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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익혀내 알이 튼실한 알굴은 새콤달콤한 초장소스에 먹으면 별미다.
 살짝 익혀내 알이 튼실한 알굴은 새콤달콤한 초장소스에 먹으면 별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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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로 세상이 얼어붙었다. 전국 확산을 우려한 AI는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A형 독감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촛불집회 마저 얼어붙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서민경제도 말이 아니다. 맥주와 달걀에 이어 라면값도 오른다는 소식이다. 국정 혼란과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이래저래 서민들의 삶만 갈수록 팍팍해진다. 

식당들도 된서리다. 썰렁하다 못해 매출 감소로 인해 가게 운영이 힘들어 아예 문을 닫을 판이다. 이들 업소들 역시 점심특선과 무제한 음식제공, 음식가격 할인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해 보지만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

찜기에 굴을 담아 가열... 간접적으로 익혀내

여수 굴구이는 찜기에 잘 손질한 굴을 담아 가열을 해 간접적으로 익혀낸다.
 여수 굴구이는 찜기에 잘 손질한 굴을 담아 가열을 해 간접적으로 익혀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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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한파에도 불구하고 유독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있다. 여수 화장동의 조개마을이다. 이집은 철따라 제철음식을 선보이는데 아마도 그게 주효한 것 같다. 가을철 대하구이에 이어 요즘은 굴구이가 제철이다.

여수 굴구이는 보령 천북의 직화구이와 달리 찜기에 잘 손질한 굴을 담아 가열을 해 간접적으로 익혀낸다. 그래서 굴을 구울 때 굴 껍질 파편이 튀기지 않아 안전하며 먹기에도 편하다. 이집은 굴구이를 주문하면 주방에서 먹기 좋게 익혀 내온다.

차진 조밥으로 먼저 속을 달랜다.
 차진 조밥으로 먼저 속을 달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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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은 자연 그대로의 바다 향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간간하고 배릿한 여수 바다의 풍미가 한껏 배어난다.
 생굴은 자연 그대로의 바다 향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간간하고 배릿한 여수 바다의 풍미가 한껏 배어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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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밥으로 속을 달랜 후 생굴에 한잔 술을 기울인다. 굴구이가 익어가는 동안 먹으라고 이렇듯 생굴이 먼저 선보인다. 생굴은 자연 그대로의 바다 향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간간하고 배릿한 여수 바다의 풍미가 한껏 배어난다.

왼손에 목장갑을 끼고 작은 굴 칼로 껍데기 굴에서 알굴을 꺼낸다. 살짝 익혀내 알이 튼실한 알굴은 새콤달콤한 초장소스와 잘 어울린다. 이때 한잔 술이 빠지면 서운할 터. 알굴 한 점에 소주 한잔이 더해지면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겨울 한파도 사르르 녹아든다.

한산한 곳과 달리 이곳은 사람들의 북적임이 있어서 좋다. 잔칫집 같은 분위기에 덩달아 기분이 상승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모처럼 기분 좋은 순간이다. 사람들은 이렇듯 더불어 살아야한다. 한잔 술도 함께 나누고, 어려움도 함께하고, 기쁨도 함께 나눠야 살맛나는 세상이 된다.

굴구이 한판에 3만원, 서너 명이 즐길 수 있어

살짝 열린 굴껍데기 속의 알굴을 발라먹는 재미는 말로 쉬 표현하기가 어렵다.
 살짝 열린 굴껍데기 속의 알굴을 발라먹는 재미는 말로 쉬 표현하기가 어렵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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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구이 한판을 즐겨보자. 여수의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굴구이는 지금이 제철이다.
 굴구이 한판을 즐겨보자. 여수의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굴구이는 지금이 제철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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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굴구이 한판을 즐겨보자. 여수의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굴구이는 지금이 제철이다. 겨울에 먹어야 더 맛있는 굴구이로 이 겨울 한파의 파고를 함께 넘어보자.

정신없이 굴구이 맛에 흠뻑 젖어든다. 살짝 열린 굴껍데기 속의 알굴을 발라먹는 재미는 말로 쉬 표현하기가 어렵다. 어느새 양동이에는 굴껍데기가 수북하다. 굴구이 만큼 푸짐하고 만족도 높은 어패류도 아마 드물 것이다.

굴구이 한판의 가격은 3만 원이다. 굴 한판이면 서너 명이 즐길 수 있는 분량이다. 굴구이의 마무리는 굴죽으로 하는 게 좋다. 잘게 썬 채소를 참기름에 볶아 쌀과 함께 은근하고 뭉근하게 끓여낸 굴죽의 맛은 여느 전문점 못지않다. 꼭 잊지 말고 맛보길, 굴죽 한 그릇에 2000원이다.

잘게 썬 채소를 참기름에 볶아 쌀과 함께 은근하고 뭉근하게 끓여낸 굴죽이 참 맛깔나다.
 잘게 썬 채소를 참기름에 볶아 쌀과 함께 은근하고 뭉근하게 끓여낸 굴죽이 참 맛깔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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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양동이에는 굴껍데기가 수북하다. 굴구이 만큼 푸짐하고 만족도 높은 어패류도 아마 드물 것이다.
 어느새 양동이에는 굴껍데기가 수북하다. 굴구이 만큼 푸짐하고 만족도 높은 어패류도 아마 드물 것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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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굴구이, #여수 조개마을, #여수바다, #알굴,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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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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