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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대전지부가 공개한 대전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기본계획(2016년 5월)'. 길헌분교 통폐합 예정이 2018년으로 되어 있다.
 전교조대전지부가 공개한 대전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기본계획(2016년 5월)'. 길헌분교 통폐합 예정이 2018년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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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기성초등학교 길헌분교 통폐합이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교육청이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과 계획을 슬그머니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대전지부가 입수해 22일 공개한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기본계획(2016년 5월)'에 따르면 길헌분교를 본교인 기성초등학교로 통합하는 계획은 2018년 이후로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대전교육청은 2017년 2월 28일자로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불과 6개월도 안 돼 교육청은 학교통폐합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학교통폐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학부모 의견 수렴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대전교육청이 2015년 12월 교육부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교육청은 학생 수 기준 60명(농촌) 이하를 통폐합대상으로 선정하고, '학부모 75%이상 동의할 경우 추진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다만 이 자료는 2015년 4월 기준이다.

그런데 전교조 대전지부가 공개한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기본계획(2016년 5월)'에는 '학부모 75%이상 동의'가 사라지고, '학부모 의견수렴 후 추진'으로 변경됐다. 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2016년 4월에 이 기준이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기본계획(2016년 5월)' 중 일부. 통폐합 기준으로 '학부모 75%이상 동의할 경우 추진한다'는 내용이 사라지고 '학부모 의견수렴 후 추진'으로 변경됐다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기본계획(2016년 5월)' 중 일부. 통폐합 기준으로 '학부모 75%이상 동의할 경우 추진한다'는 내용이 사라지고 '학부모 의견수렴 후 추진'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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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이 2015년 12월 교육부에 보고한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2015년 4월 기준). 학부모동의 75%이상 기준이 명시되어 있다.
 대전교육청이 2015년 12월 교육부에 보고한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2015년 4월 기준). 학부모동의 75%이상 기준이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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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육청은 이러한 기준이 변경된 것에 대해 그동안 '공지'하지 않았다. 학교 통폐합에 반대하던 학부모들은 지난 기준을 근거로 "학부모가 100% 반대하면 통폐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고, 이에 대해 교육청은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지난 10월과 12월 각각 진행한 학부모 설명회에서도 기준 변경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교육청은 이러한 사실을 철저하게 숨겼다"며 "전교조는 물론이고 길헌분교 통폐합 저지 대책위가 요청을 해도 '필요하면 정보공개청구를 하라'며 관련자료를 은폐하기에만 급급했다"며 "도대체 왜, 대전교육청은 거짓말을 해 가면서 길헌분교 통폐합을 추진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어 "특히, 학부모 동의 75% 기준을 없앤 것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제거한 것"이라며 "이러한 기준변경에 대한 아무런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자기들의 편의에 따라 기준을 바꾼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전교육청은 '교육여건, 학생 배치 추이, 학부모 의견, 지역특성 등을 고려한 단계적 통폐합을 추진하되, 학교 관계자들과의 충분한 합의를 전제로 추진한다'고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본방향을 설정해 놓았다"며 "하지만 교육청은 스스로 이 약속을 어겼다, 교육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사과하는 한편 행정과장, 담당 사무관 등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끝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시장경제의 원리로만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교사-학생-학부모-지역주민-시민단체 등 이해당사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며 "대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할 사안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길헌분교 통폐합 계획이 변경된 이유와 학부모 동의 기준이 변경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계획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다만 그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지난 7월에 업무를 맡아서 변경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알아보겠다"고 답변했다.


태그:#길헌분교, #대전교육청, #설동호, #전교조대전지부, #소규모학교통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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