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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샌 엔젤로(San Angelo)에 위치한 미 국방부 소방학교
▲ 미 국방부 소방학교 미국 텍사스 샌 엔젤로(San Angelo)에 위치한 미 국방부 소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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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의 한적한 도시 샌 엔젤로(San Angelo)에 위치한 '굳펠로우 공군기지(Goodfellow Air Force Base)'. 이곳에는 미군 최정예 소방대원을 양성하는 미 국방부 소방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학교의 정식 명칭은 '루이스 에프 갈랜드 파이어 아카데미(Louis F. Garland Fire Academy)'다.

미 공군 준위 루이스 에프 갈랜드(Louis F. Garland)
▲ 미 국방부 소방학교 미 공군 준위 루이스 에프 갈랜드(Louis F. Ga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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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름은 1960년대 미 공군 소방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소방조직의 기틀을 세운 미 공군 준위(Warrant Officer) 루이스 에프 갈랜드(Louis F. Garland)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학교는 미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소속의 미군과 민간인 소방대원의 교육을 전담한다. 여기에 해외에서 온 외국인 소방대원들도 참여한다. 뉴질랜드, 캐나다,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스웨덴, 일본, 한국 등 국적도 다양하다. 그야말로 미 국방부 소방학교는 규모면에서나 커리큘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맨 처음 학교를 알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소방간부 중급과정(Fire Officer II)에 직접 참석하면서부터다. 그 이후 2011년 소방검열관 고급과정(Fire Inspector III), 올해 재난관리 현장지휘시스템(Incident Command System) 교관과정을 위해 학교를 다시 방문했으니 5년마다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미 국방부 소방학교에 걸려있는 모토
▲ 미 국방부 소방학교 미 국방부 소방학교에 걸려있는 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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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n as if someone's life depends on it. - 누군가의 생명이 걸려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훈련하라."는 모토가 걸려있는 학교는 미국 소방대원들이 취득해야 하는 모든 교과과정이 잘 마련돼 있다.

소방학교 커리큘럼은 총 6개의 블록(Block)으로 나누어져 분야별 전문교육이 가능하다. 블록 1은 응급구조사, 블록 2는 화재성상과 예방, 블록 3은 건물화재 이론, 블록 4는 화재진압 실습, 블록 5는 위험물, 그리고 블록 6은 항공기 화재진압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실습장과 이동식 훈련 트레일러들도 갖춰져 있다.

항공기 구조훈련장
▲ 미 국방부 소방학교 항공기 구조훈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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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물 사고 훈련을 위한 트레일러
▲ 미 국방부 소방학교 위험물 사고 훈련을 위한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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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화재 훈련장
▲ 미 국방부 소방학교 건물화재 훈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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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소방대원들이 사다리 훈련을 하고 있다.
▲ 미 국방부 소방학교 한 무리의 소방대원들이 사다리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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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 브라운(Norma Brown) 현장지휘 실습장
▲ 미 국방부 소방학교 노마 브라운(Norma Brown) 현장지휘 실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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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오전 6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에 마친다. 매년 2000명이 넘는 신임 소방대원들이 기본교육(Firefighter Basic Training)에 참여한다. 교육과정은 3개월 반이 소요되며 한 사람당 드는 비용은 우리 돈으로 3천만 원 정도다.

이른 아침 학과출장을 위해 예비 소방대원들이 줄을 지어 행진하고 있다.
▲ 미 국방부 소방학교 이른 아침 학과출장을 위해 예비 소방대원들이 줄을 지어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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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방대원에게는 화재대응능력(Firefighter I/II), 위험물(HAZMAT Awareness/Operations), 그리고 구급(Emergency Medical Responder) 분야의 수료증이 수여된다.

많은 교육생을 담당하기 위해 학교에 배치된 소방교관의 숫자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무려 150여명이 넘는 교관들이 교육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세심하게 지식과 기술을 전수해준다. 이를 통해 비로소 재난에 강한 소방대원이 탄생하게 된다.

참고로 규모가 제법 큰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경기도소방학교의 경우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교관의 숫자는 기껏해야 10~20명 정도다. 해마다 500~1000여명의 신임 소방관들, 기타 직무교육, 거기에 일반인 교육까지 담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미 국방부 소방학교 순직소방대원 추모비
▲ 미 국방부 소방학교 미 국방부 소방학교 순직소방대원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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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펠로우 공군기지 중심에는 미 국방부 순직소방대원 추모비가 위치해 있다. 소중한 임무를 위해 자신을 헌신한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곳이다.  이 기념비를 중심으로 바닥에는 그동안 소방학교를 졸업한 소방대원들의 이름이 적힌 벽돌이 놓여있어 학교를 다시 찾은 사람에게 추억을 선물해 준다.  

2011년 소방검열관 고급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의 명단이 새겨진 벽돌. 맨 아래 Mr. Yi Kon이라는 필자의 이름이 영문으로 적혀 있다.
 2011년 소방검열관 고급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의 명단이 새겨진 벽돌. 맨 아래 Mr. Yi Kon이라는 필자의 이름이 영문으로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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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시 미 국방부 소방학교를 방문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미국인들은 다양성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도전, 용기, 희생,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열린 마음, 동료에 대한 예우 등 모든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한 공통적 가치를 추구하는데 적극적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닌가하고 말이다.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해안경비대가 서로 모여 어색한 한 집 살림을 하면서 불편한 일이 많을 것도 같지만 '사람을 살리는 전문가'를 만들어내는데 서로 힘을 모아가는 모습에서 대한민국 안전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모델을 본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태그:#미 국방부 소방학교, #LOUIS F. GARLAND, #FIRE ACADEMY, #미국 소방학교, #미국 소방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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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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