다. 여기서 각종 운영비를 빼도 당기순이익은 약 15억원이다. 그런데도 올해 '공익사업'에 지출한 비용은 8억 원도 안 된다는 얘기다. 당초 안철수씨가 주식 기부 계획, 재단 설립을 발표할 때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것과 실제 재단의 활동 내용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철수재단'은 안씨가 정치 활동을 활발히 할 때 그 돈을 다 쓰려고 하는 것일까?"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달랐다. 2014년에 약 19억 원, 2015년에 약 17억 원을 고유목적사업비(기부금지출)로 썼다.

만약 재단 청산되면? 잔여재산은 국가나 지자체에 귀속

'기부만 할 뿐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겠으며, 재산의 완전한 사회 환원'이라는 안철수 전 국민의 당 대표의 처음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안 의원과 재단 이사진 및 운영진과 관계, 두번째는 만약 재단이 청산될 경우 남은 재산이 다시 안 의원에게 돌아가느냐는 점일 것이다.

첫 번째 문제와 관련해, 재단 설립 이후 현재까지 언론이나 관계자들로부터 안 의원이 재단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잡음'이 나온 적은 없다. 허성희 동그라미 재단 홍보팀장은 "안 전 대표가 홍보 등 재단 관련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다"며 "그래서 저도 그렇고 재단 직원들이 재단 행사에서 그를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2012년 대선 운동을 함께 한 측근인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재단 관련된 일은 안 의원을 포함해 당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 의원의 국민의당 대표 시절 지방 일정을 같이 다니다 보면 불쑥불쑥 '동그라미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는 분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얘기가 많았다"며 "그래서 '재단에서 이런 일에 대해 홍보를 잘 않는 것 같다'고 하면, 안 전 대표는 '나도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현 동그라미 재단 이사장은 성광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안 전 대표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할 때 동료였다. 2013년 2월에 재단이사로 선임됐고 그해 10월부터 이사장을 맡았다. 김 대변인은 "안 전 대표가 성 이사장을 '깐깐하고 원칙적인 사람이어서 어려운 친구' 라고 (평가)하더라"고 전했다.

청산시 재산 귀속문제는 어떨까. 동그라미 재단의 정관은 '청산 및 잔여재산의 귀속'(34조)에 대해 "청산 후의 잔여재산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에 따라 국가에 기증한다"고 규정돼 있다. 여기서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은 "해산한 공익법인의 남은 재산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된다"는 내용이다.

결국 재단이 청산될 경우 남은 재산은 설립자인 안 전 대표가 아니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가 되는 것이다.

MB 청계재단과 비교돼

이는 동그라미 재단과 함께 정치인이 설립한 대표적인 재단으로 꼽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재단과 비교된다.

2007년 12월 7일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대선 12일을 앞두고 한 방송연설에서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BBK와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으로 '마지막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됐다.

이 약속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중인 2009년 8월에 장학사업을 내걸고 청계재단을 출범시켰으나,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과 큰 사위 등으로 이사진을 구성함에 따라 처음부터 상속세 등 각종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위장 장학 재단'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어 장학재단임에도 이명박 대통령 개인 '빚'을 갚는 데 장학금보다 더 많은 비용을 써 논란이 됐고. 이 전 대통령의 개인 채무 탓에 설립 취소 위기에 처하자 재산소유 빌딩을 팔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7월에는 장학사업을 접고, 지출이 적은 복지 목적의 공익법인으로 변경하려고까지 했으나 정부로부터 퇴짜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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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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