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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사찰 국정원 문건 공개 김성태 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제출한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이날 공개한 국가정보원 문건에는 양승태 대법원장과 최성준 전 춘천지법원장의 동향이 담겨있다. 국정원 문서는 복사할 경우 워터마크 글씨(차)가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기사보강 : 15일 오후 11시 5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예고편이었던 '정윤회 문건'에 사법부 사찰 문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문건의 출처가 국정원인 것으로 보여,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위원장은 15일 오후 7시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해당 문건을 공개했다. 이는 이날 오전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구두로 폭로한 뒤, 김 위원장에게 제출한 것이다.

조 전 사장이 폭로하고, 김 위원장이 공개한 문건 가운데에는 '차'라는 글자가 크고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이 글자는 국정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복사 방지 워터마크로 원본에서는 볼 수 없고, 문건을 복사할 경우에만 생긴다.

조 전 사장은 이 문건을 두고 "민정수석실과 김기춘 비서실장을 거쳐 청와대에 보고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전 국정원 문건에도 워터마크 선명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15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과거 나왔던 국정원 문건을 소개했다. 이날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폭로한 문건에도 위 문건과 같은 워터마크가 찍혀 있었다. ⓒ 이용주 의원실
이를 본 의원들은 해당 문건을 "국정원 문건"이라고 추측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과거 공개됐던 국정원의 청와대 보고 문건(2014년 하반기 국정운영 관련 제언)을 손에 들고 "조 전 사장이 공개한 문건도 국정원 문건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유품"이라며 워터마크가 없는 국정원 문건 원본과 '다'라는 워터마크가 찍힌 복사본을 비교했다.

또 이 의원은 국정원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보고한 문건도 소개했다. "서울 시민 관심이슈 관리 강화로 민심 회복 도모"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도 '가'라는 워터마크가 찍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문서 상단에는 모두 '대외비'라는 글자가 박혀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라는 직인과 함께 대외비로 제공된 문건"이라며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정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도 "국정원 문건은 복사하면 (문건 가운데) 글씨가 새겨져 나온다. 근데 오늘 (조 전 사장이) 제출한 (복사본) 문건은 가운데에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때문에 국민들이 이 문건을 국정원 문건이라고 제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역시 오후 6시 27분께 '국정원,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정황'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건을 작성한 곳이 국정원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조 전 사장은 문건 자체를 공개하지는 않으면서 "출처도 알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조 전 사장은 이 문건을 김성태 위원장에게 제출했고, 김 위원장은 "문건을 그대로 공개해도 되는지 국회 전문위원실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문건 원본 공개를 잠시 미루기도 했었다.

"추명호 전 국정원 8국장, 청문회 증인 출석해야"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청와대 비선의 대법원장 사찰 폭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양승태 대법원장 등을 사찰했다는 문건을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내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조 전 사장은 2014년 11월 28일 이른바 '정윤회 문건' 일부를 <세계일보>가 폭로한 이후, 사장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당시 <세계일보>는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입수해 폭로했다. 이 문서에는 문고리 3인방 등을 '십상시'로 표현한 내용을 비롯해, 비선실세 의혹을 거론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해임 후 조 전 사장은 "공개되지 않은 8건의 문건을 더 알고 있다"라고 말해왔고, 이날 청문회에서 사법부 사찰 문건을 두 개를 공개했다. 이날 조 전 사장이 폭로한 문건은 총 두 건으로, 각각 양승태 대법원장, 최성준 전 춘천지방법원장이 사찰 당한 정황이 담겨 있다(관련기사 : "청와대, 사법부 낱낱이 사찰... 이외수 만남 등 대통령에 보고").

양 대법원장 사찰 정황이 담긴 문건에는 "2014년 2월 7일 파기", 최 전 법원장 사찰 정황이 담긴 문건에는 "2014년 2월 10일 파기"라고 적혀 있다. 조 전 사장은 "2014년 1월 6일 (정윤회 문건과) 같이 (청와대에) 보고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건에는 "대법원이 양 대법원장의 일과 중 등산 사실이 외부에 유출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 전 법원장의 대법관 진출 과잉 의욕으로 법조계의 비난이 나오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최 전 법원장이 자주 만나는 사람으로 "소설가 이외수"의 이름도 나온다.

조 전 사장은 "사법부를 사찰한 명백한 증거로, 삼권분립과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중대한 사건이다"라고 비판했다.

대법원도 이날 "만약 법관을 일상적으로 사찰했다면, 헌법정신과 사법부 독립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실로 중대한 반헌법적 사태다. 대법원은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동시에 책임 있는 관련자들이 전후 경위를 명확히 해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박범계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라며 "국정원 8국장을 지낸 추명호를 반드시 추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요구했다. 

또한 박 의원은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추명호가 등장한다. (거기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로 보이는 '장(長)'이란 글자와 함께 '광주의 허수아비 그림', '박창신 신부 뒷조사' 등을 경찰과 국정원이 팀을 구성해 응징하라는 내용이 나온다"라며 "이후 6급 국장이었던 추명호는 국정원 내 최고 정보수집부서인 8국장 위치로 간다"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조 전 사장이 공개한 두 문건의 전문이다.

[문건 1] 大法院(대법원), 대법원장의 일과 중 등산 사실 외부 유출에 곤혹

〇 대법원은 최근 문화일보가 '등산 마니아인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 후 매주 금요일 오후 일과시간중 등산을 떠난다'는 비판 보도를 준비하자

- 梁(양) 대법원장이 직원들과 소통 차원에서 금요일 오후 등산을 즐기고 있지만 대개 일과 종료 후 출발하고 있다고 해명하면서
※ 지방으로 산행을 갈 경우 17:00경 출발한 적이 있어도 극히 드문 경우라고 강조

- 내일신문이 예전 유사보도를 추진하다가 기사거리가 아니라며 중단한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당혹감 역력

〇 이와 관련, 법조계 內(내)에서는 직원 대상 산행동반자를 차출하다 보니 불만이 제기되고 언론에도 제보된 것 같다면서 신중한 처신을 강조

[문건 2] 법조계, 춘천지법원장의 大法官(대법관) 진출 과잉 의욕 비난 여론

법조계에서는 최성준 춘천지법원장(2.13부 서울고법 부장판사 전보)에 대해

〇 2012.2 現職(현직) 부임 후 관용차 私的(사적) 사용 등 부적절한 처신에다 올해 1월 대법관후보 추천을 앞두고 언론 등에 대놓고 지원을 요청하는가 하

〇 탈락 후에도 주변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9월 대법관 인선 시 자신을 재차 배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어 눈총
※ 梁(양) 대법원장이 등산 마니아인 점에 착안, 강원지역 산행 일정도 도맡아 챙긴다는 設(설)

〇 또한 소설가 이외수 등 지역 내 유명 인사들과 친분을 구축해 놓고 법조계 인사와 면담 주선 등 환심 사기에 적극 이용 중이라며 비판

태그:#박근혜, #국정원, #정윤회, #문건, #사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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