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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촌놈'이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영락 없이 서울 촌놈이다. 너무 가까이 있기에 서울에 살면서도 두어 번 방문했을 뿐인 경복궁을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1월 30일) 찾았다.

일요일 밤에 내린 눈발의 흔적과 오랜만에 맑게 갠 하늘은 고궁을 더욱더 돋보이게 했다. 고궁을 찾은 이들은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아 보였다. 우리는 지척에 있는 것들은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경복궁 곳곳에는 다양한 동물을 표현한 작은 돌상들이 자리하고 있다.
▲ 해치상 경복궁 곳곳에는 다양한 동물을 표현한 작은 돌상들이 자리하고 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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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국에서 멋진 건축물을 보면서 감탄하듯, '드디어 실재를 보았다'는 희열 같은 것을 이곳에서 느낀다는 것이 미안했다. '가까이 있는 것을 사랑해야지'하는 반성도 들고, 날이 풀리면 아침 일찍 찾아와 사진으로 담으면 좋을 소재가 참으로 많았다.

이런저런 동물들의 석상과 다양한 사진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들이 지천이었다. 게다가 날씨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상상하니 그저 겉모습만 보고 경내로 들어갈 생각을 여간해서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였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 향원정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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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서울을 떠났던 시간을 빼도 50년 가까이 살았으면서도 솔직하게는 이곳 방문이 오늘로 세 번째다. 가까운 곳, 일상 속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잘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고궁에 와서 새삼 느끼다니, 이것만으로도 이번 고궁 나들이는 성공이다.

경복궁을 돌아보고 국립민속박물관 방향으로 나오니 설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 눈길을 끈 것은 옛날 거리를 복원해 놓은 곳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주변에 조성된 옛날거리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다.
▲ 옛날 거리 복원 국립민속박물관 주변에 조성된 옛날거리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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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부근에 마련된 옛 거리 풍경
▲ 옛 거리 풍경 국립민속박물관 부근에 마련된 옛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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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던 추억의 단편들을 보다.
▲ 만화가게 잊혀졌던 추억의 단편들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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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부엌의 모습을 재현했다.
▲ 주점의 부엌 주점 부엌의 모습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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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 내부의 모습
▲ 이발소 이발소 내부의 모습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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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안에 책상, 주판과 각종 도구들이 담긴 상자가 정겹다.
▲ 점포 점포 안에 책상, 주판과 각종 도구들이 담긴 상자가 정겹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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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맞이하여 강원도 황태덕장을 재현했다.
▲ 황태 설날을 맞이하여 강원도 황태덕장을 재현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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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는 유년 시절에 보았던 다양한 추억들이 재현되어 있었다. 우리는 너무 빨리 옛것을 버리지 않았는지 싶다. 허긴, 급조된 새마을 운동이라는 것에 의해 껍데기만 급조된 것들 중에서 남겨두어야 할 것들은 또 얼마나 됐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좀 남겨두었어도 좋았을 것들이 너무도 급속하게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렸다. 옛 것에 대한 향수, 나이 든 이들의 구닥다리 향수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나는 이제 구닥다리니까.

황태덕장, 물론 흉내를 낸 것이지만 저 멀리 강원도 용대리 황태덕장까지 가지 않아도 눈속임(?) 사진이라도 담을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더군다나, 내렸던 눈의 흔적이 아직도 조금은 남아있으니 저 정도면 서울 하늘에서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닌가?

덧붙이는 글 | 2017년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인 30일(월)의 모습입니다.



태그:#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이발소, #만화가게, #해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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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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