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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는 17일 오전 부산지방검찰청 앞을 찾아 엘시티 관련 비리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는 17일 오전 부산지방검찰청 앞을 찾아 엘시티 관련 비리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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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는 알지만..."

엘시티 로비 의혹에 휩싸인 관련자들에게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에 대해 물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얼추 비슷하다. 이 회장은 지역에서 마당발로 소문이 자자했다. 이 회장을 알아온 한 기업 임원 출신 인사는 "이 회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이라며 "돈 씀씀이가 큰 것으로 유명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지역 내 유력 인사들에게 상당한 로비를 했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나돌았다. 사안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인물들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실명이 거론되고 있는 부산 지역 현역 국회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랫동안 부산에서 활동하며 알아온 사이지만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 정관계는 엘시티 비리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과 기관장, 법조계 인사들의 실명까지 심심치 않게 거론되면서 이번 수사가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시티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이 회장은 지난 10일 검거된 이후 아직 입을 열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에 따라 초대형 후폭풍이 몰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이 이 회장으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며 대검찰청이 서둘러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전직 간부가 이 회장이 운영하는 자회사에 사장을 지낸 것으로 확인된 국정원도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엘시티 위기에 직격탄 맞은 부산시

부산시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엘시티 사업에 대한 각종 인허가가 부산시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검찰은 부산시청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서병수 부산시장의 측근인 정기룡 부산시 경제특보가 엘시티의 핵심 관계사 사장을 지낸 것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은 커지고 있다.

정 특보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하루 뒤인 17일 오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설명회를 통해 해명을 자처했다. 이 자리에서 정 특보는 "엘시티에 근무할 당시 인허가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면서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특보가 엘시티 관계사 사장을 그만둔 뒤 서 시장 선거 캠프에 합류했고, 이후 부시장급에 해당하는 경제특보를 맡았던 점에 미뤄 각종 추측은 끊이지 않는 상황. 서 시장에게까지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정 특보는 사의를 밝혔다.

검찰 "현재까지 로비 사실 확인된 바 없다"

공무원들의 분위기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칫 엘시티가 권력의 핵심부는 건드리지 못한 채 하급 공무원들만 숙청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7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부산지검을 찾아 엘시티 수사가 꼬리 자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공무원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모든 공공기관들은 검찰수사에 이영복 게이트 관련 자료 제공 등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진상규명을 통해 직업공무원제의 마지막 자존감을 지켜주기를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이 회장의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 회장을 알아온 A씨는 "입이 무거워 검찰에 가서도 아마 쉽게 입을 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법조인도 "이 회장이 말을 하지 않는다면 검찰 수사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현재까지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에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 역시 로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각종 로비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수사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리스트와 로비 사실이 확인된 바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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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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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엘시티, #이영복, #부산시, #로비,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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