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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증인,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맞죠?" 
"조 증인 다시 묻겠습니다.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게 맞습니까, 안 맞습니까?"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끝장 추궁'으로 화제다. 이 의원은 전날인 9일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7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뒤늦게 출석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조윤선 증인, 블랙리스트가 있냐 없냐"를 약 18번 집요하게 물어 답을 얻어냈다. 

 이용주 최순실 게이트 특조위원
 이용주 최순실 게이트 특조위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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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게 맞나 안 맞나", "예스·노(로 대답하라)"는 이 의원의 거듭된 추궁에 조 장관은 이날 "특검에서 조사 중", "직원들 말로는…", "그런 문서가…"이라는 등 즉답을 피하며 한숨을 내쉬었으나, 질문이 계속되자 결국 존재를 시인했다.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블랙리스트)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되고 있다"고 대답한 것이다.

앞서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없다"며 존재 자체를 부인하던 것과는 달라진 답변이다. 18번 가량 집요하게 질문해 답변을 얻어낸 데 대해 이 의원은 "(조 장관이) 쉽게 답변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래도 계속 물어보면 어떻게든 대답이 나올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 의원의 서울대 2년 선배, 사법연수원 1년 선배다.

'맹탕 청문회',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 등 뒷말이 많았던 청문회는 7차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이 의원은 "청문회가 예전에는 여야가 서로 공격하기만 하는 차원이었다면 이번에는 국민들이 직접 나서는 '국민 참여형'이었다. 이게 큰 성과였다고 본다"며 "(불참한) 증인 동행명령권과 의원들 자료접근의 법적 한계 등은 아쉽다. 이 부분은 제도적 개선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7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도중 두 눈을 감고 있다.
▲ 청문회 증인석에 앉은 조윤선 장관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7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도중 두 눈을 감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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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의원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증인으로 지난달 7일 2차 청문회에 출석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꼽았다. "나중에 국회의원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박학다식하고 말을 (조리 있게) 잘 했다"는 평가다. 여 위원장은 당시 청문회에서 과거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 해임과 관련해 "사직명령이었으니 사임이다. (해임 사유는) 대통령께서 아침에 전화하셔서 내려 보내라고 했다고 전해 들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한 스팟인터뷰 내용을 1문1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조윤선 '위증' 의혹... 불출석 태도도 자격 미달, 해임해야"

- 전날 청문회에서 조윤선 장관을 '끝장 추궁'했다고 해 화제다.
"조 장관은 오전에는 아예 불출석 하려고 했다. 오후에 동행명령장 집행한다고 의원들이 나서니까, 그것보다는 그래도 청문회장에 나오는 게 낫겠다 싶어서 나왔을 거다. (본인도) 곤혹스러울 수 있을 거라고, 하루만 버티면 될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제가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을 거다. 사실 18번 만에 답이 나와서 그렇지, 만약 답이 나오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물어봤을 거다. 그 때 대답을 못 들었다고 해도 저는 (속으로) 2~3번째 질의(순서)가 돌아올 때까지 계속, 18번이 아니라 50번이라도 물어봤을 거다." 

- 쉽게 대답을 안 하리라고 미리 예상 했었나.
"그렇다. 조 장관이 쉽게 대답하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했었다. 그러나 제가 계속해 물어보면 나중에는 대답을 어떻게든 할 거라고 판단하고 그렇게 질의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조 장관의 답변 태도가 계속 (회피형으로) 비슷하기는 했었다."

- 이 의원은 조 장관의 사임·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이유는 뭔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오전에는 본인이 불출석 하기로 했었다. 그건 일반 개인이 유불리 따져서 얘기한 거다. 그러나 장관이라는 고위직도 그렇고, (블랙리스트 등) 현안 자체가 본인이 장관으로 있는 문체부의 사안이며 과거 청와대 정무수석 있을 당시 일어난 일 아닌가. 그런데도 본인의 사사로운 유불리를 따져 안 왔다면 그건 그 자체로 자격이 없는 셈이다.

