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1월 10일, 인천시 구월동 로데오거리에 20명의 고등학생이 뛰쳐나왔다. 한 손에는 피켓을 들고 또 다른 손에는 모금함을 들었다.

이들은 오는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인천청소년시국선언을 준비중이다. 플래카드 등 집회 준비에 돈이 필요했지만, 고등학생 신분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런데 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어른들의 시선이다.

11월 10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발언을 듣고 있다.
▲ "박근혜 하야", 촛불집회 나선 학생들 11월 10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발언을 듣고 있다.
ⓒ 차성민

관련사진보기


"너희들이 뭘 아냐."
"너희들은 정치적인 책임을 질 나이가 아니다."

시위에 나오는 학생을 향해 날리는 대표적인 말들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런 시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집회에서 발언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은 "어르신들은 우리들에게 '아직 어리다.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2개월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잘못된 것을 가릴 수 있는 눈은 그대로"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은 누가 뽑았나"라고 되물은 뒤 "어른들이 뽑은 대통령으로 우리 학생들도 책임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만큼 우리들도 정치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시국선언을 준비중인데, 돈이 부족하다. 지갑이 조금 넉넉하시면 도와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시민들은 학생들의 부탁에 응답했다. 시민들의 성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충분했다.

모금운동을 펼친 학생은 "원래는 5만 원이 목표였는데, 어림잡아도 20만 원은 넘어보인다"면서 "5만 원을 내신 분들도 있고 만 원짜리 지폐도 많다"며 뿌듯해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달콤한 점도 있고, 씁쓸한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달콤한 점은 우리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고, 씁쓸한 점은 대한민국의 온갓 비리를 알아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1인 미디어 '인사이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청소년 시국선언, #청소년, #민중총궐기 , #고등학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