또 하나, 조 장관이 앞서 불출석 사유서에 든 이유가, '자신은 이미 위증 상태로 고발돼 있다. 앞서 답한 것과 똑같이 대답하면 위증 우려가 있고, 다르게 답하면 전의 진술이 위증 우려가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건 이미 본인이 범죄자라고 하는 걸 인정하는 거 아닌가. 범죄자라고 한다면 장관을 그만두는 게 맞다. 당연히 (대통령) 권한대행이 해임하든지, 국회 차원에서 해임건의를 제출할 수밖에 없는 거라는 말이다."

- 예정돼있던 청문회는 모두 끝났다. 그간 청문회 중 뭐가 제일 아쉽나.
"가장 아쉬웠던 건 지난번에 청와대 현장조사에 가서 (의원들이)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그 부분이다. 이건, 삼권분립이라든지 국회와 대통령·청와대 등 관계에 비춰보면 앞으로도 두고두고 부적절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결국 (진상 조사에 있어) 성역이 생기게 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반면 청문회를 통한 소득을 꼽자면. 
"예전에 청문회라는 것은 여야가 서로 나뉘어 싸우며 공격-방어하는 차원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했다. 또 하나, 이번에는 '국민 참여형' 직접 민주주의 형태로 이뤄졌다. 국민들이 우병우 수배를 걸기도 하고, 의원들이 잘 모르면 제보도 하고 하면서 서로 반응했다. 이런 걸 보면 청문회가 국민 참여형으로 이뤄진 건 대의 민주주의 측면에서 큰 성과였다고 본다."

"청와대 현장조사 못한 점 가장 아쉬워... 배포·소신 있던 여명숙 기억에 남아" 

- 불출석한 증인들이 많아 '맹탕 청문회'라는 오명이 나오기도 했다.
"맞다. 일례로 동행명령이라는 건, 오라고 할 수는 있어도 강제로 데려올 권한은 없는 거다. '맹탕 청문회'의 큰 원인 중 하나는 현행법상 의원들이 자료를 반드시 받게끔 법으로 규정돼 있지 않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검찰 수사, 진행 중인 특검 자료마저 그렇다. 청문회가 내실 있으려면 이 부분에서 제도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들도 청문회를 지켜보며 이 점에 대한 공감대가 생겼다. 곧 입법을 통해 개선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 김기춘·장시호·우병우·고영태... 청문회를 통해 본 증인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이 사건이 여기까지 온 데에는 고영태·노승일 두 사람의 폭로·제보의 힘이 컸다. 이들은 사건이 커지고 나서도 마음을 바꾸지 않고 끝까지 왔다. 일종의 내부고발자인 셈인데, 이와 관련한 (증인) 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으로 기억에 남는 건 여명숙 증인이다. 여 증인은, 제가 보기엔 나중에 국회의원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박학다식하고 말을 잘 했고, 배포와 소신도 있었다. 나쁜 쪽으로는 최경희·김경숙 증인이 떠오른다. 앞으로 조사하면 더 나오겠지만, 이 두 교수는 대국민을 상대로 거짓말 한 거나 마찬가지다. 개인을 넘어서 이화여대 이름을 걸고 나온 사람들인데 학교 명예에 큰 해를 끼쳤다고 생각한다."

(※기자 주- 국정조사 특위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이화여대 부정입학 등의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 앞서 출석한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김경숙 전 체육대학장·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9일 의결했다)

- 끝까지 청문회 지켜본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들이 여러 모로 많은 성원을 특위에 계속 보내주셨음에도, 저희가 진상을 속 시원히 밝히는 데는 부족했던 점이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보내주신 성원은 잊지 않겠다. 현재 특위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각기 (소속) 당에 제도적 보완책 마련을 준비 중이다. (개선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향후에도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태그:#이용주, #조윤선, #이용주 끝장추궁, #조윤선 위증 의혹, #이용주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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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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